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착순 20명과 내달 14일 북토크
호흡을 가다듬고, 눈을 크게 뜨고, 집중해서 책 속으로 스며들었더니 30분쯤 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그 정도로 얇고 짧은 책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게 선명한 인상을 독자에게 남긴다. 제목 그대로 말(言)이 마음속에 길을 낸 느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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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위안부 피해자와 인권 운동가들의 말을 담은 ‘말은 길이 되고’ 표지(왼쪽)와 그림작가 윤정애의 그림.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제공 |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가 ‘말은 길이 되고’(비매품·무료 보급) 책자를 펴냈다. 부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목소리이다.
이 책자의 뼈대는 ‘말’이다. 목차를 살펴보자. 제1장 말은 길이 되고에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학순의 말, 김순악의 말, 문옥주의 말, 배봉기의 말, 시로타 스즈코의 말, 얀 루프 오헤른의 말, 송신도의 말, 김복동의 말을 짧게 담았다. 이 짧은 말에 관한 해설 형식의 글을 장수희 동아대 한국어문학과 초빙·연구교수가 썼다.
제2장에 동행하는 사람들에는 인권운동가 윤정옥의 말, 유엔 인권위원회 특별보고관 테오 반 보벤의 말, 유엔 인권위원회 특별보고관 라다카 쿠마라스와미의 말, 저널리스트 마츠이 야요리의 말, 소설가 김숨의 말 등 10꼭지를 실었다. 제3장 길 위에서, 기림의 말은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 기림의 말 수상작 14꼭지를 모았다. 부산 영도에 살면서 어르신과 함께 예술 활동을 많이 펼치고 있는 그림 작가 윤정애가 그림을 그렸다.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주제에 관한 일본 정부와 일본 내 극우의 대응 방식은 이렇다. 1, 일단, 그런 건 없었다고 무조건 부인한다. 2, ‘자발적’이었다고 뒤집어씌운다. 3, 그러고 나서 (허겁지겁) 증거를 찾는다.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답을 정해 놓고 도움 될 만한 근거만 모으고 형식논리에만 매달린다. 이렇다 보니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주제에는 저들이 의도한 대로 구질구질한 이상한 말이 덕지덕지 붙어 버린 꼴이 됐다. 이 주제에 관해 잘 모르는 이는 이 탓에 시야가 뿌예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실에 닿아 있는 ‘말’을 간명하게 뽑아내고, 연구자인 장수희 교수가 간결한 해설을 붙이고, 그림작가 윤정애가 일러스트레이션을 보태니 시야가 간결하고 선명해진다. 강렬한 시집 한 권 읽은 느낌이다. 이 책자는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의 피해와 아픔을 직시하도록 돕는다.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는 다음 달 14일 오후 3시 부산 중구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에서 ‘말은 길이 되고 발간기념 북토크’ 행사를 연다. 12월 13일까지 선착순 20명 무료 접수. 전화 접수 및 책자 배부 문의 (051)505-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