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92> 마상재도권(馬上才圖卷)

달리는 말 위서 펼친 ‘원조 K-무예’ 뽐낸 그림책

  • 김민주 부산박물관 교육홍보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4-03-04 19:17:08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우리나라는 쿠바와 깜짝 수교를 맺었다. 여러 분야에서 기대 목소리가 나왔지만 가장 뜨거운 반응은 의외의 곳에서 왔다. 쿠바의 한국문화 커뮤니티 ‘아르코르’이다. 회원 수 1만 명이 넘는 이 커뮤니티는 K-팝, K-드라마, 한국어 등 한국문화에 큰 관심을 갖고 쿠바의 한류 열풍을 주도한다. 문화는 때로 정치 이념과 역사 갈등을 넘어 서로를 하나로 묶어준다. 조선 시대에도 갈등을 넘어선 화해의 문화 교류가 있었다.
달리는 말 위에서 사람이 행하는 갖가지 재주인 마상재를 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인 마상재도권 일부. 부산박물관 제공
“이 말 등에서 저 말 등으로, 저 말 등에서 이 말 등으로 좌우로 뛰어다니기도 하며 두 말 등에 두 다리를 벌려 다니고 서서 하늘을 우러러 웃기도 하다가 갑자기 말 등에 가로눕는 등 별의별 재주를 다 부리니, 구경꾼으로 담이 쳐져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신유한(申維翰) ‘해유록(海遊錄)’ 1719년 6월 30일 신미

위의 글은 조선 후기 통신사의 제술관으로 일본에 간 신유한이 쓴 ‘해유록’ 일부로 조선의 재주꾼이 마상재를 공연하는 모습을 묘사했다. 신유한은 화려한 마상재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인파에 길이 막혀 지나갈 수도 없었다고 기록했다. 조선의 마상재가 무엇이기에 일본에서까지 이렇게 인기가 많았을까?

마상재(馬上才)란 달리는 말 위에서 사람이 행하는 갖가지 재주로 삼국시대부터 성행해 고려를 거쳐 조선까지 이어졌다. 조선 태조 이성계는 마상재의 달인이었다고 한다. 함경도 홍원에 쳐들어온 원나라군과 싸울 때 말 왼쪽 옆구리에 거꾸로 매달려 몸을 숨기는 마상재 재간, 자신을 노리는 적장의 창을 피해, 적장이 중심을 잃고 거꾸러졌다는 일화가 전한다.

조선 선조 대에는 마상재가 무과 시험과목에 포함되면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수준도 높아졌다. 이런 소식은 일본까지 전해져 조선통신사에 마상재 하는 사람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제4차 통신사(1636년) 때부터 통신사 일행에는 마상재가 반드시 참여할 정도로 일본 측의 큰 관심을 받았다. 임진왜란 이후 200여 년 동안 조선과 일본은 통신사를 통해 다방면으로 문화 교류를 이어갔는데, 그중 마상재가 큰 역할을 했다. 나아가 조선 무예의 우수성을 일본에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부산박물관 부산관에서는 당시 일본에서 펼쳐진 마상재를 소개한 그림책 ‘마상재도권(馬上才圖卷)’을 만날 수 있다. 전립 쓰고 화려하게 꾸민 마상재꾼이 특별히 고른 키 크고 빛깔 좋은 말을 멋지게 다루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검을 들고 말 달리며 무예를 뽐내고, 말 위에 서서 달리기, 두 마리 말 위에서 달리기, 말 위에 거꾸로 서기, 말 위에 뒤로 눕기 등 다양한 재간을 선보인다. 이 그림을 보고 있자면 당시 일본 사람이 마상재를 보며 느낀 희열과 감동을 짐작할 수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8. 8[사설] 신세계타운, 센텀시티의 새 도약과 부산의 미래 이끌길
  9. 9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10. 10“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1. 1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2. 2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3. 3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4. 4“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5. 5‘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6. 6민주, 조희대 ‘계엄 동조’ 여부 정조준
  7. 7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8. 8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9. 9사천 공군기지 훈련기 공중 충돌 뒤늦게 알려져…부상자 없어
  10. 10北, 집속탄두 위력 과시…‘축구장 18개 면적’ 초토화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6. 6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7. 7중산층 10명 중 4명 벌이 줄었다
  8. 8조선 빅3 공동납품망 완성…부산 기자재 플랫폼 안착(종합)
  9. 9롯백 편집숍 ‘시시호시’ 부산 감성 입었다
  10. 10캐릭터로 동심 공략하고, 어른 향수도 자극하고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5. 5“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6. 6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7. 7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8. 8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9. 9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10. 10“부산형 상병수당, 고령노동자도 줘야”
  1. 1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2. 2“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3. 3“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