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37> 안수사명 동종-누명 벗긴 과학의 힘

고려 범종의 원형유지 확인…유산 지정

  • 박미욱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실장
  •  |   입력 : 2025-03-05 19:02:30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박물관 소장품인 상주 안수사명 동종(尙州 安水寺銘 銅鐘)은 부산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12세기 고려시대 범종이다. 높이 51㎝ 실내 봉안용으로 추정되는 범종은 용뉴(龍紐)와 음통(音筒), 몸통인 종신(鐘身)의 운상보살좌상(雲上菩薩坐像)과 타종 지점을 표시한 연꽃 당좌(撞座)까지 전형적인 한국 범종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12세기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천판(天板)과 몸통을 연결하는 부분에 큼지막하게 두른 연잎 장식인 입상연판문대(立狀蓮板文帶)가 둘러져 있다. 또한 역동적인 용뉴와 각종 꽃문양으로 장식된 음통은 서로 연결되어 화려한 상부 장식을 구성하고 있다. 전형적인 한국 범종 및 고려 범종의 양식적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상주 안수사명 동종(위쪽)과 엑스선 디지털 방사선 현상 장비(X-ray CR)로 촬영한 종신부 복원부 사진. 부산박물관 제공·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 협조
결정적으로 동종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은 바로 종의 내력을 알 수 있는 몸통 두 곳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는 명문(銘文)의 존재다. 정사년(丁巳年) 7월 상주 안수사에서 철로 만든 종이 깨어져 쓸 수 없게 되어 놋쇠로 만들었다며 종을 만들게 된 내력과 시기, 사찰명까지 적어 놨다. 또 다른 명문엔 주지 명혜(名惠)의 이름은 물론 동종을 만든 장인 유선(有先)의 이름도 빼놓지 않았다. 명문엔 사용 자체가 드물었던 이두 문자도 확인된다. 외부 충격에 의한 작은 상처와 구멍, 몸통 보수 흔적에도 불구하고 양식적 특성이나 희귀성에 비춰보면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다.

안타깝게도 2011년 부산시 유형문화유산 지정엔 실패했다. 현재의 상태가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지 못하고, 특히 몸통의 약 4분의 1과 천판 및 상부 장식인 입상화문대의 대부분이 후대에 보수된 것으로 판단, 지정 여부가 보류됐다.

10여 년 뒤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2022년 국립문화재연구소(현 국립문화유산원) 보존과학연구실에 X-ray CR(엑스선 디지털 방사선 현상 장비) 촬영, XRF(엑스선 형광분석기) 분석 조사, 자외선 조사를 의뢰했다. 첨단 장비로 분석한 결과 몸통 일부를 제외하고는 후대에 손본 곳이 그다지 많지 않고, 특히 화려한 상부 장식은 원형 그대로 임이 확인됐다. 정확한 복원 부위와 재질도 알게 됐다.

결국 상주 안수사명 동종은 고려시대 범종의 양식적 특징과 명문 등으로 역사·학술적 가치가 인정되고, 과학적 분석을 통해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2023년 부산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과학적 분석이 없었다면 자칫 그 가치가 두고두고 묻힐 뻔했다. 아쉬운 점은 부산박물관에선 아직 그런 첨단 장비를 완전히 갖추지 못해 외부에 분석을 의뢰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3. 3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4. 4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5. 5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6. 6[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7. 7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8. 8“美·이란, 호르무즈 재개방 위한 단계적 합의 모색”
  9. 9시진핑 "美 동물원에 '우호의 사절' 판다 두 마리 보낼 것"
  10. 10장동혁 “한동훈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 중…복당 언급 부적절”
  1. 1[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2. 2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3. 3[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4. 4장동혁 “한동훈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 중…복당 언급 부적절”
  5. 5청와대 ‘검찰개혁 국민 속였다’ 유시민에 법적 대응 검토
  6. 6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 이미 한국 입국해
  7. 7[정가 인&아웃] 울산 남갑서 당권파 - 친한계 격돌하나
  8. 8“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9. 9[속보] 정부, 젤렌스키 ‘북한군 포로 한국행’ 발언 사실상 확인
  10. 10국힘 유용원 “北포로 송환, 정부 노고 감사…젤렌스키 통해 알려진 건 아쉬워”
  1. 1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2. 2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3. 3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4. 4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5. 5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6. 6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7. 7[한 손 뉴스] 국산 전투기로 영공 수호…KF-21 공군 1호기 배치
  8. 8바리스타 심사위원이 만든 스페셜티
  9. 9홍지선호 국토부 출범 “公기관 2차이전 속도”(종합)
  10. 10빚에 허덕이는 20·30세대…올해 '개인회생 신청' 3만명 육박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3. 3'부캉이' 북항 놀러 왔다가 덜컥 정착?…부산 명예홍보대사 도전
  4. 4대구도 ‘돔 유치’ 참전…부산 부지·재원 서둘러야 국비 선점
  5. 5장기체류 ‘부캉이’ 연휴 뒤 외해로 유도할 듯(종합)
  6. 6수해 상처 여전한 거제, 전국서 ‘한가위 온정’
  7. 7곳간 적자 사하구, 감천마을축제 예산은 더 늘려
  8. 8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9. 9밀양 분만 의료공백 현실화…산모들 부산·창원 원정
  10. 10가게 이름 ‘시진핑’이라서?…한밤중 괴한에 ‘페인트 테러’ 당한 중식당
  1. 13경기 1실점 철벽 마운드 韓, 조1위 슈퍼라운드행
  2. 2父 여홍철과 어깨 나란히…여서정, 8년 만에 도마 금메달
  3. 3여서정·안세영·우상혁…‘금빛낭보’ 기대
  4. 42전 전승 한국축구, 조 선두로 8강 진출
  5. 5송세라, 항저우 한 풀었다…AG 첫 ‘금빛찌르기’
  6. 6[속보]한국 카누, 아시안게임 남자 카약 4인승 500m 금메달
  7. 7부상 악재 이정후, 사실상 시즌 아웃
  8. 8육상 8년 만의 금빛 질주 기대…육상 29일까지 ‘골든데이’
  9. 9셔틀콕 女단체 4강행…배드민턴 女단체전 2연패 시동
  10. 10프로농구 시범경기 24일 점프볼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지볼트의 ‘일본’과 조선인들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붉은 요새, 그 절제 뒤 숨겨둔 보석같은 이슬람 건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정답 없는 가족의 기록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이소윤-sky above,river below,and birds between
김민정-도시의 숲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빨래 /심여혜
잡는 법 /김만옥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디세이’ 6주 연속 1위 질주, 역대 외화 관객 수 7위 올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3일 (음 8월 1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2일 (음 8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추석 때 사람들 만나 술 마시며 시 읊은 조선 중기 권벌
1740년 영조가 성균관 문묘서 석전 거행 때 남태회가 지은 시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