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K-드라마 광팬 엄마에게서 영감”, “62세 신인…100세까지 작업할 것”

‘아줌마’ 허슈밍 감독·‘천야일야’ 구보타 나오 감독

  • 이원 latehope@kookje.co.kr, 김미희 기자
  •  |   입력 : 2022-10-12 19:28:30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아시아영화의 해방구로 기능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뉴 커런츠’ 섹션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비경쟁 영화제로 시작된 BIFF의 유일한 경쟁 섹션이기 때문이다. 올해 ‘지석’ 섹션이 신설되기는 했지만 제1회 영화제 때부터 아시아 신인 감독의 등용문으로 기능한 ‘뉴 커런츠’의 무게감은 여전하다. 아시아 신인감독의 첫 번째, 두 번째 영화를 대상으로 ‘뉴 커런츠’ 상 두 편을 선정한다. 올해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화제작 두 편의 주인공, 허슈밍과 구보타 나오 감독을 각각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허슈밍 감독. 여주연 기자(왼쪽), 구보타 나오 감독. 김미희 기자

■ ‘아줌마’ 허슈밍 감독

- 싱가포르 중년여성의 韓 여행기
- 한류스타 여진구 캐스팅해 화제
- “BIFF서 첫 장편영화 데뷔 영광”

“BIFF는 세 번째 참석인데, 첫 장편 데뷔작을 BIFF에서 처음 선보이게 돼 영광입니다.”

영화 ‘아줌마’ 스틸컷. BIFF 제공
지난 7일 부산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영화 ‘아줌마’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허슈밍 감독은 상기된 모습으로 BIFF를 찾은 소감을 전했다.

‘아줌마’는 K-드라마에 빠진 싱가포르의 아줌마 안티가 아들과 함께 하기로 한 한국 여행을 홀로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 한국 여행을 하던 안티는 아들과 통화하다가 관광버스에서 낙오가 되고, 낯선 도시에서 길을 잃은 헤매던 그는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작품의 영감을 받았다는 허슈밍 감독은 “어머니가 K-드라마 열성 팬이다. 서너 편의 한국 드라마를 동시에 보신다. 전화 통화를 할 때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 이야기를 하곤 했다”고 말했다.

한국어인 ‘아줌마’를 영어 제목(‘Ajoomma’)으로도 그대로 사용한 것에 대해 그는 “싱가포르에서도 아줌마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가 비슷하다. 일정 부분 부정적인 의미도 있다. 싱가포르어로 아줌마와 비슷한 단어가 ‘안티’라서 주인공 이름도 ‘안티’로 정했다”며 “K-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어서 모두가 ‘아줌마’의 뜻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겨울 한국에서 80% 이상 촬영한 ‘아줌마’에는 40년 넘게 연기를 해온 싱가포르의 ‘국민 배우’ 홍휘팡과 한국의 강형석 정동환 그리고 한류 배우 여진구가 특별출연한다. “홍휘팡 배우는 제가 어려서부터 봐온 배우여서 적역이었고, 그도 딸과 어머니 역할을 많이 했기 때문에 캐릭터를 깊이 있게 이해했다”며 홍휘팡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국 배우의 경우 강형석은 중국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진구는 실제 한류스타라는 점에서 너무 만족스러운 캐스팅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배우, 스태프와 촬영을 진행했기 때문에 언어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허슈밍 감독은 “통역 과정에서 없어지거나 사라지는 메시지가 있을 수 있는데, 문화적 뉘앙스를 잘 파악하고 조명하는데 신경 썼다. 한국 사람, 한국의 마음을 진정성 있게 알아내기 위해서 노력했다”면서 이해와 소통이 중요했던 촬영을 떠올렸다.

‘아줌마’에는 성인이 된 아들과 아들을 위해 살아온 어머니의 관계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단편영화를 만들 때도 여성, 모성 이야기를 많이 그렸다. 그래서 첫 장편영화도 자연스럽게 ‘엄마 이야기를 하자’고 생각했다”는 허슈밍 감독은 “성인이 되면 부모의 품을 떠나게 되는데, 나이 들어서 어머니와 저의 관계를 조명하고 돌아보고 싶었다”며 ‘아줌마’를 보는 중년 여성들이 희망의 메시지를 갖기 바랐다.


