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42> 매불쇼 ‘시네마지옥’

얼큰하고 시원한 아재들의 수다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3-10-09 19:09:09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나이가 들수록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는 흔한 얘기가 있다. 특히 남자들의 세계에선 수다보단 말을 아끼는 것을 미덕으로 치는 경향이 있다. 허나 실상 주변의 ‘아재’들을 살펴보면 말 못해 죽은 원혼을 품은 듯 수다를 즐기는 이가 가득하다. 평소 과묵한 이미지였으나 어느 정도 경계가 풀리면 폭발하듯 말을 쏟아내는 어르신도 종종 만날 때가 있다.
매불쇼 ‘시네마지옥’의 한 장면 공식 홈페이지 캡처.
국내 최대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의 오리지널 콘텐츠 ‘매불쇼’는 다양한 주제로 수다를 쏟아내는 콘텐츠다. 그중 매주 빼먹지 않고 챙겨보는 ‘시네마지옥’은 아재들의 한판 수다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코너다. 신들린 깐족거림을 선보이는 메인 MC 최욱이 진행하고 전찬일, 최광희, 거의없다, 라이너 4명의 영화평론가가 신작 영화에 대한 평과 각자 영화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화에 대한 쏠쏠한 정보와 다양한 시각의 차이를 즐길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이지만 아재들의 유치하고 통쾌하고 때론 무례함과 비속어까지 난무하는 침 튀기는 수다가 ‘시네마지옥’의 핵심처럼 느껴진다.

진행자 최욱은 열심히 이간질하며 말싸움을 부추긴다. 저 정도의 깐족이라면 가히 장인의 경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점잔 떠는 게 더 익숙할 아재들이 말꼬리를 잡고 억지 부리고 삐진 티를 팍팍 내며, 윽박지르기도 하는 모습이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만 분명 놓치기 싫은 진귀한 구경거리이기도 하다. 결국 한바탕 폭소로 마무리되는 수다의 장이 어쩐지 정겹기도 하다.

서로 맘껏 무례할 수 있는 사이, 그랬던 시절이 문득 그리워지기도 한다. 오랜 친구에게 덕담 대신 괜히 서로 욕설을 날리고도 함께 웃을 수 있는 것처럼 어쩌면 저런 식의 무례함은 아재들의 ‘스웩’(swag)일지 모른다. 그러고 보니 그들의 얼큰한 영화 평론은 힙합의 디스배틀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 만난 어느 선생님께서 내게 “친해지려면 너무 예의를 차려선 안 된다”고 하셨다. 내가 너무 어려워하는 것처럼 느끼셨는지 모르겠다. 어엿한 아재가 되었음에도 인간관계는 쉽지 않다. 어릴 때보다 더 주의해야 할 것이 많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편안하고 즐겁게 서로 막말을 던지는 ‘시네마 지옥’이 유독 재미나는지도 모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6. 6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9. 9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10. 10[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7. 7[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7. 7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8. 8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3. 3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3일 (음 9월 24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