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대학생 모여 2017년 창단
- 실험과 도전을 최상의 모토로
- 척박한 지역 극단 자생력 고민
- 인기작품 ‘룸메이트 3부작’ 등
- 연작극 잇따라 기획 화제몰이
‘오묘한 색깔’을 정체성이라 표현하는 부산지역 극단이 있다. 작품은 일명 ‘3부작 시리즈’로 기획하고, 단원들은 작가로 배우로 연출가로 변신하며 역량을 키운다. 이들의 작품은 지역과 무대의 한계에 도전하는 정신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도전과 실험을 이어나가는 불안한 포지션을 유지하고 싶어요. 그게 극단을 움직이는 힘이 될 때가 많습니다.” 불안을 확신으로 바꾸는 사람들. 극단 ‘아이컨택’ 양승민 대표를 만나 단체의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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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5회 광대연극제에 초청된 극단 아이컨택의 ‘만드라고라’ 공연 장면. 아이컨택은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장르와 지역에 한계를 두지 않는 도전과 실험은 불안하지만 아이컨택을 움직이는 힘”이라고 강조한다. 아이컨택 제공 |
아이컨택은 2017년 서너 명의 지역 대학생이 모여 출발했다. 청년 예술가들이 생계 등의 문제로 기회가 더 많은 서울로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해 처음부터 활동 범위를 ‘부산’에만 한정하지 않았다. 양 대표는 “부산에서 예술 전공한 사람들이 머물면 좋겠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긴 쉽지 않다. 좋은 공연이 부산에서도 계속 만들어질 수 있게, 지역에서 예술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연기를 전공한 양 대표는 영화·게임 업계에서 활동하다가 2019년 아이컨택에 입단했다. 문화 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 공연예술 시장을 보니 한계가 바로 보였다고. 특히 프로듀서 기획 과정이 거의 없다시피한 현실에 주목했다. 공연 콘셉트를 잡고 기획하는 기획자와, 유통·투자 확산 등을 책임지는 프로듀서는 그 역할이 엄연히 다르다. 아이컨택은 2022년부터 창작과 제작의 전문성을 분리했다.
그리고 ‘자생력’을 고민했다. 아이컨택의 답은 “좋은 공연을 기다리기보다 좋은 공연을 만들자”였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5개 트랙(5 Track-5 Trinity)으로 계획된 3부작 시리즈다. 2019년 시작해 2025년까지 총 15개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이 프로젝트는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아이컨택이 자체 창작한 공연예술로 단체의 정체성과 성장을 확연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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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컨택 양승민 대표 |
첫선을 보인 ‘저항정신 3부작’ 중 1부 ‘필라멘트’로 아이컨택은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네트워킹 페스티벌 대상과 제39회 부산연극제 대상·연출상·최우수연기상을 받으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어 2022년엔 연극·피지컬드라마·뮤지컬로 하나의 세계관을 연결한 작품 ‘악당의 색 3부작’을 시작했다. 시스템에 저항하는 자아를 다룬 연극 악당의 색:퍼플(Purple)이 지난해 공개됐고, 폐쇄적 수직 구도와 성 고정관념 등을 다룬 블루(피지컬 드라마)·레드(뮤지컬) 시리즈가 하반기 순차적으로 찾아온다.
요즘은 어댑터시어터에서 지역 청년들의 ‘웃픈’ 현실을 그린 ‘룸메이트 3부작’을 선보이고 있다. 2020년 초연한 하이퍼리얼리즘 청춘코미디 시리즈 3부작으로, 지난해 부산연극제에서 베스트앙상블상·연출상·연기상을 받은 ‘룸메이트:페널티킥’의 스핀오프 시리즈로, 남자버전은 지난 3,4월 관객을 만났으며 여자버전은 오는 26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남녀 버전인 세 번째 시리즈는 연말 공개될 예정이다.
고전작 재연을 다룬 클래식 3부작과 힙합과 탈춤, 국악과 EDM 등이 혼합된 3부작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양 대표는 “3부작 시리즈는 제작자와 배우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극단은 창작과 제작을 실현하게 되고, 지역 관객들도 지속성 있는 단체로 극단을 인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