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거린다’는 단어를 들으면 필자는 황금 햇빛 보석 별 반딧불 등이 떠오른다. 독자 여러분은 어떠신지. 아마도 빛나는 무언가를 떠올릴 것이다. 오늘 이 글에서 이야기할 유물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무언가이다. 빛나는 검은 물질, 바로 가덕도 장항 유적 출토 흑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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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덕도 장항 유적에서 출토한 흑요석제 석기. 부산박물관 제공 |
흑요석은 화산지대의 마그마가 뿜어져 나오면서 생기는 높은 점성 그리고 급격한 냉각으로 생성된 유리질 암석이다. 흑요석은 각 지역마다 다른 화학적 조성을 지녀,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 흑요석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다. 흑요석을 깨면 깨진 표면이 매우 날카로워 수술용 메스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흑요석은 구석기시대 유적에서부터 출토된다. 연천 전곡리부터 대구 월성동 까지, 한반도 전 지역에서 다양하게 확인된다. 흥미로운 점은 구석기시대 흑요석의 대부분은 백두산에서 얻은 흑요석이라는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얻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백두산에서 나온 흑요석은 아마 그곳까지 걸어가서 얻어왔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신석기시대는 구석기시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다. 흑요석이 가장 많이 확인되는 곳은 남해안 지역인데, 부산 통영 여수 등지에서 출토된다. 해안가에서 확인된다는 점이 구석기시대와 다른데, 과학적 분석 결과 남해안 지역 흑요석은 대부분 일본에서 건너온 것을 알 수 있다. 창녕 비봉리에서 확인되는 통나무배를 생각해 볼 때 신석기시대부터 바다를 건너갈 수 있는 능력이 출중했음을 알 수 있다.
가덕도 장항 유적에서는 원석과 석기 등 다양한 흑요석이 확인되고 있다. 그중 주목할 만한 유물은 흑요석제 석촉이다. 구석기시대부터 석촉을 썼다고 알려졌으나 일반적으로 사용했던 시기는 신석기시대이다. 석촉은 원거리 사냥을 가능하게 해줘 사냥감에 접근하지 않으면서 더욱 안정적으로 사냥감을 획득할 수 있게 했다. 석촉은 육지에서 수렵구로, 해안가에서는 어로구로 사용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았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흑요석은 날이 매우 날카로워 사냥 정확도도 크게 상승했다고 추정된다.
하지만 흑요석은 한반도에서 얻을 수 없는 석재라 신석기인은 일본까지 건너가 흑요석을 얻어왔다. 바다를 건널 수 있다 해도 바다를 건너는 기술이 지금보다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대한해협을 건너갔을 것이다. 그만큼 흑요석이 귀하고 소중한 물건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무엇이 그들을 목숨까지 걸어가며 대한해협을 건너가게 했을까?
이 빛나는 검은 물질은 당시 신석기시대 사람들에게 어떠한 의미였을지를 생각해보자. 삶을 걸어야 할 정도로 힘겨운 항해를 하고 난 뒤 따라오는 이 흑요석. 지금 사람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그저 검은 돌이지만, 이 돌을 얻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신석기시대 사람들에게는 전부일 수도 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