■ ‘천야일야’ 구보타 나오 감독

- 日 사회적 문제 ‘인간 증발’ 주목
- 실종된 남편 기다리는 여성 그려
- “사라지고 싶은 충동, 공감하길”

“62세 신인감독 구보타 나오입니다. 환갑이 되기 전에 장편영화 3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는데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네요. (웃음)”

영화 ‘천야일야’ 스틸컷. BIFF 제공
그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천야일야’의 감독이다. 뉴 커런츠는 BIFF의 대표적인 경쟁부문으로 아시아의 보석 같은 작품을 발굴해내며 뛰어난 신예감독의 등용문이다.

1960년생인 구보타 나오 감독은 1987년부터 일본의 대표적인 공영방송 NHK 등 방송 프로그램 연출자로 경력을 쌓았다. 주로 휴먼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현재까지 100편이 넘는 방송 프로그램과 영상물을 연출했다. 2007년 다큐멘터리 콘텐츠 마켓인 ‘밉독’(MIPDoc)에서 트레이블레이저 상을 받았다. 장편 영화 데뷔작인 ‘집으로 간다’(2014)로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에 초청됐다. 천야일야는 두 번째 장편이다.

천야일야는 어떤 영화일까. 그는 “천일 밤을 기다린 여자의 하룻밤 이야기인데 진짜 천일이라는 뜻은 아니고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의미다. 30년 전 실종된 남편을 기다리는 한 여성의 이야기”라면서 “영화 기획 단계부터 완성까지 8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몸소 기다림을 체험했다. 여러 의미에서 심오하다”고 말했다. 영화 촬영은 일본 니가타현 앞바다의 사도섬에서 90%가 이뤄졌다.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원컷으로 길게 촬영된 장면이 주목할 만하다.

쇠락하는 어촌 마을에 살고 있는 중년 여성 도미코(다나카 유코)는 3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남편의 행방을 찾으며 혼자 살아간다. 그런 도미코 앞에 마찬가지로 2년 전 남편이 실종됐다는 여자 나미(오노 마치코)가 찾아온다. 나미는 납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사람인 ‘특별 실종자’ 명단에 실종된 남편을 올리고자 도미코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도미코는 나미의 남편을 찾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막상 서류 준비가 끝날 무렵 나미는 실종된 남편을 잊고 새 출발을 하겠다고 한다.

