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바람 이는 눈 날리던 정류장
한 땀씩 수를 놓은 꽃무늬 매만지며
붉어진
눈시울 따라
멀어져간 사람아
말없이 헤어지던 아린 그 길 끝에서
한 번쯤 소식 올까 애증에 흔들리는
주머니
구겨진 시간
손끝 아직 떨고 있다
손수건의 상징적 이미지는 이별과 그리움이다. 청마 유치환 선생은 일찍이 시 작품 ‘깃발’에서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이라고 노래하였다. ‘손수건’ 하면 면 조각 하나라도 소중히 여겨 모아 두었다가 색실로 하얀 천 조각 가장자리에 테를 두르고 바탕에 수를 놓아 곱게 접어 간직하였던 학창시절이 떠오른다.
시인은 눈 날리던 정류장에서 손수건을 매만지며 눈시울을 붉히고 떠나간 첫사랑 여인을 떠올려 본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서 아름답고 만나지 못해서 아련하면서도 그리운 것이다. 가슴에 묻어두고 어쩌다 한 번씩 빼 먹는 곶감처럼 달짝지근한 것이다. 세월이 꼬깃꼬깃 구겨져 가고, 머리에 하얀 서리가 내려도 행여나 하고 애타게 기다리는 그 마음조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