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커넥트’ 미이케 타카시 감독

K-드라마 찍은 日거장 "내 상상력 자극, 원작 웹툰 충격…언어장벽 없었다"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2-12-13 19:45:37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디즈니 OTT… 日영화계도 들썩
- ‘죽지 않는 몸’ 가진 주인공이
- 눈 뺏어간 살인마 쫓는 이야기
- 음악·사체아트로 파격적 연출

- “대본이란 공통 매개체로 협업
- 정해인·고경표 배우들 믿으며
- 전혀 의심하지 않고 촬영했다
- 감독으로서 크게 점프한 작품”

일본 거장 감독들의 한국행이 잦다. 지난 6월 개봉한 ‘브로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 등과 호흡을 맞춘 한국 영화다. 지난 7일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한 드라마 ‘커넥트’는 한국의 유명 웹툰을 원작으로 일본 스릴러 영화의 거장 미이케 타카시 감독이 정해인 고경표 등과 힘을 합쳐 연출했다. 두 편 모두 한국 영화 스태프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인 점이 눈에 띈다.
한국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커넥트’를 연출한 일본의 미이케 타카시 감독. ‘커넥트’는 한국 배우 및 스태프와 작업한 미이케 감독의 첫 OTT 드라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커넥트’는 미이케 감독이 처음 OTT 드라마에 도전한 작품이다. 영화 ‘오디션’ ‘착신아리’ ‘크로우즈 제로’ 등을 연출한 미이케 감독은 상상을 뛰어넘는 기발한 표현과 파격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일본에서는 미이케 감독이 영화가 아닌 드라마, 그것도 디즈니플러스 OTT를 한국에서 촬영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미이케 감독은 “제가 ‘커넥트’를 하면서 일본 영화계가 시끄러운 상태다. (한국의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작업한다는 말을 듣고 ‘사랑의 불시착2’를 찍는 거냐고 한 사람들도 있었다.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다는 말을 듣고 다들 놀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커넥트’의 어떤 점이 그의 마음을 움직여 한국에서 드라마를 연출하게 만들었고, 한국에서 한국 배우, 스태프와 작업하면서 언어적 소통은 어떻게 극복했을까? 이뿐만 아니라 OTT 드라마를 작업하면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작가 신대성의 동명 웹툰 원작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 커넥트 동수가 장기밀매 조직에게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마에게 이식됐다는 것을 알고 그를 쫓는 불사의 추격을 그린 ‘커넥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신대성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커넥트’는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커넥트) 동수가 장기밀매 조직에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기 눈이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마 진섭에게 이식된 것을 알고 그를 쫓는 불사의 추격을 그린 6부작 드라마다. 장기이식으로 연결된 두 인물과 ‘커넥트’라는 신인류가 주요 소재다.

일본 만화나 영화에서 심장 눈 뇌 등 장기 이식을 통해 두 인물이 연결된다는 설정은 많았다. 미이케 감독은 한국 웹툰 ‘커넥트’의 어떤 점에 끌려 연출을 결심하게 됐을까? 그는 “한국 웹툰을 처음 읽었을 때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그동안 읽어온 일본 만화와 표현방법이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장기를 적출하는 잔혹한 장면은 상세히 묘사하지 않고 컷을 나눠 굉장히 심플하게 넘어가더라. 그래서 다양한 상상을 전개시켜 나가기에 굉장히 좋았다”며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긴 원작에 점수를 높게 줬다.

그래서 드라마 ‘커넥트’에는 음악과 사체 아트라는 중요한 요소를 추가했다. 이 둘은 드라마를 끌고 가는 가장 중요한 소재여서 미이케 감독은 공을 많이 들였다. 먼저 음악에 대해 그는 “음악 요소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잡음이 없는 고요하고 심플한 화면 덕분이다. 그 안에 뭔가 고독감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이 들어가면 더욱 좋을 것 같았다”고 했다.

감성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가 작사·작곡한 ‘커넥트’ 메인 테마 ‘나의 노래’는 주인공 동수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이자 동수와 진섭이 연결될 때 활용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드라마에서 ‘나의 노래’는 세 가지 버전으로 나온다. 하나는 동수 역을 맡은 정해인이 부르는 곡, 또 하나는 극 중 가수인 Z 역의 양동근이 리메이크한 곡, 세 번째는 선우정아의 오리지널 곡이다.

각기 다른 편곡으로 들리는 ‘나의 노래’는 감성도 다른데, 미이케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건 양동근 버전이다. 그는 “양동근의 오랜 팬이다. 이번에 양동근이 자기 스타일로 편곡해왔는데, 어깨에 힘이 다 빠진 굉장히 편안한 느낌이 좋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한편 사체아트는 연쇄살인마인 진섭이 살인한 인물을 마치 예술품처럼 보이게 만들어 전시하듯 공공장소에 내놓는다는 설정으로 등장한다. 미이케 감독은 “진섭은 삶에 대한 집착이 있으면서 죽음도 준비하는 캐릭터여서 이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사체아트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사체아트를 더 ‘임팩트’ 있게 선보이려고 미이케 감독과 강소영 미술감독은 프리 프로덕션 3개월 중 가장 긴 시간을 투자할 정도로 정성을 다했다.

