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무릎에는 바람이 살고 있다
퇴행성 다공에는 풍금소리 나기도 하여
바람의 기거처인가
관절들의 서걱거림
계절 없이 찬바람 일어 풍장으로 가는 악기
아무나 켤 수 없지만 아무 때나 켤 수 있는
스스로 노래를 풀어
꽃 필 때가 더러 있다
찬 바람 부는 계절이다. 고단한 무릎은 시인이 헤쳐 나온 삶의 현장이다. 서걱거리며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함께해 온 동반자이기에 연민이 서려 있다. 시인은 관절의 부딪힘을 풍금소리로 받아들이며 어루만진다. 있는 그대로 나를 수용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모진 일을 다 겪고 견뎌, 갖은 바람을 품은 사람은 바람 악기를 아무 때나 켤 수 있다고 담담히 말하며 아픔을 승화한다. 무시로 아픈 관절 어루만지며 풍금 타듯 노래를 풀어 꽃 피우는 시인에게서 긍정의 힘이 전해진다. 자신을 안아주는 ‘자기감정에 긍정하기’라는 처방전을 얻는다. 오늘 어떤 일로 힘이 드는가? 스스로에게 힘들어해도 된다고, 우울해해도 된다고, 슬퍼해도 된다고 말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