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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신간돋보기] 텃밭 흙속에서 꿈틀대는 생명 外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3-03-16 19:30:23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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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텃밭 흙속에서 꿈틀대는 생명

- 아그작 아그작 쪽 쪽 쪽 츠빗 츠빗 츠빗/유현미 시 그림책/논장/2만6000원

‘아그작 아그작’은 새끼 당나귀와 염소들이 양배추잎을 씹어 먹는 소리, ‘쪽 쪽 쪽’은 진딧물이 홍화 피를 빨아 먹는 소리, ‘츠빗 츠빗 츠빗’은 겨울을 노래하는 새 소리. 얼마나 유심히 귀 기울였으면 그 소리가 들렸을까, 도시 변두리에서 텃밭을 가꾸는 유현미 작가의 시 그림책을 펼치면 흙 속에서 피어나는 많은 생명을 만날 수 있다. 생명과 자연과 인간에 대한 단상을 시와 그림으로 엮어냈다. 아이들에게 자연 교육하기에도 좋겠다. 직접 몸을 움직여 생명을 키워내는 텃밭에 관한 내용은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준다.


# 조선시대 ‘센 언니’들의 분투기

- 조선의 걸 크러시/임치균 외 지음/민음사/1만9000원

쌍칼의 여성 검객, 장원급제한 남장 여성, 아버지 대신 군대에 간 소녀, 전쟁 영웅이 된 기생, 양반의 뺨을 때린 다모. 이들은 퓨전 사극 주인공이 아니다. 요조숙녀와 현모양처라는 정체성을 거부하기도 하고 뛰어넘기도 했으며 받아들이더라도 주체적으로 선택한 조선 여성들이다. 원수를 처단하고, 영웅의 반열에 오르고, 사랑을 쟁취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일을 당당하게 해 낸 조선 여성들의 40가지 분투기를 전하는 책이다. 한국학 연구자들이 실제 역사와 고전소설에서 발굴해 정리한 이야기는 조선 여성에 관한 오해를 깨부순다.


# 일제강점기 제주 해녀들의 삶

- 푸른 숨/오미경 장편소설/특별한서재/1만4000원

일제강점기, 제주 하도리의 소녀 ‘영등’은 상군 해녀 할머니와 어린 세 동생과 살았다. 어느 날 작업 나간 할머니가 사고로 돌아가셨다. 동생들을 책임지기 위해 해녀 일을 하는 영등은 상군 해녀를 꿈꾼다. 소녀는 야학에서 글을 배웠고 권리 의무 자유도 배우기 작한다. 일제의 수탈, 동료 해녀의 죽음, 동생들 뒷바라지, 저승을 코앞에 둔 바다 물질까지 삶은 녹록지 않다. 하지만 해녀 친구와 삼촌들이 있어 살아갈 수 있다. 일제강점기 제주, 바다에서 숨 값을 치르며 살아가는 해녀들의 아름다운 공존을 담은 장편소설.


# 어떻게 지었지? 이색 건물들

- 건축, 300년/이상현 지음/효형출판/2만2000원

“저 건물은 도대체 뭐지?” 직육면체 건물만 보다가 부산‘ 영화의전당’의 곡면 건축을 만나면 한참 바라보게 된다. 시선이 가는 건축물을 보면 어떤 건축가의 설계인지, 도시 풍경을 바꾼 그 기발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출발했는지, 어떤 공법이 사용됐는지 궁금하다.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낯선 형태의 건축물이 많아지고 있다. 설명조차 힘든데 어느새 우리 곁 친숙한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건축공학자 이상현 교수가 3세기에 걸쳐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건축물을 중심으로 현대 건축의 과거를 추적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 도시민에 건네는 나무의 위로

-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이난영 글, 그림/소동/1만8000원

“비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이었습니다. 어디선가 황급히 새들이 날아와 나무의 어두움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아, 나무가 새들을 감쪽같이 보호해주고 있구나 저 어둠이 새들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책 속 문장이 책 제목을 설명해준다. 품 넓은 그늘을 가진 나무 한 그루 안다면, 힘들 때 기댈 수 있다면 사람도 덜 외롭겠다. 이난영 화가가 팍팍한 삶에 지친 도시민에게 나무의 위로를 전한다. 책을 가득 채운 나무 그림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저자의 글이 더해져 더 큰 나무로 자라는 중이다.


# 보람이 여름방학 특별한 캠핑

- 맛있는 캠핑/권영이 장편동화/청개구리/1만1500원

캠핑은 아이들을 설레게 한다. 텔레비전에서 본 멋진 캠핑차, 휴양지의 시설 좋은 캠핑장에서 모닥불 피우고, 고기를 구워 먹는 장면을 떠올린다. 보람이가 여름방학을 맞아 아빠와 함께한 12일간의 캠핑은 좀 특이하다. 휴대폰도 없이 아빠의 고향 마을 뒷산 토굴에서 지낼 일에 앞이 깜깜한 보람이. 툭하면 툴툴거리고, 아빠를 구슬려보고, 틈만 나면 산에서 내려갈 궁리다. 그러다 어느새 산속 환경에 적응하면서 환경운동가인 아빠의 생활방식과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보람이를 성장시킨 특별한 캠핑 이야기.


# 부모의 신뢰가 아이를 바꾼다

- 아이에게 주는 감정 유산/이남옥 지음/라이프앤페이지/1만7000원

“너는 그럴 힘이 있는 사람이야. 괜찮아.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 부모의 신뢰와 지지를 받은 사람은 자기 존재에 대한 무한한 긍정성으로 시련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다.

35년 경력의 가족상담치료 대가, 이남옥 교수가 정신과 의사가 된 딸을 키우며 느낀 깨달음과 3만 회 이상 진행한 가족상담을 바탕으로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산,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전한다. “언제나 나를 믿어주는 사람” “어떤 상황에서든 지지해주는 마음” 등 저자는 자신의 부모에게서 받은 심적 든든함을 자녀에게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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