■언어 장벽 없었다

‘커넥트’의 배우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미이케 감독과 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었고, 어느 순간 언어 장벽을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배우, 스태프와 작업해야 했던 미이케 감독은 어땠을까?

그는 “언어의 장벽이 거의 없었다는 게 신기했다. 사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사전 준비를 온라인 화상으로 했다. 화면을 통해 하는 회의이기 때문에 정해진 프레임 안에서만 소통이 가능하지 않나. 그런데 우리에겐 대본이라는 공통 매개체가 있었다. 배우들도 다 프로였기에 혼란스럽지 않았다. 다른 나라와 협업을 여러 번 했는데 한국과 진행한 작업이 가장 언어 장벽 없이 원활했다고 생각한다”며 프리 프로덕션 때부터 소통의 문제가 없었음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어로 대사를 하는 터라 한국어를 모르는 미이케 감독이 연출할 때 어려움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는 “한국어를 모르다 보니 번역전문가에게 1차 시나리오 번역을 맡겼고, 2차로 일본어를 네이티브처럼 하는 한국 조감독께 2차 검수를 받았다. 3차로 제작팀 중 일본어가 가능한 분께 대본이 드라마적인 센스와 맞는지 확인했고, 4차로 배우들 연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경험 많은 배우들이기에 이미 신뢰 관계가 구축됐고, 그래서 전혀 의심하지 않고 그 흐름에 맞출 수 있었다”고 연출 과정을 전했다.

실은 한 가지 더 연출 노하우가 있었는데, 영화 ‘밀정’ ‘남한산성’ ‘옥자’ ‘헤어질 결심’ 등을 촬영한 김지용 촬영감독의 표정을 살피는 것이었다. ‘컷’을 했을 때 그의 표정을 보면 만족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어서 표정이 안 좋으면 “왜 그러냐?”고 물으며 소통했다.

■ 정해인과 고경표

‘커넥트’는 주인공 동수와 연쇄살인마 진섭이 끌고 가는 드라마다. 두 인물은 상반된 듯하면서 비슷한 구석이 있는 인물이라 캐스팅이 중요했다. 주인공 동수 역의 정해인에 대해 미이케 감독은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그를 처음 봤다. 국민동생처럼 귀엽게 나오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드라마 ‘D.P.’를 보고 굉장히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팬이 원하는 연기와 자신이 하고 싶은 연기를 잘 컨트롤하는 영리한 배우다”고 평가했다.

