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초등부 대상] 연탄을 아세요?

대구 동평초 5학년 박재형

  • 박재형 대구 동평초 5학년
  •  |   입력 : 2023-12-11 19:07:24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 동평초등학교 5학년 박재형이라고 합니다. 제가 수수께끼를 하나 내겠습니다. 모두 맞춰보세요.

검은색입니다.

22개의 구멍이 있습니다.

3.6킬로그램입니다.

800원입니다.

네, 아직 모르겠다고요? 그러면 제가 중요한 힌트를 드리겠습니다. 꼭, 맞춰보세요. 우리를 따뜻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모르겠다고요? 어렵지요? 네, 저도 처음에는 잘 몰랐습니다. 정답은 바로, 연탄입니다.

날이 점점 추워지는 어느 날 저녁의 일입니다. 어머니께서 우리 가족이 연탄 봉사 활동에 참여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어머니께 연탄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웃으시며

“내일 알게 될 거야.”

라는 알쏭달쏭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드디어, 날이 밝았습니다. 그날은 아침부터 너무 추워서 따뜻한 침대에서 나오기 싫었습니다. 휴일엔 따뜻한 침대에서 늦잠 자는 게 제일 좋은 거라서 저는 더 자고 싶었는데 서두르라는 어머니 말씀에 짜증을 내며 투덜거렸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봉사를 마치고 나면 우리는 따뜻해질 거야 라는 더 알 수 없는 말씀을 하셨지요. 결국 저는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심술이 난 채로 두꺼운 검은색 외투와 장갑 모자까지 챙겨서 어머니를 따라 나갔습니다.

그곳은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지난번에 가족과 마트에 갈 때 가본 곳이라 익숙했습니다. 하지만 그곳 뒤로 돌아가니 다른 길이 나왔습니다. 길을 따라 들어가니 차가 다닐 수 없는 좁은 길이 몇 군데로 나 있었고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습니다. 깡총 뛰어 손을 뻗으면 지붕이 닿을 것 같은 낡은 집이었습니다. 우리 아파트와 가까운 곳에 이런 시골이 있었는지 몰라서 저는 어머니께

“여기 시골이에요?”

라고 물어보자 어머니께서는

“아니, 우리 동네야.”

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동네는 지상철도 있고 도서관도 있고 아파트도 있고 영화관도 있고 번쩍번쩍 빛나는 상점도 있는 곳인데 어떻게 갑자기 이런 낡은 시골집들이 있는 걸까요? 어머니께서는 우리가 관심을 가지면 보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곧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도착하였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온 어린이, 청소년, 여러사람이 모였습니다. 우리는 비닐 옷을 또 입고 비닐장갑을 끼고 한 줄로 지그재그로 섰습니다. 왜냐하면 좁은 골목길에서는 연탄을 옮길 수 있는 차가 없어서 사람이 손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엄마 곁에 줄을 서서 옮겨진 연탄을 처음 받았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차갑고 무거웠습니다. 저의 불평을 눈치챈 어머니께서 목소리를 낮추어 제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이건, 누군가의 겨울을 따듯하게 해주는 거야.”

이 검고 차갑고 무거운 것이 누군가의 겨울을 따듯하게 하는 거라고요? 제가 처음 본 바로 그것이 연탄이었습니다. 우리는 보일러로 난방을 하여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지만 비싼 보일러 대신 연탄 난방을 하는 어려운 이웃들이 아직도 주위에 있다고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하루를 따뜻하게 지내려면 연탄 4장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따뜻하게 지낼 수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따뜻하게 채우려면 이웃의 온정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제 마음이 어느새 사르르 녹아내렸습니다. 그제서야 주위를 돌아보니 모두들 땀을 뻘뻘 흘리며, 서로 웃으며 힘차게 연탄을 나르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겨울을 따뜻하게 하는 연탄, 네 바로 수수께끼의 정답은 연탄입니다.

600장의 연탄을 다 옮기자 집주인 할머니께서 인사하러 나오셨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3. 3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대 마을버스뿐
  4. 4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5. 5[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6. 6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7. 7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8. 8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9. 9이번에는 진짜 가야할 때…‘부캉이’ 다시 바다로 보낸다
  10. 10[뭐라노] 금양 부활할까
  1. 1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4. 4[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5. 5"법령 검토해 결정하겠다"던 김지용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6. 6[2026 국감 브리핑]조경태 “최고 시스템 갖춘 건기연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침하 연구해야”
  7. 7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8. 8이 대통령, "생애 첫 연금 지원사업 신청한 사람만? 실질적 불평등"
  9. 9통일부. 北 대남확성기 재개 위협에 “문제 해결 노력에 호응” 촉구
  10. 10이 대통령 "관행·절차 얽매이지 말고 주택 공급 전격전 펼치길"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뭐라노] 금양 부활할까
  3. 3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4. 4내년 주목할 세계 여행지 톱10에 부산… 국내 유일
  5. 5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6. 6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7. 7"원전 사업자 한수원, '안전 미준수' 과징금만 5년간 338억원"
  8. 8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9. 9“사업비 턱없이 부족”… BS한양, 가덕도신공항 컨소시엄 탈퇴 의사 밝혀
  10. 10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대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5. 5이번에는 진짜 가야할 때…‘부캉이’ 다시 바다로 보낸다
  6. 6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7. 7“미래대응기금 조성, 교부세 축소 안 돼”
  8. 8양산시, 종합장사시설 후보지 오룡마을 선정…2030년 말 준공 목표
  9. 9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10. 10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0일 (음 9월 10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