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83> 덩이쇠(鐵鋌)

화폐로 통용된 덩이쇠…복천동 고분군서 다량 출토

  • 임소연 복천박물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3-12-25 19:04:49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인류 역사에서 철기 사용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석기시대에 인류가 사용한 도구는 돌이다. 돌 도구를 썼던 시대에는 인류 문명 발달 속도가 매우 느렸다. 이후 청동기시대 사람들은 청동으로 무기·장신구 등을 만들어 썼으나, 청동은 철보다 튼튼하지 못했고 용도도 다양하지 못했다. 철은 이전에 쓰인 청동보다 단단해 무기나 농·공구 제작의 중요 소재가 됐다.

부산 복천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덩이쇠. 부산박물관 제공
한반도에는 기원전 3, 4세기께 연(燕)나라의 주조철기(鑄造鐵器)가 북부 지역에 처음 전래했고 남부지방에는 그보다 늦은 기원전 2세기께 철기문화가 전개됐다. 철기시대에 접어든 이 시기부터 한반도 남부에 삼한시대가 시작되고, 한민족 문명과 문화는 급속하게 발전한다.

부산은 한반도 철기 문명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지역으로, 부산 동래구 복천동 내성 유적의 단야(鍛冶) 흔적을 통해 부산 지역 철기 생산의 시작을 알 수 있다. 4, 5세기 부산 복천동고분군에서는 다량의 철기 유물이 출토돼 삼국시대에 부산은 김해와 함께 수준 높은 철기 문명을 꽃피웠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유물은 부산 복천동고분군에서 출토된 덩이쇠(鐵鋌)이다. 덩이쇠는 철을 납작하게 두드려 만든 쇳덩이로 정의되는 유물이다. 요즘 제철소에서 만드는 큰 철판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고, 삼한시대 널무덤에서 나오는 판상철부에서 기원했다. 판상철부의 날이 형식적으로 만들어져, 판상철부형 덩이쇠로 변화한 뒤, 납작한 철판 중앙 부분이 잘룩하고 양 끝으로 갈수록 폭이 넓어지는 덩이쇠로 변화한다. 복천동고분군에서는 4세기 중엽부터 덩이쇠가 무덤 바닥에 깔려 5세기대에 가장 크게 유행하다가 6세기 초가 되면 사라진다.

부산 복천동 38호 출토 덩이쇠는 서쪽 할석단의 남쪽으로 치우친 부분에서 10매씩 겹친 채로 두 군데서 출토됐다. 이번에 소개하는 덩이쇠는 전체 길이가 36.2㎝, 최대폭은 14.3㎝이다. 끈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양쪽 가장자리를 감아 묶은 뒤 10매를 겹쳐 매납한 것으로 보인다. 5세기 대 덩이쇠는 10의 배수로 부장되는 특징이 있었다.

덩이쇠는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동이전(東夷傳) 변진조’의 “나라에서는 철이 생산되는데, 한, 예, 왜가 모두 와서 가져갔다. 시장에서의 모든 매매에 철을 썼으며 마치 중국의 돈과 같이 사용되었다”는 기록의 실물로 추정하며, 화폐로 썼을 것으로 보았다. 금속학적 분석 결과 도구로서 강인하지 못해 철기 제작을 위한 중간 소재로 보았다. 화폐와 중간 소재 기능을 모두 가진 것이라는 설도 제기됐으며, 매지권(買地券)과 위신재(威身材)의 기능도 제기됐다. 복천동고분군은 우리나라에서 덩이쇠가 가장 많이 나온 고분군으로, 삼국시대 부산 지역의 활발했던 철기 생산 면모와 우월한 지위를 엿볼 수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3. 3“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6. 6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7. 7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8. 8"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9. 9[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10. 10“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1. 1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2. 2[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3. 3[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4. 4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7. 7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8. 8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9. 9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10. 10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1. 1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3. 3"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4. 4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5. 5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6. 6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7. 7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8. 8SK지주 최태원 지분율 3% 하락…최 회장 재산분할 자금 충당
  9. 9웰컴저축은행도 정보유출…법인고객 정보 2200건 추정
  10. 10"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3. 3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4. 4“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5. 5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6. 6부산·울산·경남 일부 비…낮 최고 23∼26도
  7. 7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8. 8“차량 흔들린다” 술 취해 소화기로 버스기사 폭행한 60대
  9. 9"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10. 10ADHD 치료제 처방 2년 새 38% 급증…“공부 잘하는 약 없어”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3. 3[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4. 4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5. 5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6. 6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7. 7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8. 8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9. 9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10. 10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