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축제의 계절이 왔다. 지난 주말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열렸다. 부산의 밴드 세이수미, 해서웨이, 소음발광이 이 무대에 올랐다. 무려 13만 관중이 찾았다는 그 현장을 함께하고픈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에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쳐 에어컨 빵빵한 방안에서 넷플릭스로 199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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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우드스탁 1999' 한 장면. |
‘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우드스탁1999’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 재난에 가까운 음악축제에 관한 이야기다. 1969년 사랑과 평화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음악축제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열린 지 30년 뒤인 199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부활한다. 30만 관중이 몰려든다. 당시 젊은이들이 가장 열광했던 록 밴드인 콘, 림프비즈킷,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같은 뉴 메탈(라떼는 하드코어라고도 했다) 밴드가 총출동했다.
흥행은 대성공이었지만, 때는 1999년. 밀레니엄 버그, Y2K 등 다음 세기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흉흉했고 나를 포함한 많은 청춘은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하기로 결심하고 행동하던 경향이 있었다. 이런 세기말 청춘들에게 매체들은 지금 당장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식으로 책임지지도 못할 거면서 잔뜩 부추기기까지 했다.
38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 더위를 식힐 휴식공간은 물론 식수 용수도 부족했고 쓰레기는 누구도 치우는 이 없이 넘쳐났다. 때마침 무대 위 밴드들은 평소처럼 다 부숴버리고 불태우라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쏟아냈다. 관계자는 림프비즈킷의 보컬 프레드 더스트에게 관중을 진정시키라고 요구했지만, 당연히 그는 그걸 어떻게 하는지 몰랐다. 멋진 피날레를 만들려는 욕심으로 기획자는 즉흥적으로 흥분하고 분노한, 그리고 술과 약에 잔뜩 취한 수많은 젊은이에게 수만 개 촛불을 나눠주었다. 그 뒤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는 넷플릭스에서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참고로 3부작 다큐멘터리 마지막 편 제목은 ‘웬만해서 90년대 폭동을 막을 수 없다’이다.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안전’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공유하고 추억을 만들고자 하는 장소에서 절대 사상자가 나와서는 안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