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는 대한민국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 성공을 지켜보았다. 나아가 4~6차 발사, 누리호를 잇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 소식도 들려온다. 우리는 미래세대를 위해 지구 넘어 우주를 관찰하고 그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재 우리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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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별의 움직임을 기록한 그림 ‘천상열차분야지도’ 일부. 부산박물관 제공 |
몇백 년 전의 조선에서도 우주에 있는 별의 움직임을 관측하고 기록하였다. 그 대표적인 기록이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이다. ‘천상(天象)’은 ‘하늘의 모양이나 조짐’을, ‘열차(列次)’는 차례·순서를, ‘분야(分野)’는 구획을 나눈다는 뜻이다. 즉,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地圖)는 하늘의 모양을 차례대로 나눈 그림이란 뜻이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1395년(태조4) 권근 등 11인의 학자가 어명을 받들어 고구려 천문도를 기본으로, 새로운 관측에 따라 교정하여 석각(石刻)으로 처음 제작했다. 이후 석각의 마모가 심해지자 1687년(숙종13)에 다시 제작했다.
부산박물관 소장 천상열차분야지도(부산광역시 시도유형문화재)는 1687년 숙종 대에 석각으로 제작된 천상열차분야지도(보물)가 기본인 필사본이다.
화면 제일 위 상단에는 ‘天象列次分野地圖’라고 쓰여 있고 그 아래 좌우에는 하늘을 12개로 나눈 12차(次)와 이에 대응되는 지상의 12분야(分野), 별자리, 해와 달에 대한 기록이 있다. 화폭 중앙에는 크고 둥근 천문도가 그려져 있는데, 중심에 북극을 두고 태양이 지나는 길인 황도(黃道)와 남·북극 가운데로 적도(赤道)를 나타냈고 북반구에서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별들이 총망라하여 290개 별자리와 1467개 별이 그려져 있다.
화폭 하단에는 ‘논천(論天)’이라는 제목으로 하늘과 땅의 관계 및 하늘의 생김새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 천문도의 유래와 제작과정 등이 적혀 있다.
조선은 왜 이렇게 상당한 공을 들여 정교한 천문도를 제작했을까?
유교에서 하늘의 움직임을 살펴 백성에게 알려 주는 ‘관상수시(觀象授時)’는 정치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였다. 또한, 조선은 종묘와 함께 사직(땅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제단)을 중시할 만큼 농사를 근본으로 삼는 나라였으므로 농사 절기에 대한 예보가 매우 중요했다. 이 때문에 조선은 건국 초기부터 서운관(세조 대 ‘관상감’으로 개칭)이라는 관청을 두어 천체의 운행, 역계산(曆計算)과 시보(時報), 기상 현상 관측 등의 업무를 관장하게 하였다. 또한 당대 수많은 학자에게 어명으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제작하게 하였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현재 부산박물관 미술실에서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부산박물관을 방문하여 몇백 년 전 조상들이 바라보고 꿈꾼 천상(天象)을 잠시나마 함께 바라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