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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꽃피운 식물 문명…세계 유일 전통 ‘대나무 배’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12> 베트남 ‘투옌 퉁’

  • 신소명 국립해양박물관 교육문화팀 학예사
  •  |   입력 : 2023-11-08 18:52:08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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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부한 산림자원 활용한 지혜
- 몸체·골격·테두리·노 구조 간단
- 한 달 정도면 제작 실용성 탁월

베트남은 고온 다습한 열대 몬순 기후로 일조량이 많고 강수량도 많아 산림자원이 풍부하며 질적 가치도 매우 뛰어나다. 1930년대 프랑스 문화지리학자 피에르 구루(P.Gourou)는 “베트남의 문명은 식물의 문명”이라고 정의한 바 있으며, 다른 많은 학자도 목죽(木竹) 문명 또는 수목(樹木) 문명이라 일컬었다. 풍요로운 목죽 문명은 베트남인의 생활 문화 전반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의식주를 비롯한 물질문화부터 종교 언어 문학 예술 등과 같은 정신적 영역에 이르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베트남 원형 대나무배, 투옌 퉁.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베트남인은 대나무나 다양한 나무를 이용해 장식용이나 일상의 각종 공예품을 만든다. 특히 베트남 문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나무’는 성장 시기에 따라 명칭이 세분화될 만큼 중요한 자원으로 다뤄지며, 선박의 주요한 재료이기도 하다.

대나무 배는 중·북부 지방에서 탄생하여 베트남 전역으로 보편화되었다.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대나무로 엮어 만든 바구니 형태로, 일명 ‘바구니 구조’라고 불린다. 이 구조는 4가지 기본요소(몸체 골격 테두리 노)로 단순하게 구성돼 있다. 이 특징적인 구조를 토대로 하여 각 지역의 해양환경에 따라 4가지의 선형(원형 타원형 유선형 세장형)으로 발전했다. 지역마다 선체 형태에 따른 배의 구조 용어와 제작 과정, 배의 명칭은 조금씩 다르다.

국립해양박물관은 원형과 세장형 대나무 전통 선박을 소장하고 있는데,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원형 대나무 배, ‘투옌 퉁’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나무를 쪼개어 둥글게, 속이 깊숙하게 만든 그릇을 의미하는 바구니를 베트남에서는 ‘퉁(Thung)’이라고 칭한다. 유사한 모양새를 가진 원형 대나무 배에도 배(Boat)를 뜻하는 ‘투옌(Thuyen)’을 붙여 ‘투옌 퉁(Thuyen Thung)’이라고 부른다. 베트남 중부 지방의 전형적이며 독특한 대나무 배 형태로 퉁(Thung), 퉁 짜이(Thung Chai)라 부르기도 한다.

선수와 선미 구분이 없고 연결구조인 낚시 줄과 널판 고정용 목재를 제외한 배를 구성하는 모든 것에 대나무가 사용된다. 몸체 외에 널판 1개와 노 1개가 있다. 투옌 퉁은 직경 1.4~4m, 높이 0.4~1m까지 다양하며 3~5명이 탈 수 있다. 크기에 따라 제작 기간이 다르지만 보통 20~30일 정도 소요된다. 강이나 연안에서 목선의 종선(從船)으로 바다에 정박된 목선과 마을 사이를 오갈 때의 이동수단, 어로 작업 시 보조선으로 사용된다.

베트남은 타 국가들과 교류로 다양한 조선 기술이 유입됐지만 그들만의 독자적 형태로 기술이 개발되고 전승되었다. ‘대나무로 만든 전통 선박’ 역시 그 흐름을 이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베트남의 문화를 대표하는 물질 유산이며 민족적 기술 산물 중 하나이다. 지금도 베트남 해안에서는 전통 선박과 전통을 발전시킨 배들을 볼 수 있다. 전통의 맥이 현대에도 계승되는 점을 뛰어난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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