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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94> 소음발광 세 번째 정규앨범 ‘불과 빛’

우울한 마음에 극약처방 록앤롤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4-10-14 18:43:03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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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소음발광(보컬·기타 강동수, 기타 박성규, 베이스 김성빈, 드럼 마재현)의 세 번째 정규앨범 ‘불과 빛’이 발표됐다. 앨범 발매 전인 지난달 25일 경성대 앞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에서 ‘불과 빛’ 선공개 음감회에서 전곡을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 ‘얼마 전 내한한 칸예 웨스트의 리스닝파티 같은 형식일까?’ 내심 기대했지만, 말 그대로 신보를 미리 들어보는 자리였다.

2019년 3월 첫 EP ‘풋’을 발표할 무렵만 해도 소음발광은 ‘귀엽고 시끄러운 펑크악동’이란 수식이 잘 어울리는 풋풋한 매력의 밴드였다. 이후로 나날이 과격하고 격렬해지더니 두 번째 정규앨범 ‘기쁨, 꽃’으로 2022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 최우수 록 노래 2관왕을 수상했다. 과연 이보다 더 과격하고 격렬해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소음발광은 그걸 또 해내 버렸다.

더 육중하고 어둡고 처절하다 못해 처연함이 느껴지는 사운드다. 보컬 강동수는 ‘불과 빛’에서 노래의 비중을 줄이고 대신 읊조리거나 소리치고 울부짖고 절규한다. 한때 귀곡메탈로 불리던 레이니 선의 주술적인 매력까지 느껴진다. ‘우 베이비 난 너의 핑크티가 좋아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좋아’ ‘핑크티- 소음발광 중’ 같은 노래를 수줍게 부르던 해맑은 청년에게 과연 어떤 세파가 몰아쳤던 걸까? 소음발광의 변천사를 지켜보면 풋풋한 청춘영화로 시작해 피 튀기는 누와르로 장르가 변하는 것 같다. 다음 앨범은 어떤 색깔로 변화할지 궁금해진다.

확신할 수 있는 건 ‘불과 빛’ 앨범은 아주 오래오래 듣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우울한 마음이 역병처럼 들끓는 순간, 알코올 니코틴보다 건강한 극약처방이 될 것 같은 절규로 가득 찬 앨범이다. 강동수는 존재 자체로 찬란한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담아 타이틀을 정했다고 한다. 오는 19일 부산 오방가르드, 26일 서울 을지로 acs에서는 첫 정규앨범 ‘No Comment!!!’를 발매(17일)하는 부산 밴드 칩앤 스위트와 함께 ‘천박하고 시끄러운 - 소음발광/칩앤스위트 정규 발매 공연’이 계획돼 있다. 조금이라도 마음 한구석에 우울의 조짐이 보인다면 강력한 예방주사를 접종한다는 마음으로 소음발광의 라이브를 직관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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