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무상화서 조선고급학교 제외
- 소송했지만 오사카 제외 다 패소
- 강제동원 피해자 등 영상도 기록
일본에는 해방 이후 70여 년간 일본 정부의 차별을 이겨내며 우리말과 글, 문화를 지켜나가고 있는 조선학교가 있다. 2013년 아베 2차 내각이 들어서면서 일본의 고교 무상화 정책에서 조선고급학교 10개교가 제외됐다. 이에 대해 반발한 5개의 조선고급학교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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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 영상 프로덕션 이스크라21을 운영하고 있는 김지운 감독이 다큐 ‘차별’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
2003년부터 부산에서 영상프로덕션 이스크라21을 운영하는 김지운 감독은 조선고급학교가 받는 차별에 주목했다. 그리고 18년간 이스크라21에서 함께 작업한 김도희 감독과 함께 다큐멘터리 ‘차별’을 연출했다. ‘차별’은 2017년 7월 오사카조선고급학교 고교 무상화 소송 1심 판결부터 2019년 4월 규슈조선고급학교 고교 무상화 소송까지 2년간의 소송 과정을 담았다.
최근 서울 성동구 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 감독은 “2017년 히로시마조선고급학교 소송 판결을 누군가 페이스북에 올린 것을 보고 조선고급학교 소송 문제가 동포들에게 절실한 문제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같은 해 오사카 판결 때는 무조건 이걸 찍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건너갔다”며 ‘차별’을 시작했던 때를 떠올렸다.
조선고급학교 고교 무상화 소송은 오사카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줬고, 도쿄 교토 히로시마 등에서 이에 항의하는 집회가 벌어졌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던 김 감독은 다큐멘터리의 큰 줄기를 잡았다. 재판과 집회 과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조선학교와 관련한 세 명의 인물을 통해 조선학교가 얼마나 동포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영화 ‘귀향’에 출연한 강하나 양은 어렸을 때부터 잘 알던 친구이자 오사카조선고급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상징성이 있었고, 조선학교·조선대학 출신 ‘1호 변호사’로 소송을 담당한 김민관 변호사 그리고 최유복 후쿠오카조선학원 이사장 등 세 명의 이야기를 다뤘다”고 했다.
이들 외에도 눈물로 재판 투쟁을 벌이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다큐멘터리 ‘차별’의 주인공이다. “패소 판결이 날 때 학생들이 우는데 저희까지 울면 안 될 것 같아 뒤돌아서 눈물을 닦고 다시 촬영하곤 했다”는 김 감독은 “일본 전국 5개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찍지 못한 집회가 많았다. 교토나 홋카이도 쪽을 담지 못했다”며 인력이 부족했던 아쉬움을 전했다. 또 하나 아쉬움은 코로나19로 2020년과 2021년 사이 일본최고재판소에서 내린 상소 기각 판결을 담지 못한 것이다.
김 감독은 빨리 이런 상황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미 찍은 분량의 편집을 서둘러 2021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출품해 아시아발전재단상을 받았다. 이후 부산독립영화제 부산평화영화제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등 다수 영화제의 선택을 받으며 호평받았다.
김 감독은 “조선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만날수록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해방 이후에 우리가 이 친구들, 이 아이들을 위해서 뭘 하고 있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차별’을 통해 조선학교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현재 김 감독과 김도희 감독은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 마을인 일본 우토로 마을뿐만 아니라 연변 사할린 등지 재외 동포에 대한 영상 기록을 하고 있다. 무관심으로 소외된 재외동포에 대한 애정을 지닌 두 김 감독. 이들이 그려낼 동북아의 코리안 디아스포라에 대한 또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