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27> 갓과 함께 하는 장식품 대모 풍잠(風簪)

머리에 올린 갓 고정시키는 도구, 거북 등딱지·소뼈 등으로 만들어

  • 전은정 국립해양박물관 유물관리팀 학예사
  •  |   입력 : 2024-06-26 19:25:57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타원·반달모양 망건에 달아
- 신분따라 사용한 재료 다양

“이거 이름이 뭔지 알아? 조선의 남자들이 다 쓰고 다니길래 나도 하나 샀어.”

“갓.”

“오, 마이 갓. 조선인들은 언제나 God과 함께 하는 건가?”

2018년 방영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미국인 카일 무어가 신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God’과 우리 전통 쓰개 ‘갓’의 발음이 같은 것을 소재로 했던 언어유희다. 이처럼 조선의 점잖은 남자는 외출 때 항상 갓이라 불린 흑립(黑笠)을 착용했다.
조선 선비의 외출 친구였던 갓도 시간 흐름에 따라 분명한 유행이 있었다. 그렇기에 사극을 보면서 고증에 관해 아는 척하기 가장 좋은 복식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갓이 아닐까 싶다. 조선 초기 갓은 모자의 꼭대기가 둥근 형태였으나 점차 평편해지면서 지금 우리가 아는 전형적인 갓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갓은 거대해져 몸체는 높게 솟고 챙은 어깨를 덮을 정도로 커졌는데, 이는 양반층의 신분 과시와 당시의 미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생각된다.

이처럼 18세기에는 조선에서 남성 갓의 거대화와 더불어 여성의 가체 또한 금지령이 내려질 정도로 어마어마해졌다. 비슷한 시기 저 멀리 유럽의 프랑스에서도 여성 헤어스타일이 거대화된 점은 우연의 일치겠지만 흥미를 일으킨다.

갓과 함께 쓰이는 부속물로는 망건(網巾) 풍잠(風簪) 관자(貫子) 동곳 상투관 등이 있다. 그중 바람 풍(風)과 비녀 잠(簪)이라는 한자를 사용하는 풍잠은 망건에 다는 타원 또는 반달 모양 장식품으로, 갓을 이마 위에 고정시켜 갓이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갓은 현재 우리가 쓰고 다니는 모자와 달리 눌러쓴다기보다는 머리에 얹히는 느낌으로 착용하기에 바람에 넘어가기 쉽다. 상투를 틀고, 머리가 흘러내리지 않게 망건을 두르고 망건 윗부분인 ‘당’ 중앙에 풍잠을 다는데, 이렇게 하면 풍잠이 이마 중심에 위치해 바람이 불어도 갓이 뒤로 넘어가지 않게 된다. 흥부가에서 놀부는 제비집을 처마에 붙이는 것을 보고 “망건 당에 풍잠 달 듯 한다”고 비유했다. 풍잠 형태는 망건의 당 중앙에 다는 형, 풍잠 끝에 빗을 달아 머리에 꽂는 형, 상투관에 풍잠이 연결된 일체형 등이 있다.

풍잠은 신분에 따라 정해진 재료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류층은 주로 대모 호박 마노 등을 썼고, 서민은 소뿔 뼈 나무로 만든 것을 사용했다. 국립해양박물관 상설전시실 3층에서 만날 수 있는 풍잠은 휘어진 반달 모양의 대모 풍잠이다. 풍잠 아래 구멍에 실을 꿰어 망건의 당에 다는 형태다. 대모는 바다거북의 일종으로 대모의 등딱지는 나전(螺鈿) 산호(珊瑚) 진주(眞珠) 어피(魚皮) 등과 함께 해양 공예의 주요한 소재이다.

점점 더워지는 여름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잠시 시간 여행을 하듯 조선 선비의 멋을 느끼며 해양 공예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3. 3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4. 4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5. 5“끝내 알 수 없었던 어머니 마음…그 알 수 없음이 인간이죠”
  6. 6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7. 7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8. 8“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9. 9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10. 10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1. 1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2. 2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3. 3李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통계 제대로 알려야”
  4. 4정계 “지역언론 독립·공공성 훼손없게 계속 관심을”
  5. 5국힘 신임 부산행복연구원장에 오경은 전 구의원
  6. 6시의회 상임위 제한 폐지 논란일자 결국 심사 보류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10. 10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1. 1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2. 2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3. 3“부산 해양수도·북극항로 육성, 선원 역할 중요”
  4. 4[증시와이드] 불확실성 커진 증시…우량주 중심 냉정한 대응을
  5. 5한진칼 주식 더 사는 조원태…호반과 지분경쟁 2R
  6. 62050년 중간저장시설·2060년 영구시설…정부, 방폐물 관리 3차 계획안 여론 수렴
  7. 7‘반도체 소부장’ 원익 공채에 1만2000명 몰려
  8. 8석유류·공업제품값 ‘고공 행진’ 지속…부산 10월 물가상승 4개월만에 최고(종합)
  9. 9한양증권도 털렸다…고객·임직원 정보 일부 유출
  10. 10주가지수- 2026년 11월 3일
  1. 1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2. 2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3. 3“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4. 4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5. 5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6. 6141개 시민단체도 노동계도 ‘국제신문 회생’ 인가 촉구
  7. 7에코델타에 유치원·초·고교 추가 신설
  8. 8역삼동 연쇄방화 77세 이명수(종합)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4일
  10. 10면세유 23억 원어치 빼돌린 유통업자 집유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3. 3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4. 4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5. 5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6. 6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7. 7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8. 8[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9. 9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10. 10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장 마리 해슬리-Gymnopedies(짐노페디)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4일 (음 9월 2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3일 (음 9월 2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깊어가는 가을에 밤하늘 별을 읊은 이덕무의 시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