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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BIFF 사태, 단순 내부갈등으로 치부될 일인가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3-05-30 19:21:36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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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영화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마냥 두고 볼 수만은 없어서요.”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둘러싼 논란을 취재하는 동안 대다수 취재원이 기자에게 빠트리지 않고 건넨 말이다. 이들은 직접 겪거나 생각한 현재 BIFF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설명하며 영화제에 대한 애정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견을 공통으로 내놨다. 소수 권력에 좌우되는 조직 구조와 심한 폐쇄성을 가진 영화제가 그로 인한 다양한 문제로 내부에서 곪아 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2. “넓게 보면 조직 갈등인데,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시간을 줍시다.”

이건 지난 18일께 신원을 밝히지 않은 독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그는 “조직이 싫어서 그만두겠다는 사람의 속내를 독자들이 알 필요가 없으며 내부 갈등은 안에서 해결하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한참 조언하다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BIFF는 현재 내부에서 불거진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발단은 집행위원장과 동급인 운영위원장 도입(지난 9일)이다. 위촉된 조종국 씨 선임 과정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이른바 ‘BIFF 사유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후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11일)하며 이 같은 의혹은 확신으로 굳어지다시피 했다.

내부의 위기는 영화제 자체의 위기로 확산됐다. 이에 BIFF는 기자회견(15일)을 열고 이용관 이사장이 “사태 수습 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임시 이사회(24일)는 영화제 정상 개최에 중점을 두고 ① 조 운영위원장에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도록 권고 ② 31일 허 집행위원장 만나 복귀 설득 ③ 올해 영화제 개최 이후 이 이사장 사퇴 ④혁신위원회 마련을 쇄신안으로 내놓은 상태다.

이 논란을 놓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대다수이나, 내부 문제이니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이걸 단순한 내부 갈등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영화제는 30년 가까이 시민의 사랑으로 성장한 공공 자산이다. 영화제가 열리는 10월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도 많다. BIFF에는 해마다 수십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다. 올해는 시비 73억 원, 국비 25억 원 등 100억 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간다.

수십억 세금을 사용한다는 건 그만큼 책임감·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뜻이고, 많은 이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는 건 ‘공인’으로서 그 기대에 부응할 의무가 있다는 뜻이다. 이토록 사랑받는 영화제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본질적인 문제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막중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좋은 영화제를 선보일 의무가 있는 BIFF가 쇄신해야 함에는 이견이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간 불거진 문제점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하고, 소통하며 내외부와 공감대를 형성해 해결책을 내놓길 바란다. 그 책임과 실행은 BIFF 집행부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영화계와 시민은 BIFF가 이번 사태에 어떤 결말을 내놓을지 지켜보고 있다.

김미주 문화라이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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