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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등 출연…영화 ‘진주의 진주’서 연기의 맛 느껴”

배우 이지현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8-07 19:51:40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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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학과 졸업 후 다시 연기 공부
- ‘슬의생’ ‘펜트하우스’ 등 출연도
- “더 많은 작품으로 대중 만나고파”

“지난 10년이 그냥 지난 건 아닐 텐데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2014년 배우 꿈을 안고 부산에서 혈혈단신 상경해 10년 만에 영화 ‘진주의 진주’(감독 김록경·개봉 7월 24일)로 장편영화 첫 주연을 맡은 배우 이지현의 말이다. ‘첫 주연’이라는 말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그녀의 얼굴은 더 많은 말을 하고 있었다.

부산 출신으로 간호학과를 졸업 후 연기를 시작해 10년 만에 영화 ‘진주의 진주’로 장편영화 첫 주연을 맡은 이지현. 씨네소파 제공
배우 이전에 가졌던 이력이 특별하다. 부산가톨릭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한 뒤 병원에 취직했으나, 연기를 하기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지만 기회를 갖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대학병원 출근을 기다리는 몇 개월 기간이 생겨 연기학원에 다녔다.” 그때 연기 맛을 느낀 이지현은 큰 결심을 했다. 다시 공부해 서울에 있는 대학 연기과에 지원했고, 14학번으로 입학했다.

서울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대학은 한 학기를 다니다 그만두고 연기 개인 레슨을 받으며 오디션을 다녔지만 길이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2015년 단편영화부터 시작했으나 몇 년은 일이 없어 호프집,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일이 조금씩 풀린 건 2020년 들어서다. 드라마 ‘불새 2020’, ‘슬기로운 의사생활’, ‘펜트하우스’와 독립영화 ‘잔칫날’ 등에 얼굴을 내비쳤다.

최근 ‘파묘’에서 이도현이 입원한 병원의 간호사 역을 맡았다. “일이 들어오기까지 힘이 들고, 연기를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촬영을 마치면 그제야 연기가 재미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이지현이 연기 맛을 제대로 느낀 작품은 ‘진주의 진주’다. ‘잔칫날’로 인연을 맺은 김록경 감독의 ‘진주의 진주’에서 이지현은 경남 진주 삼각지 다방에서 촬영하려는 영화감독 진주를 맡았다. 지역 예술가의 아지트였던 삼각지 다방이 철거 위기에 처하며 진주도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우여곡절을 겪는다.

경남 사천 출신 김록경 감독은 실존하는 장소인 삼각지 다방을 배경으로 도시개발과 현대화에 희생되는 오래된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너무 감사했다. 김 감독님도 걱정이 많으셨을 것이다. 긴 호흡 연기는 처음이어서 저도 부담스러웠는데 감독님은 얼마나 걱정됐겠는가.”

걱정은 그냥 걱정일 뿐이었다. 이지현은 첫 주연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로 빛을 발했고, ‘진주의 진주’는 2022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아시아판타스틱영화제작네트워크 SBA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를 하기 전까지는 사라지는 것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 영화를 통해 그런 사라지는 곳이 있다는 것, 그리고 지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애쓰고 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한편 ‘진주의 진주’는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GV 행사를 가졌다. “부모님, 중고등학교, 간호학과 친구들 등이 그날 와서 응원해 줬다. 다른 때보다 더 긴장되고, 설렌다.” 첫 주연의 기쁨을 뒤로하고 이지현은 마음을 다잡는다. 오는 9월 독립영화 ‘다다의 시간’(가제) 촬영에 들어간다. 드라마 오디션도 여전히 열심히 다닌다. “배역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더 많은 작품으로 대중과 만나고 싶다.” 힘들어도 차근차근 배우의 길을 걷는 이지현의 바람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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