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5> 흑백사진에 남겨진 한국전쟁

피란 참혹함 속에서도 잃지 않던 가족애

  • 김승신 국립해양박물관 홍보전략팀 학예사
  •  |   입력 : 2023-07-26 18:52:31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70년 전 오늘 정전협정 체결

1953년 7월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선 유엔군, 조선인민군(북한), 중국인민지원군 간 정전협정이 맺어졌다. 협정 후 한반도를 가르는 비무장지대(DMZ)와 군사분계선은 아직 남북의 소통을 가로막는 생채기로 남아있다.
1950년 12월 흥남철수작전 때의 피란 선박 모습.
정전 70주년을 맞은 지금 이곳 부산은 한국전쟁 당시 임시수도이자, 수많은 피란민을 품었던 항구로서 여러 흔적을 품고 있다. 국립해양박물관(부산 영도구 동삼동)은 한국전쟁과 관련한 다양한 영상·사진·서적을 소장 중인데, 당시 피란민이 겪었던 현실을 담은 자료를 일부 소개하며 엄혹했던 전쟁의 단상을 되짚어 보려고 한다.

먼저, 가요 ‘굳세어라 금순아’와 영화 ‘국제시장’으로 잘 알려진 ‘흥남철수작전’ 관련 자료다. 작전의 주 무대인 흥남항(현재 함경남도 함흥시)은 조선 시대부터 명태 청어를 비롯한 수산물이 풍부한 대표적인 동해안 항구로 일제강점기 수산물가공업, 중화학공업이 번성했다. 또한 함흥시는 함흥차사의 배경이 됐던 함흥본궁, 진흥왕 순수비(마운령비·황초령비) 등 역사 문화가 남겨져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흥남철수작전은 1950년 12월 15일부터 26일까지 혹한의 추위 속에서 이뤄졌다. 흥남항에 있던 UN군·한국군과 수많은 군수물자, 피란민 10만여 명이 남쪽 바다로 내려왔으며 사진·영상 기록을 통해 당시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흥남 철수 관련 사진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남쪽 바다로 향하려는 피란민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흥남항에서 수송선을 타기 위해 집결한 군인, 피란민과 군수물자, 흥남항 폭파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보인다.

거제도에 도착한 피란민이 1951년 1월 14일 아이를 출산한 장면. 왼쪽 여성이 산모이고 가운데는 출산을 도운 군인이다. 오른쪽 여성이 누구인지는 기록돼 있지 않다.
남쪽으로 무사히 내려온 피란민의 삶 또한 녹록지 않았다. 부산, 거제도 등 어딘지도 알 수 없는 곳에 내린 사람들은 척박한 환경 속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억척스러운 삶을 이어갔다. 박물관 소장 자료의 경우 사진 뒷면에 설명이 기록돼 있어 흥미롭다. 아이를 출산한 여성과 군인 사진을 보자. 거제도에 도착한 피란민이 51년 1월 14일 아이를 출산한 장면으로 사진 왼쪽에 있는 산모의 출산을 도운 군인의 모습이다.

흥남을 떠나 경남 거제에 도착한 피란민들.
1951년 촬영된 거제도 피란민 사진은 거제도에 내렸던 피란민 모습을 담고 있다. 얼기설기 엮어 만든 지붕, 흙바닥에 짚을 깐 움집 속에서 화롯불 앞에 다닥다닥 붙어 추위를 견디는 어른과 아이들의 모습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가족애를 느끼게 한다.

한국전쟁이 쉼표를 찍은 지 어느덧 70년이 지났다. 우리 주변에는 한국전쟁의 참혹함을 겪었던 세대보다 그렇지 않은 세대가 대다수다. 7월 27일 하루 정도는 우리가 누리는 소박한 행복이 어떻게 얻어졌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7. 7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6. 6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7. 7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8. 8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9. 9정동영 “DMZ 지뢰 사고, 불행한 일…평화공존 더 절실해져”
  10. 10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4. 4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5. 5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6. 6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7. 7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8. 8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7. 7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8. 8“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 동구, 돔구장 유치 협의체 출범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6. 6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7. 7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8. 8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