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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해녀들…누군가는 기록해야한다는 생각서 시작”

다큐 ‘마지막 해녀들’만든 수 킴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10-09 18:57:11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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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와이드 앵글 섹션 초청작
- 해양생태계 위기까지 다뤄 주목

여덟 살의 한국계 미국인 소녀는 엄마와 함께 제주도를 여행하며 만난 해녀와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이 소녀는 성인이 돼서 꿈에 그리던 해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연출했고, 이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바로 올해 BIFF의 와이드 앵글 섹션에 초청된 다큐멘터리 ‘마지막 해녀들’을 연출한 수 킴(한국이름 김수경)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섹션에 초청된 다큐멘터리 ‘마지막 해녀들’ 연출의 수 킴 감독. 애플TV플러스 제공
지난 3일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 시사실에서 만난 김 감독은 “BIFF는 제 꿈이 이루어진 현장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오랫동안 이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3년 전에 이 영화를 연출하면서 BIFF에서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이 자리에 올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마지막 해녀들’은 해녀들의 전통을 지키기 위한 노년 세대와 젊은 세대 해녀들의 특별한 연대를 조명하며, 해녀들의 삶에 대해 탐구하는 다큐멘터리다. 김 감독은 “여덟 살 때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해녀를 처음 알게 됐다. 해녀들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두려움도 없고, 확신에 가득 찬 모습 속에서 뭔가 다른 한국의 여성성을 만난 것 같았고, 그것에 매료됐다”며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10년 전에 성인이 돼서 다시 제주도를 찾았을 때 물질을 마치고 나오는 84세 해녀를 만났다. 당시 그분께 ‘젊은 해녀들이 안 보이는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그분께서 ‘아마도 우리가 마지막 세대인 것 같다’고 하시더라. 이 말을 듣는 순간 누군가는 해녀를 기록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마지막 해녀들’의 시발점을 떠올렸다.

물론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서는 투자와 제작사가 필요했다. 많은 스튜디오의 문을 두드렸지만 한국의 특수한 직업인 해녀 이야기로 ‘OK 사인’을 받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김 감독은 “우연히 제 이전 작품을 본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말랄라 유사프자이와 인연이 닿았고, 자신이 설립한 프로덕션과 취지가 통해 첫 작품으로 ‘마지막 해녀들’을 함께 하게 됐다”는 일화를 전했다. 이후 미국의 유명 독립 영화사인 A24와 애플tv플러스도 참여했다.

해녀들의 일상과 물 밖의 삶을 보여주며 시작하는 ‘마지막 해녀들’은 중반 이후 환경오염으로 바다 생태계가 파괴돼 해산물 채집이 이전보다 못한 현재 상황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해녀들이 느끼는 위기감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영화를 시작할 때는 해녀 문화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자신의 일을 굉장히 좋아하고 즐기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면서 해녀들이 환경 위기가 해양생물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하시더라. 그래서 해녀가 목도하는 해양의 변화를 영화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침 촬영 기간 중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기 시작했고, 해녀들이 연대해 반대하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촬영하게 됐다.

해녀는 2016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문화적 가치와 보전 필요성을 인정받았지만 적절한 처우 개선이나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감독은 “언젠가는 해녀 공동체가 활기찼던 1960·70년대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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