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포화 상태에 가까울 정도로 TV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이 넘쳐나지만, ‘트로트’보다는 ‘뽕짝’ 이란 말이 어쩐지 더 정감이 간다. ‘뽕짝’ 하면 옛날, 알록달록 화려한 조명이 돌아가는 관광버스 좌석 사이 좁은 통로에서 목적지로 가는 시간마저 아까워 위험을 무릅쓰고 음주가무로 불사르던 어른들 모습이 떠오른다. 반복되는 빠른 비트에 ‘뿅뿅’ 대는 ‘전자올겐’, 끊임없이 이어지는 메들리, 가만히 귀 기울여보면 의외로 구슬픈 멜로디와 노랫말이 숨 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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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첫 정규 앨범 '뽕'을 낸 음악 프로듀서 250. |
올해 3월 발표된 음악 프로듀서 ‘250’의 첫 번째 정규 앨범 ‘뽕’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신명나고 구슬프게 흐르고 있을 이런 음악을 새롭게 해석했다.
250은 이센스, 보아, ITZY(있지), f(x) 등 힙합과 K-팝 가수(그룹)를 넘나들며 프로듀서·작곡가·DJ로 활동해온 뮤지션이다. 최근 데뷔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걸 그룹 뉴진스의 첫 번째 EP ‘NewJeans’ 수록곡 네 곡 중 선공개된 노래 세 곡을 작곡해 국내외 음원 차트에서 연일 신기록을 세우는 중이기도 하다.
현재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뮤지션인 250이 2016년부터 무려 7년간 뽕짝을 탐구하며 작업해온 과정을 담은 6부작 다큐멘터리 ‘뽕을 찾아서’를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다니며 뽕짝 음반을 찾아 듣고, 지역 축제에서 뽕짝 공연을 접하고, 성인댄스교습소에서 리듬짝, 246잔발, 135쿵잔발 등 생소한 스텝을 배우며 뽕짝 리듬을 몸으로 익혔다.
이박사와 전자올겐 연주자 겸 가수 나운도,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 등 선배 뮤지션과 교류하고 서울 동묘 중고 악기 상가에서 오래된 신시사이저를 구해 작업하는 등, 진지하고 열정적인 뽕을 찾는 기나긴 여정의 결과가 ‘뽕’ 앨범에 고스란히 담겼다. 어쩔 수 없이 한국인의 DNA에 새겨진 감성을 건드리는 음악이다. 분명 내 안에 흐르고 있지만, 구닥다리로 여기며 애써 모른 척 해왔던 그런 감성을 흔들어 깨운다.
언젠가 커다란 야외 페스티벌 무대에서 250을 만나고 싶다. 세대를 뛰어넘어 흥과 슬픔이 구분할 수 없이 뒤섞인 뽕짝에 몸을 맡기고 파도처럼 출렁대는 군중들을 보고 싶다. 그것은 새로운, 또 다른 K-팝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