이 영화는 일본의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인간 증발’에 대해 다룬다. 그는 “20년 전 일본 전역에 실종자 300명의 증명사진이 실린 포스터가 붙었다. 납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사람들인데 이 포스터가 강렬한 인상에 남았다”면서 “실제로 실종자 중 몇 명은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내 의지로 증발했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굉장한 이야기를 어떻게 영화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나도 가끔 사라지고 싶을 때가 있는데 관객들도 그런 감정을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보타 감독은 “일본과 포르투갈에 100세 영화감독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저도 그 나이까지 계속 작품 활동하고 싶다”면서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발리, 부산~자카르타 직항길 열린다
  2. 226일, 늦은 오후부터 내일 새벽까지 부울경 비... 천둥, 번개 유의
  3. 3[르포] 현판 드러낸 사천 우주항공청 '개청 D-1'…경제 활성화·인구 유입 기대 만발
  4. 4단말기 없어도 하이패스 차로 통과 뒤 사후 정산 방식 시범 운영
  5. 5'꽃 중의 꽃 장미꽃 활짝'… 3만5000송이 자태 뽐내는 밀양시 장미원 발길 쇄도
  6. 6[속보] 김진표 “28일 전후로 연금개혁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열 수 있어”
  7. 7불법 모의 총포를 구입해 차에 싣고 다닌 20대 벌금형
  8. 8‘김해 구산 롯데캐슬 시그니처’의 견본주택 오픈, 본격 분양
  9. 9사천 송지천, 자연 생태하천으로 복원
  10. 10尹정부 역점 '금투세 폐지' 등 주요 경제정책 21대 국회서 무산
  1. 1[속보] 김진표 “28일 전후로 연금개혁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열 수 있어”
  2. 2이재명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44% 수용…尹, 민주당 제안 받아달라"
  3. 3한일재계 '미래기금'에 日기업 18억원 기부…"징용 기업은 불참"
  4. 4범야권 '채상병특검 촉구' 장외집회… “거부권을 거부한다”
  5. 5이재명 ‘연금개혁 21대 국회 처리’ 제안에 대통령실 “쫓기듯 타결 말아야”
  6. 6김진표 의장, 내일 연금개혁 기자간담회… 29일 원포인트 본회의 여나
  7. 7‘친문’주류 부산 민주당 지역위원장직에 ‘친명’ 도전장
  8. 8노무현 서거 15주기…여야 인사 봉하 집결
  9. 9한·일·중 정상회의 4년 5개월 만에 개최…26, 27일 서울서(종합)
  10. 10조국혁신당 조직 재정비…‘당원 늘리기’ 초점
  1. 1부산~발리, 부산~자카르타 직항길 열린다
  2. 2단말기 없어도 하이패스 차로 통과 뒤 사후 정산 방식 시범 운영
  3. 3尹정부 역점 '금투세 폐지' 등 주요 경제정책 21대 국회서 무산
  4. 4고물가·고금리에 중산층 타격…5곳 중 1곳은 '적자 살림'
  5. 5해상물류 운임 폭등에…정부, 中企 전용 '선복' 추가 지원
  6. 6정부, “LH의 전세사기 피해 주택 매입 규모 늘리겠다”
  7. 7서해안 전력 수도권으로…한전 '북당진~고덕 직류송전' 준공
  8. 8울산큰애기 청년야시장 큰 인기몰이
  9. 9“국내 처음으로 ‘반려동물행동지도사’가 돼보세요”
  10. 10기름값 지속 하락…휘발유 가격 5주 만에 1700원 밑으로
  1. 126일, 늦은 오후부터 내일 새벽까지 부울경 비... 천둥, 번개 유의
  2. 2[르포] 현판 드러낸 사천 우주항공청 '개청 D-1'…경제 활성화·인구 유입 기대 만발
  3. 3'꽃 중의 꽃 장미꽃 활짝'… 3만5000송이 자태 뽐내는 밀양시 장미원 발길 쇄도
  4. 4불법 모의 총포를 구입해 차에 싣고 다닌 20대 벌금형
  5. 5사천 송지천, 자연 생태하천으로 복원
  6. 6부산 소방관 쉬는 날 심정지 환자 CPR로 살려
  7. 7아파트 부실시공 문제 제기 입주예정자들 거꾸로 고소한 건설사 사장 등 기소
  8. 8양산시 황산공원 일대 79만6000㎡ 지구지정 변경 추진…사업 가속도 기대
  9. 9버스·도시철도 요금 인상에도… 부산시, 대중교통 적자 5841억 원 보전
  10. 10부산 사하구 의료설비 공장서 화재
  1. 1롯데 ‘안방마님’ 장타력이 살아난다
  2. 2낙동중 2년 만에 소년체전 부산대표로
  3. 3통영동원로얄컨트리클럽- 순금 상패·현금 등 홀인원 이벤트…사계절 라운딩의 재미 배가
  4. 4흙신 나달 롤랑가로스서 ‘유종의 미’
  5. 5레버쿠젠 불패행진 저지한 아탈란타
  6. 6실외 골프연습장 파디글스- 첨단장비와 엄격한 시설 관리…150야드 비거리에 벙커연습장도
  7. 7양산동원로얄컨트리클럽- 우람한 산세·부드러운 코스의 조화…그린 넓어 ‘백돌이’도 OK
  8. 8부산컨트리클럽- 울창한 수목으로 홀마다 색다른 분위기…회원 1060명 명문클럽
  9. 9기장동원로얄컨트리클럽- 개성 있는 9홀서 다이내믹 플레이…새벽부터 밤까지 나이스 샷
  10. 10목포 소년체전 25일 팡파르…부산 금 20개 안팎 목표
우리은행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염전에 바닷물 끌어 올리던 기구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박기종 관복(官服)- 흉배(胸背) 문양의 의미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불안은 우리의 원동력”…세상에 없던 연극 추구하는 사람들
공간이 생기니 문화가 스며들더라…‘詩 낭독회 맛집’ 주인장의 솜씨
리뷰 [전체보기]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두루미 통해 환경 소중함 알다 外
법정스님의 미공개 말씀 모음집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양말 짝짝이 /김정수
만월처럼 /장정애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피라미드 게임’ 두 주연배우
‘스위트홈’ 시즌2 고민시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범죄도시4’ 마동석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민희진 사태·김호중 음주 뺑소니…가요계 잇단 악재로 침울
지상파 새 예능들…OTT·드라마에 빠진 시청자 눈 돌릴까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1000만 영화는 자란다, 한국사회의 불우함을 먹고
인문정신과 합해진 공간의 힘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5월 23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5월 22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 (The 8 show)’
밴드기린 싱글 ‘조금만 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5월 23일(음력 4월 16일)
오늘의 운세- 2024년 5월 22일(음력 4월 1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가는 늦봄 정취를 읊은 중국 송나라 시인 범성대
학문 연마하던 곳 찾아 스승 추억한 18세기 문사 정중기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