진섭 역을 맡은 고경표는 아이 같은 순수한 모습과 섬뜩한 냉혈한의 모습이 공존하는 묘한 배우다. 미이케 감독은 그래서인지 그를 ‘악마’라고 표현했다. 그는 “고경표 씨는 악마다. 악마라고 할 만큼 끌리는 매력이 많은 배우다. 특히 잘못을 해도 쉽게 용서를 해줄 수 있을 듯한 인물이어서 악마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미이케 감독은 ‘커넥트’에 대해 “나는 그대로 있지만 주변이 달랐다. 한국 스태프와 한국 배우와 함께 한 이번 작업에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날지 굉장히 기대한다”고 했다. 그리고 “‘커넥트’를 통해서는 크게 점프한 것 같다. 방향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며 앞으로 행보를 기대하게 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비서실장 유력설 장제원에 쏠린 눈
  2. 2부산롯데타워 지상공사 지연 의혹…市 "고의로 늦춘 건 아냐"
  3. 3쪽방 적응 어렵고 대인기피증까지…부산 노숙인 셋 중 1명 노인
  4. 4선박·항만, 수소 전환 ‘대세’…부산, 무탄소시대 이끌어야
  5. 5미워할 수 없는 황성빈, 첫 멀티홈런 ‘인생경기’
  6. 6황선홍호, 22일 일본전…2년 전 굴욕 씻을까
  7. 7[부산 법조 경찰 24시] 유사사건 무죄, 피고인 불출석에 연기…하윤수 2심 변수
  8. 8대가성 물품·상습 결근·횡령 정황…부산 공무원들 왜이러나
  9. 9부산시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기구 만든다
  10. 10똑같이 초과수당 부정수령…누군 선고유예, 누군 집행유예(종합)
  1. 1비서실장 유력설 장제원에 쏠린 눈
  2. 2서동 곽규택 "북항 재개발 승인권, 부산시 이관 법제화"
  3. 3[뉴스 분석] 유럽 G7회의 또 초청 못 받은 韓…美日 치중 외교 도마 위
  4. 4부산진갑 정성국 "아동복지법 보완해 교권강화 입법 완수"
  5. 5尹 오찬 초청…한동훈 건강 이유로 거절
  6. 6尹-李 영수회담 성사…총리 인선·민생지원금 등 의제 조율
  7. 7동래 서지영 "노후화된 사직 구장, 시민친화 공간 조성"
  8. 8野 6당 “채상병특검법 내달 처리하자”
  9. 9기시다, 야스쿠니신사에 또 공물
  10. 10尹, 새 대통령 비서실장에 5선 중진 정진석 의원 낙점
  1. 1부산롯데타워 지상공사 지연 의혹…市 "고의로 늦춘 건 아냐"
  2. 2선박·항만, 수소 전환 ‘대세’…부산, 무탄소시대 이끌어야
  3. 3부산시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기구 만든다
  4. 4“韓·日·호주 산업 역량 결집, 액화수소운반선 개발 시동”
  5. 5“망미주공 시공사 선정절차 공정하게 진행할 것”
  6. 6“성공적 탄소중립 달성 위해 범국민적 동참 의지는 필수”
  7. 7“수소船 국제안전기준 전무…韓, IMO 제출 목표로 진행”
  8. 8“수소선박 중요성 시민 설득해야…충전소 등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 전환 필요”
  9. 9“국제사회 선박 오염원 규제, 수소 연료전지 시장 급성장”
  10. 10부산 울산 경남·TK, 제조+AI융합 협업 국비 300억 받는다
  1. 1쪽방 적응 어렵고 대인기피증까지…부산 노숙인 셋 중 1명 노인
  2. 2[부산 법조 경찰 24시] 유사사건 무죄, 피고인 불출석에 연기…하윤수 2심 변수
  3. 3대가성 물품·상습 결근·횡령 정황…부산 공무원들 왜이러나
  4. 4똑같이 초과수당 부정수령…누군 선고유예, 누군 집행유예(종합)
  5. 5[르포] 장애인 이동권 개선 1년 노력…휠체어 쏠림 등 갈 길 멀어
  6. 6오늘의 날씨- 2024년 4월 22일
  7. 7금정구, 2024년 제1회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개최
  8. 8화명2동,「다(多)가치 나눔」우리동네 나눔가게 발굴 캠페인
  9. 9담배꽁초 투기 줄이는, 금정구만의 독특한 캠페인 추진
  10. 10'시술 불만' 성형외과 병원 알려주고 ‘똥손’…모욕죄 해당
  1. 1미워할 수 없는 황성빈, 첫 멀티홈런 ‘인생경기’
  2. 2황선홍호, 22일 일본전…2년 전 굴욕 씻을까
  3. 3반여고 정상원, 체육회장기 씨름 우승
  4. 4뜨거운 이정후, 홈구장서 첫 홈런
  5. 5최은우 17번홀 버디…극적 2년 연속 우승
  6. 6시장기 시민게이트볼대회, 부산진구 초연팀 우승
  7. 7롯데 유니폼 입고 “KCC!”…KCC, 부산시민 압도적 응원 속 챔프전 진출
  8. 8황성빈, 개인 통산 2호 홈런 폭발…이번엔 당당하게 홈 복귀
  9. 9"우리 성빈이가 달라졌어요"...황성빈, 하루에 3홈런 작렬
  10. 10전창진·라건아 "LG? KT? 어떤 팀이 챔프전 올라와도 상관없어"
우리은행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백의종군길에 접한 어머니 부고…벗도 발벗고 장례 도와
이병주 문학과 인문 클래식
스무살 처음 만난 루쉰…나림은 그의 문학에 한없이 심취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공간이 생기니 문화가 스며들더라…‘詩 낭독회 맛집’ 주인장의 솜씨
“K-속도가 한국사회 성장 가져왔지만 저주도 존재”
리뷰 [전체보기]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웅장한 에너지 보여준 ‘한국판 레미제라블’…연기·미술·음향 앙상블, 감동의 무대 펼쳐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누구나 마음 작아질 때 있어요 外
하마는 입 크기로 승자 가린다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부부 /장남숙
달고기 /윤종순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피라미드 게임’ 두 주연배우
‘스위트홈’ 시즌2 고민시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정순’ 정지혜 감독
‘파묘’ 배우 김고은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tvN ‘눈물의 여왕’ 국내외 흥행…‘사랑의 불시착’ 시청률 넘어설까
‘파묘’ 올해 첫 1000만 영화…비주류 한계 넘은 K-오컬트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같은 시대, 다른 계급 ‘격동하는 삶’
‘인연’과 ‘운명’을 사색하다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4월 22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4월 18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
구차원 9dimension 싱글 ‘The Ocean’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4월 22일(음력 3월 14일)
오늘의 운세- 2024년 4월 18일(음력 3월 1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참된 의원의 모습을 보여준 조선 시대 조광일
머리에 꽃 꽂았지만 쓸쓸한 마음 감추지 못한 손곡 이달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걷기축제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