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32> 경상도 기장현 군기집물성책(慶尙道 機張縣 軍器什物成冊)

조선시대 동남해안 요충지 기장, 여러 군사장비 비축 기록

  • 송영진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2-12-12 19:06:20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요즘 부산을 찾는 관광객은 잘 알려진 해운대에 가기보다 기장 해안도로를 따라 숨겨진 카페와 맛집을 찾아다닌다. 지금의 기장은 바다의 풍요로움을 지닌 관광명소지만, 조선 시대에는 침략의 두려움이 공존하는 동남해안 최전선이었다.

1874~1877년 기장현의 군기 확보실태를 기록한 ‘경상도 기장현 군기집물성책’.
조선왕조실록 세조 5년(1459년) 7월 기록에 따르면 “연변의 고을은 국가의 울타리와 같아서 적의 침입을 받는 지역은 협소가 쇠잔한 고을이라 할지라도 진(鎭)을 설치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상도의 영덕 기장 진해 등 여러 고을은 연해 방어에 있어 군사상 중요한 지역이므로 독립된 진을 설치해야 한다”고 하였다. 동남해안 요충지로서 중요성이 논의되었던 것이다.

기장은 중종 14년(1519) 동래와 함께 경상좌도에 소속되었고, 경상좌수영의 관할이었다. 임진왜란을 겪으며 해상 방어 기능이 동래부로 이전되었음에도 기장에는 군사 무기와 장비인 군기를 저장하고 병선이 주둔하는 주사(舟師)가 설치돼 일부 군사 기능을 했다.

부산박물관이 소장한 ‘경상도 기장현 군기집물성책(慶尙道 機張縣 軍器什物成冊)’은 1874년 8월~1877년 1월 기장현감을 지낸 이증우(李曾宇)가 당시 기장현의 군기 확보실태를 기록한 8면의 책이다. 표지는 훼손돼 후대에 제작되었다. 책에는 군기 명칭과 수량 그리고 현감의 수결이 있다. 군기는 전선(戰船)과 육군(陸軍)에 구비된 것으로 나누어 기술됐다. 주로 궁시류·화기류이며, 창검류와 기타 장창·능철은 소략하다. 전선(戰船)에는 흑각궁 100장, 교자궁 54장 등이 있었고, 육군에는 조총 208병, 화약 1800근, 연환 8만 9000여 개 등을 구비했다. 당시 조총 한 자루에 대략 4:200 비율의 화약과 연환이 필요했다는 점에서 기장현은 화약과 연환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었다. 이는 연해 방어를 위한 실제적인 대비가 일부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뜻한다.

