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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닮은 낙동강 물줄기…‘견우야 미안해’ 전지현이 외쳤던 곳

그 장면 여기서 찍었네 부울경 촬영명소 <12> 양산 오봉산과 임경대

  •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  |   입력 : 2022-08-07 19:16:38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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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엽기적인 그녀’ 촬영지
- 임경대 명칭, 최치원 詩서 유래
- 낙동강 전망대 운해·낙조 압권
- 주인공들 사랑 확인 신 등 찍어

- 촘촘한 오봉산 산책로·둘레길
- 영화 속 배경으로 곳곳에 등장
- 숲 우거져 따가운 햇빛 막아줘

경남 양산시 물금읍과 원동면 화제리 일대의 오봉산과 임경대 유적지는 전지현과 차태현 주연의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를 촬영한 곳이다. ‘엽기적인 그녀’는 “견우야 미안해. 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가 봐”와 같은 명대사로 당시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해발 533m인 오봉산은 5개의 봉우리로 이뤄져 오봉산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영화 속 그녀(전지현)가 견우(차태현)에게 ‘견우야 미안해’를 외치던 그곳이 오봉산이다.
양산 오봉산 임경대 전망대.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과 차태현의 로맨스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김성룡 기자
■최치원의 시에서 유래

당시 영화는 오봉산 산책로와 둘레길을 비롯해 임경대 유적지 등 곳곳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특히 임경대 유적지의 정자 앞 낙동강 전망대에서는 전지현과 차태현이 얼굴을 마주보고 사랑을 확인하는 신 등 여러 장면을 찍었다. 실제로 영화 속 촬영지인 이곳 전망대에 서면 낙동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이한 것은 여기서는 낙동강이 마치 한반도 지형 같은 특이한 모양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직접 가 보니 실감이 났다. 전망대에 서면 멀리 낙동강 건너 김해 상동면의 공단 지대가 보인다. 또 최근 상판 골조 공사가 마무리된 양산~김해 국가지원지방도 60호선의 낙동대교도 눈에 들어온다.

등산객이 양산 오봉산 산책로를 따라 걷고 있다. 김성룡 기자
오봉산 임경대는 양산 8경 중 7경으로 지정될 정도로 양산의 대표적 명소다. 임경대로 가려면 물금읍 물금신도시에서 1022 지방도를 따라 원동면 화제리 방면으로 가다 물금과 원동면의 경계 지점 왼편의 육각정자 앞에서 멈추면 된다. 이 정자는 양산시가 관광객 쉼터로 만든 곳이다. 임경대는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임경대는 경상좌도의 최고 명승지로 신라 4선(영랑 술랑 남랑 안상)이 노닐었던 관동의 사선정에 비길 만한 기상이 있다고 전해진다.

임경대 명칭은 통일신라시대 문장가이자 정치가인 고운 최치원 선생의 시에서 유래한다. 최 선생은 벼슬길에서 물러난 뒤 이곳을 찾아 한 편의 시(‘임경대 제영’)를 썼는데, 최 선생의 문집인 ‘고운집 1권’과 우리나라 역대 시문 선집인 ‘동문선 권 19’에 실렸다. 시 내용에 낙동강에 비친 산의 모습이 마치 거울 같다는 구절에서 ‘임경대’라는 말이 유래했다. 임경대 풍경은 최 선생의 시에서 느껴지듯 시시각각 변한다. 구름이 흘러갈 때는 운해가 뒤덮여 바다처럼 보이고, 황혼이 깃들 무렵이면 천지가 붉은빛으로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낙동강과 주변 들판 탁 트인 조망

오봉산은 북쪽의 토곡산이나 낙동강 건너에 있는 신어산과 비교하면 낮다. 낙동강에 가장 가까운 제1봉(533m)에서 화제고개 남쪽의 제5봉(449m)까지 남서에서 북동 방향으로 이어졌다. 임경대는 오봉산 제1봉 중턱에 있다. 오봉산 북쪽 화제 들판 건너에는 토곡산이 자리 잡았다. 가지산~간월산~신불산~영축산으로 이어오던 영남알프스가 낙동강에 이르러 갈라져 마지막으로 토곡산과 오봉산에서 끝맺음한다.

오봉산은 높은 산줄기 사이를 굽이돌며 흐르는 낙동강과 주변의 너른 들판 옆에 솟아 특출난 조망을 보여준다. 오봉산의 남쪽은 양산천을 낀 물금 들판이고 그 건너편 남동쪽에는 금정산이 높이 솟았다. 서쪽은 낙동강과, 남동쪽은 물금신도시와 접했다. 북서쪽으로는 원동면 화제 들판과 이어진다.

■전지현·차태현 거닌 곳

오봉산은 산책로(3.75㎞)와 낙동강 조망 둘레길(4.1㎞)이 조성돼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 ‘엽기적인 그녀’ 영화 속에도 오봉산의 산책로와 둘레길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영화는 양산~밀양 1022 지방도 인근 오봉산 임경대 부근 등 도로와 가까운 곳에서 주로 촬영했다. 그러나 영화에서 사람이 등장하지 않지만 시각적인 효과를 노린 풍광은 오봉산 산책로와 둘레길을 집중 조명해 이곳의 빼어난 경치를 실감하게 한다.

오봉산 산길이 워낙 촘촘하게 조성돼 산책로와 둘레길은 어렵지 않게 연결해 걸을 수 있다. 임경사에서 시작한 산책로는 범어리 대동아파트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팔각정에서 끝난다. 여기서 산길로 주능선을 넘어 북쪽 산자락의 원동면 화제리 명언마을로 가는 임도를 3㎞ 이상 걸으면 낙동강 조망 둘레길과 만나 오봉산 중턱을 한 바퀴 온전히 연결해 걸을 수 있다. 두 길을 연결하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경사가 가팔라 힘들지만 워낙 숲이 우거져 햇볕은 피할 수 있다.

숲길 산책길을 따라 걷다 낙동강의 확 트인 경관이 나타나는 임경대에 도착하면 마치 신선의 나라에 온 것 같은 황홀감을 맛볼 수 있다. 임경대에는 화장실을 비롯해 벤치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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