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30> ‘돌아와요 부산항에’ 음반과 음반커버

‘돌아와요 충무항에’ 리메이크한 곡, 70년대 항구도시 부산의 애환 담아

  • 김종호 국립해양박물관 교육문화팀 연구원
  •  |   입력 : 2024-08-07 19:28:25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시대는 명곡을 만들고, 명곡은 시대를 담는다. 국립해양박물관이 소장한 가왕 조용필의 명곡 ‘돌아와요 부산항에’ 음반은 1970년대 항구도시 부산의 애환을 그대로 담아냈고, 시대의 명곡이 되었다.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조용필 독집앨범 LP.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원래 무대는 부산이 아닌 통영이었다. 1970년 통영 출신 가수 김해일이 ‘돌아와요 충무항에’를 발표했는데, 조용필이 1972년과 1976년 이 노래를 리메이크하면서 지금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되었다.

원곡이라 할 수 있는 ‘돌아와요 충무항에’에서는 ‘무정한 부산배는 님 실어가’라는 가사로 통영을 떠나 부산으로 가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이때 통영의 화자는 떠난 님이 돌아올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희망이 없기에 돌아오라는 외침은 그저 부질없는 하소연일 뿐이었다. 구슬픈 노래였고, 흥행에도 실패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도 마냥 행복한 노래는 아니다. 부산의 화자도 형제를 떠나보냈다. 가사 속 암시처럼 연락선을 타고 일본에 건너갔을 수도 있고, 월남 파병, 중동 건설, 원양선 승선 등 다른 이유로 떠났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형제는 부산항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흥행은 1975년부터 시작된 재일교포의 모국 방문 사업과 맞물려있었다. 노래의 마지막 가사 ‘돌아왔다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는 이런 시대상을 반영한 내용이었다. 가사도, 곡조도, 그리고 노래에 담긴 의미마저도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원곡보다 더 밝았고 희망적이었다. 당시 표현에 따르면 벚꽃처럼 북상한 인기가 전국을 뒤덮었고, 음반은 최초의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1970년대는 부산의 시대였다. 우연히 부산은 국제무역항으로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었고, 필연적으로 대한민국 수출주도 경제의 핵심이 되었다. 발전하는 부산으로 이촌향도가 이루어졌고, 발전하는 고국을 향한 귀국이 가능해졌다.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믿음은 하나의 시대정신이었다. 1979년 10월에 부산은 인구 300만을 돌파하면서 그 시대의 대미를 장식했다. 그래서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부산으로 돌아와달라는 간절한 부탁이 아니었다.

시대가 바뀌었고 명곡의 의미도 바뀌었다. 사직야구장에서 고향에 대한 자부심을 담아 부르던 노래를, 서울의 잠실야구장에서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담아 부른다.

부산의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을 하기 어려워지면서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점점 간절한 부탁이 되어가고 있다.

국립해양박물관에선 오륙도를 지나가는 선박들과 부산항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2033년이면 부산 인구는 300만 명이 붕괴된다고 한다. 인구만 본다면 1979년으로 돌아간다.

그 날의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열창할까?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2. 2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3. 3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4. 4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5. 5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6. 6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7. 7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8. 8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9. 9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10. 10“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7. 7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8. 8“北 김주애 후계 내정자 입지 강화…키 160cm·몸무게 50kg 이상”
  9. 9‘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10. 10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부전~마산 복선 전철 터널 붕괴 원인 조사 기간 7주간 연장
  7. 7공정위, 5개 항공사의 부산~괌 노선 공급 좌석 축소 요구 거부
  8. 8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9. 9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10. 10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1. 1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2. 2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3. 3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4. 4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7. 7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3. 3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4. 4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5. 5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6. 6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7. 7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8. 8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9. 9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10. 10‘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미리보는 제31회 BIFF
연상호 ‘실낙원’ 홍상수 ‘눈 둘 데가 없네’ 등 한자리에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