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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리와 시도] 웃긴데 맘 한구석 짠하네…이동휘 ‘메소드 연기’ 이끌어낸 감독

주목받는 한국영화 기대주 ① ‘메소드 연기’ 이기혁 감독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4-10-17 19:21:49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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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극장 관객 감소와 OTT 플랫폼의 부상’으로 얼어붙은 영화계를 창작자들이 새로운 시도로 깨우고 있다. 국제신문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지난 10월 2~11일) 기간 침체된 한국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네 작품과 감독을 차례로 조명한다.

▷‘메소드연기’ 이기혁 감독 ▷‘키케가 홈런을 칠 거야’ 박송열 감독·원향라 배우 ▷‘파동’ 이한주 ▷‘뭐 그런거지’ 이하람 감독을 차례로 만났다.
영화 ‘메소드연기’의 이기혁(왼쪽) 감독. ‘메소드연기’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됐다. ㈜런업컴퍼니
- ‘배우 이동휘’로 분한 이동휘
- 연기변신 분투 그린 영화로
- BIFF서 ‘두각’ 배우 겸 감독
- “일상적이고 솔직한 얘기로
- 공감 얻는 영화 만들고 싶어”

코믹 연기로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지만 이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코미디’를 그만 삭제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 그는 연기 변신을 노리지만 현실은 그에게 코미디‘만’ 요구한다. 어느 날 스타 배우가 출연하는 정통 사극의 임금 역할을 제안받게 되고, 이 배우는 연기 변신을 위한 총력전을 펼친다. 하지만 사극은 심상찮은 전개로 흘러가고, 촬영 현장과 그의 삶은 혼돈을 맞는다.

제29회 BIFF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된 ‘메소드연기’가 부산에서 첫 상영을 앞두고 있던 지난 3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인근에서 이기혁 감독을 만났다. 이 감독이 만든 ‘메소드연기’는 영화제 기간 3차례 상영이 모두 매진된 화제작 중 하나다.

‘메소드연기’ 스틸컷. BIFF 제공
‘메소드연기’는 2020년 이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단편영화를 장편으로 확장한 것이다. 단편에 이어 장편에서도 배우 이동휘가 주연으로 활약한다.

촬영 현장의 이야기에 집중했던 단편은 장편으로 서사를 확장하며 가족의 애환까지 절묘하게 녹였다. 단편에서는 거식증 환자 역을 맡은 배우가 금식투쟁을 이어가며 겪는 갈등을 그렸다면, 장편에서는 ‘코미디 연기’를 거부하는 배우의 깊은 고민이 드러난다. 이동휘는 극중에서도 ‘배우 이동휘’ 역으로 출연한다. 이 감독은 “이동휘 씨는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 극 중에서도 본명으로 연기해 배우 스스로에게도 책임감과 동력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를 통해, 누구나 가진 인간의 양면적인 모습을 투영하고 싶다고 했다. 대중이 원하는 코믹 이미지를 거부하는 배우의 애환처럼.

“삶에는 온스테이지와 백스테이지가 있어요. 때로 타인의 시선에 지배당하며 살고,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으로 살기도 하지만, 진짜 내 모습은 따로 있잖아요. 극중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자기 본모습 또는 다른 모습을 마주하고 공감하면 좋겠습니다.”

그는 앞서 배우로도 활동하며 단편영화 ‘출국심사’(2019)와 ‘장미’(2021)도 연출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로 공감과 재미를 얻고 싶은 마음에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살면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시나리오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출은 연기와 달리 촬영 미술 음악 편집 로케이션 등 다양한 기획과 조율이 필요했는데 힘들지만 재미있고 보람 있어 꾸준한 동력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영화 후반부, 마침내 폭발하는 이동휘의 ‘메소드연기’는 스크린을 압도한다. 이 장면은 롱테이크로 촬영돼 배우는 물론 제작진 모두 심혈을 기울인 장면이다. 이 감독은 “컷이 쪼개지면 감정도 잘린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롱테이크로 기획했다”며 “극중 이동휘가 엄마를 향한 감정과 연기에 대한 갈증·애증이 맞닿는 점이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나왔다”고 웃었다.

홍은미 영화평론가(부산영화평론가협회장)는 ‘메소드연기’를 놓고 “작정하고 웃기는데, 덤덤하기도 해서 더 웃기고 슬픈 영화”라고 표현했다. 영화 ‘정순’의 주역 김금순, 영화·드라마에서 인상적 연기를 선보인 윤경호와 윤병희, 아이돌그룹 SF9의 찬희 등이 웃기고 슬프지만 찬란한 ‘환장 서사’를 완성한다. 배우 박지환도 깜짝 출연해 극 초반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낸다.

극 중 이동휘는 엄마와 형의 응원을 받으면서도 표현에는 서툴다. 이 감독의 시선이 투영된 결과다. 그는 “(내가) 막내아들인데, 가족에게 표현을 잘 못해 내적으로 저장된 마음만 많다”며 “막내아들로 바라본 시선과 감정을 이동휘라는 캐릭터에 솔직하게 투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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