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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서툰 인용이다

신흥국-패권국 전쟁 뜻하는 말,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서 출전

  • 서부국 서평가
  •  |   입력 : 2022-11-03 19:11:27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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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원전 내용과는 일치 않아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이란 국제관계학 용어가 자주 쓰인다. 신흥국이 떠오르면 기존 강대국이 견제하면서 전쟁하게 된다, 경제 분야에선 후발 무역 강국을 기존 경제 대국이 제재를 가하는 ‘무역 전쟁’이 발생한다는 뜻이라고 풀이한다. 출전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라는데 서툰 인용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나선 아테네군이 시라쿠사를 공격하고 있다.
투키디데스는 기원전 5세기 그리스를 주름잡던, 이미 강대국이 된 아테네가 동맹국을 몰고 패권을 계속 확장하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도시국가들이 또 다른 기존 강대국인 스파르타와 손잡고 맞서면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이하 펠전)이 터졌다고 썼다.

아테네는 신흥 세력이 아니라 강자였고 먼저 전쟁을 걸었다. 서두처럼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사용된다면 원전 내용은 일치하지 않는다. 물론 투키디데스는 ‘Trap’이란 단어도 안 썼다.

패권국에 치이는 약소국이 겪는 비운만큼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해 보인다. 국제 정치 평론을 들어보자. 패권을 다투는 미국과 중국을 각각 아테네와 스파르타에 비유하고, 동맹국 지위인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역할을 잘해야 한다는 충고가 보인다. 한국이 강대국이라면 듣지 않을 충고다. 한반도 주변 국가들은 한국이 강성해지는 걸 달가워하지 않을 터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강력한 국방 태세 특히 해군력을 중시해야 한다는 걸 알고, 이 고전도 그걸 보여준다.

저자는 ‘패권 전쟁의 덫’을 지켜봤다.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싸움을 멈추고 싶었지만, 양쪽 동맹국들은 자국 이익을 위해 평화조약을 번번이 깨뜨렸다. 전쟁은 피하고 평화가 우선돼야 한다지만 현실은 달랐다. 선공한 아테네는 스파르타 동맹국에 무릎 꿇었고, 승자 스파르타도 얼마 못 가 마케도니아에 정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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