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새롭게 신설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된 영화 ‘20세기 소녀’ 팀이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오픈토크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방우리 감독을 비롯해 김유정,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 배우가 참석해 조금 쌀쌀한 날씨에도 야외무대를 가득 메운 관객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8년 전 엄마의 첫사랑을 다룬 단편 영화 ‘영희씨’로 BIFF를 찾은 바 있는 방 감독은 “당시 장편영화를 찍는다면 다시 BIFF를 찾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꿈을 이룬 것 같아서 저한테는 너무 뜻깊다”고 자신의 첫 장편영화 ‘20세기 소녀’로 BIFF를 다시 찾은 소감을 전했다.

응원하는 관객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 김유정은 “사실 ‘20세기 소녀’가 넷플릭스 영화여서 큰 스크린으로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BIFF에서 초청해주셔서 스크린으로, 그리고 관객분들과 함께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심정을 밝혔다.

이번이 BIFF 첫 참가인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는 “오고 싶었던 BIFF에 올 수 있어서 너무 설레는 시간을 보냈다”며 자신들의 마지막 일정으로 오픈토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1999년을 배경으로 한 ‘20세기 소녀’는 17세 소녀 보라(김유정)가 절친 연두(노윤서)의 첫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사랑의 큐피드를 자처하며 벌어지는 로맨스를 그렸다. 방 감독은 “‘20세기 소녀’는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쓰던 교환일기장에서부터였다. 이제 그 시절 친구들이 다 가기 엄마가 돼서 카톡 단톡방은 육아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런데 한 친구가 첫사랑 오빠를 우연히 봤다고 해서 묵혀뒀던 교환일기장을 꺼내봤다. 남학생 이야기가 80%였는데 그 시간을 돌아보는 것이 너무 행복하더라. 그래서 잊고 있던 학창 시절을 꺼내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보라 역의 김유정은 “제가 1999년에 태어났다. 그 당시의 느낌을 잘 몰랐는데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그 시대를 경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하고 싶었다. 보라가 너무 사랑스럽고, 그의 친구들과 가족들이 귀엽고 따뜻해서 촬영하면서 힐링할 수 있었다”고 행복했던 촬영장을 떠올렸다.

또 짝사랑에 빠진 연두 역을 맡아 김유정과 호흡을 맞춘 노윤서는 “어릴 때부터 봐온 유정 배우님이고 좋아하는 배우였다. 촬영할수록 친해져서 후반부에는 온전히 감정이입을 해서 촬영했다. 같이 연기하면서 배우고 느낀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김유정은 “촬영이 끝날 때쯤엔 서로 아련한 눈빛으로 보기도 하고, 마치 보라와 연두가 사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노윤서와 눈빛을 맞췄다.

첫사랑의 아이콘 풍운호를 연기한 변우석은 “함께 연기한 배우들이 너무 귀엽고 아름다워서 자동적으로 멜로 눈빛이 나오더라”며 “멜로 눈빛을 장착하기 위해서 멜로 영화를 많이 봤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극 중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는 현진 역의 박정우는 “실은 제가 개그를 하면 조금 싸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 코믹 연기를 할 때 유정 배우가 ‘이렇게 하면 어떻까, 저렇게 하면 어떨까’ 하면서 도움을 많이 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네 배우에 대해 방 감독은 “작품을 완성해가면서 수백 번 작품을 봤는데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이 많았다. 그 시절을 모르는 친구들인데 그 시대의 감성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줬고, 그 시대의 학생들처럼 좋은 호흡으로 연기해줘서 감사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방 감독은 “오늘이 저희 마지막 일정인데 영화제 기간 동안 저희 영화를 찾아준 모든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긍정 에너지를 가지고 간다”는 인사말로 오픈토크를 마쳤다.

한편 ‘20세기 소녀’는 오는 2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8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영화 ‘20세기 소녀’ 오픈토크 현장. (왼쪽 두 번째부터) 방우리 감독, 배우 김유정,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