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께 부산 서구 구덕문화공원 주차장. 시인 김소월을 사랑하는 이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국제소월협회가 주최한 ‘소월시비 찾아가기 행사’가 이날 열렸기 때문이다.
날씨가 다소 흐리고 쌀쌀했으나 소월의 시(詩)를 만나게 될 것이란 기대감에 회원 10여 명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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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방행사 도중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인 참가자들. 박세종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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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가한 안명석 씨는 “중학교 시절 소월의 시를 무척 좋아했지만 이후 생업에 종사하다보니 많이 읽지 못했다”며 “최근 소월협회 모임을 통해 그의 시를 자주 접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반갑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트레킹 방식으로 진행됐다. 트레킹은 심신 수련을 위해 산이나 계곡 따위를 다니는 도보 여행을 말한다.
구덕문화공원이 ‘울창한 숲으로 우거진 산책로’로 유명한 까닭에 이 방식을 택했다. 취재팀도 이날 ‘소월시비 찾아가기 행사’에 동행했다.
구덕문화공원 명상의 길 입구를 지나 조금 걸어 들어가니 편백숲이 나타났다. 이날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 비록 마음껏 산속 공기를 들이킬 수는 없었지만 편백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 덕분인지 숲 속은 참가자들의 웃음으로 가득 찼다.
진달래와 개나리꽃이 맞아주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왼쪽 편에 시(詩)가 적힌 비석들이 나타났다. 이내 소월의 시 ‘가는 길’이 새겨진 비석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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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월의 시(詩) ‘가는 길’이 새겨진 구덕문화공원 내 비석. 박세종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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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하 흐릅디다려
‘가는 길’은 1925년 발표된 김소월의 시(詩)로 이별을 겪은 후 정처 없이 떠도는 시인의 고독한 마음을 형상화한 시(詩)로 알려져 있다. ‘가는 길’을 낭송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소월의 시를 즐겼다. 소월의 시(詩)가 기록된 비석을 하나 밖에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참가자들의 얼굴은 힘든 내색 하나 없이 만족감과 미소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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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월의 시(詩) ‘가는 길’을 감상 중인 참가자들. 최철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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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소월시비 찾아가기 행사’를 주최한 이재혁 국제소월협회 회장은 “김소월 시인은 서정시와 많은 애국시를 남긴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시인이지만 문학관이 없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며 “향후 김소월 문학관이 건립되길 바라며, 앞으로 김소월 시인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들을 시민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소월협회’는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의 한과 슬픔을 노래했던 김소월 시인의 정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지난해 12월 26일 부산에서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