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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념 깬 미국 출신 ‘레오 14세’…역대 교황은 이탈리아인 압도적

오랜 페루 사목…미국 색채 거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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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새 교황 레오 14세가 군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출신 레오 14세(69·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가 8일(현지시간) 가톨릭계 ‘통념’을 깨고 새 교황으로 즉위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연달아 아메리카 대륙 출신이기도 하다.

역대 교황 출신지는 유럽, 그중에서도 특히 이탈리아가 압도적이다. 출처별로 집계에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사도 베드로에서 레오 14세까지 267명의 교황 중 이탈리아 출신이 217명이다. 특히 클레멘스 7세가 즉위한 1523년부터 요한 바오로 1세가 즉위 33일 만에 선종한 1978년까지 455년간 이탈리아 출신이 교황을 도맡았다.

이탈리아를 포함해 프랑스 16명, 독일 6명,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까지 합하면 역대 유럽 출신 교황은 전체의 95%를 넘는다. 아프리카 출신 교황은 3명이다. 492~496년 젤라시오 1세가 마지막이다. 이 밖에도 중동의 시리아 출신 교황 등이 있었다.

그동안 가톨릭계에는 전 세계 신자를 이끌며 소외된 이를 돌보는 자리에 최강대국 출신을 앉히지 않는다는 통념이 있었다. 이에 따라 미국 출신을 교황으로 선출하지 않았다. 새 교황 레오 14세의 즉위가 주목받는 이유다.

사실 레오 14세는 미국 출신이기는 하지만, 중남미에서 오래 사목했고 페루에서 주교를 지냈다. 또 교황청에서 주교 임명을 총괄하는 주교부 장관으로, 교회 내에 강력한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오랫동안 미국 교황에 대한 금기가 있었지만, 미국이 이미 행사하는 지정학적 권력을 고려해 레오 14세는 콘클라베를 앞두고 ‘타협적인 후보’로 떠올랐다”며 “페루에서 보낸 상당한 시간 덕분에 그는 더 보편적인 후보로 여겨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즉위 후 첫 일성에서도 영어 대신 스페인어를 사용하며 ‘페루’를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과 함께 나는 그리스도인이고 여러분을 위한 주교”라며 “그래서 우리는 모두 함께 걸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탈리아어로 연설하던 중 스페인어로 “특히 페루에서 온 동포들에게 인사하고 싶다. 페루에서 일한 것은 크나큰 기쁨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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