8면의 간결한 기록으로 지방군 군비 상황을 짐작해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임진왜란 뒤 군기 개량과 증량을 통한 지방군의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었는지, 그랬다면 다가올 일제 침략과 외세의 압박에 더욱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했었을지 한 번쯤 생각하게 하는 기록이다. 기장 바닷가 근처에는 연해 방어를 위해 쌓은 두모포진성과 남산봉수의 흔적이 아직 있다. 기장 해안도로를 달리며 왜구의 침략에 맞서 전력을 다했던 선조의 마음을 기억해보는 건 어떨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땅주인 허락 없이 덱 깔았다가…5500만 원 날린 부산 서구
  2. 2암세포 얼려 죽이는 ‘냉동제거술’…91세 어르신도 간암 치료 성공
  3. 3가덕신공항 10조대 공사 수주 물밑작전
  4. 4충장대로 여전히 교통지옥…지하차도 완공 지연 ‘부글부글’
  5. 5부산시 ‘고도제한 완화’ 방침에 원도심 지자체 들썩
  6. 64성급도 몰려온다…올여름 해운대 ‘호텔대전’
  7. 7부산시 부금고 경쟁…시중은행 막강 자금력에 농협 백기?
  8. 8손흥민 마지막 경기서 통산 3번째 ‘10골 10도움’ 금자탑
  9. 9매일 배아프다는 아이, 꾀병·배탈 속단 말고 정밀진단을
  10. 10與 차기 부산시당위원장 후보군, 정동만·이성권으로 압축
  1. 1與 차기 부산시당위원장 후보군, 정동만·이성권으로 압축
  2. 2제주도로…울릉도·독도로…부산시의회는 ‘국내 연수중’
  3. 3尹, PK 당선인에 "부산대병원 7000억 원 신속 지원" 약속 재확인
  4. 4국힘 황우여 비대위원장, 김진표·이재명 잇단 예방 “여야가 형제처럼 만나자”
  5. 5[속보]尹,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6. 6한 총리 채상병 특검법에 "의결 과정, 내용에 많은 문제점"
  7. 7“부산현안 골든타임…정교한 입법전략을”
  8. 8“지방 살릴 부산허브법·산업은행법…여야 합심 처리 기대”
  9. 9“지방시대 정책속도 기대 못 미쳐…조세권 과감한 이양을”
  10. 10“기회발전·교육 특구 성공하려면…강남 중심 사고 틀 깨야”
  1. 1가덕신공항 10조대 공사 수주 물밑작전
  2. 24성급도 몰려온다…올여름 해운대 ‘호텔대전’
  3. 3부산시 부금고 경쟁…시중은행 막강 자금력에 농협 백기?
  4. 4바이오의약품 연구 IDC사옥 9월 개소
  5. 5부산시민단체 성명서 “내년 출범 대체거래소 거래 품목 확대 반대”
  6. 6숙박세일 페스타 예약 할인…부산 오면 최대 5만 원 혜택
  7. 7지역社 20곳·300억 이상씩 허용…‘하도급 낙수효과’ 과제
  8. 8주식공매도 재개하나, 안 하나…금감원·대통령실 엇박자
  9. 9부산시, 부산에 선박 전자기 인증센터 200억 투입 2028년 완공
  10. 10[뭐라노]대체, 거래소를 뭘로 보길래?
  1. 1땅주인 허락 없이 덱 깔았다가…5500만 원 날린 부산 서구
  2. 2충장대로 여전히 교통지옥…지하차도 완공 지연 ‘부글부글’
  3. 3부산시 ‘고도제한 완화’ 방침에 원도심 지자체 들썩
  4. 4전국 태권도대회 출전했던 부산 여고생 선수 의식불명
  5. 5봉하마을 뒷산 사자바위에서 50대 여성 투신
  6. 6양산서 대학생 몰던 오토바이 사고…운전자 숨져
  7. 7부산대, '의대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 가결
  8. 8“유흥 즐기며 활보”…거제 데이트 폭력 男 구속
  9. 9[단독]해운대서 자전거 타던 중·고교생 충돌… 1명 의식불명
  10. 10노동부, 조선소 대상 긴급 안전교육
  1. 1손흥민 마지막 경기서 통산 3번째 ‘10골 10도움’ 금자탑
  2. 2축구대표 감독 이번에도 임시…김도훈 전 울산감독 선임
  3. 3맨시티 프리미어리그 사상 첫 4연속 우승
  4. 4내년 부산 전국체전 10월 17일 개막 7일간 열전
  5. 5코르다 LPGA 독식, 벌써 시즌 6승
  6. 6414일 만에 1군 복귀 롯데 이민석, 4회 교체 아쉬움
  7. 7이마나가, ML 마운드 새 역사…9경기 무패 평균자책점 0.84
  8. 8레버쿠젠, 무패 우승 ‘트레블’ 신화 도전
  9. 9올림픽 출전 앞둔 태권도 김유진, 亞선수권 3년 만에 ‘금빛 발차기’
  10. 10‘감동 드라마’ 파리 패럴림픽 D-100…韓, 보치아·사격 등 5개 종목 정조준
우리은행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박기종 관복(官服)- 흉배(胸背) 문양의 의미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백의종군 중인데 원수 권율과 시찰? 뒷말 나올까 발 돌렸다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불안은 우리의 원동력”…세상에 없던 연극 추구하는 사람들
공간이 생기니 문화가 스며들더라…‘詩 낭독회 맛집’ 주인장의 솜씨
리뷰 [전체보기]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법정스님의 미공개 말씀 모음집 外
부동산에 빠진 인간의 민낯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만월처럼 /장정애
세상 구경 /안귀녀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피라미드 게임’ 두 주연배우
‘스위트홈’ 시즌2 고민시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범죄도시4’ 마동석
‘정순’ 정지혜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지상파 새 예능들…OTT·드라마에 빠진 시청자 눈 돌릴까
tvN ‘눈물의 여왕’ 국내외 흥행…‘사랑의 불시착’ 시청률 넘어설까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1000만 영화는 자란다, 한국사회의 불우함을 먹고
인문정신과 합해진 공간의 힘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5월 21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5월 20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 (The 8 show)’
밴드기린 싱글 ‘조금만 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5월 21일(음력 4월 14일)
오늘의 운세- 2024년 5월 20일(음력 4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학문 연마하던 곳 찾아 스승 추억한 18세기 문사 정중기
조선 전기 영의정을 지낸 하연이 읊은 화개차(花開茶)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