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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15> 라페루즈 세계일주 항해기

울릉도를 목격한 佛 탐험가 이야기

  • 권현경 국립해양박물관 유물관리팀 선임학예사
  •  |   입력 : 2023-12-20 18:11:59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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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5년(정조11년) 5월 21일 평화로운 제주 남쪽 바다에 낯선 이양선이 나타났다. 이 배들은 프랑스 라페루즈 선장이 몰고 온 프리깃함 2척이었다. 이미 라페루즈 선장은 130년 전 제주에 표류한 네덜란드인 ‘하멜’을 기억하며, 대원들에게 더 이상 섬 가까이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당시 조선시대는 서양을 배척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외국인과의 모든 소통이 금지된 ‘금지의 땅’이었다.
라페루즈의 세계일주 항해기.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라페루즈 탐험대는 먼발치에서 망원경을 통해 한라산과 백록담의 모습을, 그리고 잘 구획된 농경지와 다채로운 작물들을 내다보며 제주도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그리고 제주도 남동부 해역을 따라 30분 간격으로 수심과 경도, 위도를 측량하는 등 서양인 최초로 우리나라 해역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탐사했다. 제주를 지난 라페루즈 탐험대는 항해를 멈추지 않고 대한해협을 통과하여 부산을 지나 동해로 들어섰다. 일주일이 지난 5월 27일, 마침내 어떠한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동해의 한 섬을 발견한다. 이 섬은 처음으로 목격한 천문학자의 이름을 따 ‘다즐레 섬’이라 명명되었다. 이 섬이 바로 지금의 울릉도인 것이다.

어쩌다가 라페루즈 선장은 멀고 먼 프랑스에서부터 우리나라 동해까지 이르게 되었을까? 18세기 영국과 프랑스는 유럽과 동아시아를 연결하는 최단거리의 북태평양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에 따른 지도 제작의 중요성이 커지며, 루이 16세는 라페루즈에게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이 완성하지 못한 태평양 지도를 완성하도록 명령하였다. 비로소 1785년 8월 1일 220명의 선원을 태운 라페루즈 탐험대가 세계 일주를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항해는 1788년 2월 남태평양 섬들을 조사 후 보터니 만(현재 호주 시드니)에 도착하면서 끝이 난다. 이후 라페루즈 탐험대로부터 어떠한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라페루즈 그는 불운을 예견한 것인가? 불행 중 다행으로 1787년 9월 남반구로 향할 즈음 통역사로 동승한 레셉스를 그간의 항해일지와 함께 프랑스로 귀국시킨다. 레셉스는 라페루즈 탐험대의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다.

이 모든 항해 기록들은 여러 편집자들에 의해 다양한 판본으로 출간되어 대중들에게 소개되었다. 그 중 국립해양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판본은 밀레-뮈로가 편집한 항해기이다. 이 항해기는 4권의 책과 한권의 지도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권은 탐험 준비를 위한 자료들, 2~3권은 항해일지와 관측자료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앞서 설명한 우리나라에 관한 내용은 2권에 소개되어 있다. 4권은 탐험대의 학자들이 정부에 보낸 보고서와 문서들 그리고 밀레-뮈로가 취합한 문서들로 구성되어 있다.

‘라페루즈의 세계 일주 항해기’ 초판본은 현재 국립해양박물관 4층 상설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국내 최초로 완역된 ‘라페루즈의 세계일주 항해기’는 1층 해양도서관에서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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