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아니라 몸이다’의 저자 사이먼 로버츠의 직업은 ‘비즈니스 인류학자’이다. 저자 소개에는 인텔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구글 등에 비즈니스 자문을 한다고 돼 있다. 그는 “(빅데이터 과학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수에게만 알려진 인류학이라는 분야를 비즈니스에 접목시키는 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인류학자는 아주 작은 규모로 작업한다. …열 명 단위의 표본 크기로 활동하며 주요 작업 도구로 ‘데이터 호수’ 서버와 컴퓨터의 연산적 사고를 이용하기보다는 자신의 몸, 그리고 그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나누는 경험을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비즈니스 인류학자로서 저자가 이 책에서 풀어내는 담론은 명쾌하다.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의 지적 능력이 과연 ‘뇌에서만’ 나오는가? 안 그렇다. 뇌가 프로그래밍하고 몸은 그 프로그램을 따라간다는 기존 관념은 불완전하다.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몸의 역할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지능은 뇌뿐 아니라 몸에도 있다. 그러니 인간을 이해하려면 몸을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그는 ‘체화된 지식’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