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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과 돌봄의 결합 ‘영도형 복지모델’ 모색하다

사회적 고립 완화, 문화예술적 접근법 연구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2-07-31 19:39:23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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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영도문화도시센터 보고회
- 문화예술 통한 사회적 고립완화
- 영도 모델 개발연구 결과 토론

- 영도의 인구·복지현황 조사 후
- 지역 문화자원·네트워크 활용
- 영도 예술가가 고령주민 방문
- ‘똑똑똑 예술가’ 프로젝트 통해
- 삶의 질 높일 돌봄 가능성 엿봐

지난 29일 오후 부산 영도구 대평로 깡깡이생활문화센터 1층 대평마을다방에서는 보기 드문 행사가 열렸다. 영도문화도시센터가 주최한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적 고립 완화를 위한 영도 모델 개발 연구보고회’였다. 영도문화도시센터는 최근 1년 동안 영도형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 돌봄) 체계를 만들기 위한 사업을 진행했다. 이 기획의 핵심은 날로 심각해지는 지역사회의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처하고자 지역사회 문화예술 자원을 발굴하고 잇고 활용한다는 점이다.
지난 29일 부산 영도구 깡깡이생활문화센터에서 영도문화도시센터 주최로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적 고립 완화를 위한 영도 모델 개발 연구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영도문화도시센터 제공
고윤정 센터장은 “큰 그림은 영도구 전체 다양한 주민을 위한 포괄적 통합 돌봄 체계를, 영도의 문화예술 자원을 발굴·활용하는 방식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영도의 복지·행정·주민·구의회·문화·예술 분야의 이해와 협력도 정말 중요하다. 오늘 행사는 그런 목표를 향해 가는 여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보고회이자 공유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인구는 줄고 고령화는 심해지는 부산에서 사회적 고립은 매우 중대한 문제로 떠올랐다. 생존과 생활 유지를 강조하게 되는 복지 중심 대응 체계를 개선·확장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말하자면, 새로운 모델에 대한 필요와 수요가 나타나 점점 커지고 있다. 영도문화도시센터는 여기에 문화예술을 활용하는 대처법을 구상해 지난해부터 실천했다. 문화예술이 복지와 결합하니 ‘통합형’이다. 그런데 이 일은 쉽지 않다. 누군가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실제로 꾸준히 적용·관찰해야 한다. 바쁘고 힘들게 돌아가는 복지 현장은 이런 시도에 선뜻 공감하지 못하거나 또 하나의 새로운 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기존 행정체계를 바꾸거나 확장하는 일이므로 행정기관·구의회·주민과도 끝없이 소통해야 한다.

이날 연구보고회를 부산에서 보기 드문 행사였다고 표현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런 성격을 모두 포괄하면서, 영도 모델 개발 과정을 공유한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행사장은 영도 주민과 관계자 40여 명으로 빈자리 없이 들어찼다.

■ 영도의 현황에 집중하다

영도문화도시센터가 펴낸 ‘영도 모델 개발’ 연구보고서.
첫 순서는 이 프로젝트에서 책임연구를 맡은 별일사무소 이초영 대표이사가 맡았다. 이 대표는 ‘사회적 고립 완화를 위한 문화예술 통합형 커뮤니티케어 영도 모델 개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그가 발표한 꼼꼼한 연구보고서는 현재 시점의 영도구 각종 사회·문화 지표를 조사해 영도 지역사회 현황을 한눈에 알게 해줬다는 점에서도 요긴했다. 예컨대 영도구의 ▷인구·사회복지·문화시설·커뮤니티 현황을 담았고 ▷부산 북구·부산진구·사하구 등의 커뮤니티 케어 사례 ▷문화예술 분야에서 바라보는 사회적 고립 등을 실었다.

이 대표는 “현황을 조사하니 영도 특유의 장점과 함께 결핍요소도 보였다. 구의 재정자립도는 낮고 인구는 빠져나가고 고령화는 빠르다. 사회안전망에 잡히지 않고 경계선에 있는 탓에 사회적 고립 상태에 빠졌거나 빠질 우려가 큰 주민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사회복지 영역의 돌봄 과제와 문화예술이 만날 수 있는 관계성을 포착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자원·네트워크를 결합하는 영도형 모델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공공주도형 문화예술 돌봄체계를 세우기 위해 민간의 결합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 특징을 상세히 들려줬다.

‘똑똑똑 예술가’ 프로그램은 그런 특징을 잘 보여줬다. 연구팀과 영도문화도시센터는 지난 1년 똑똑똑 예술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영도구청과 각 동 복지팀과 연계해 영도 지역 8개 동 어르신 46명을 소개받아 사회적 고립 관련 조사를 수행했다. 우리 연구팀에는 연구자와 주민·복지실무자·간호실무자 등이 참여해 질문 체계를 새로 만들고 폭넓고 다양하게 조사·연구를 했다”며 과정을 설명한 뒤 ‘영도 모델’을 제안했다. 그 가운데 주민 29명을 대상으로 295회 진행한 똑똑똑 예술가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사례 : 똑똑똑 예술가

‘누구도 외롭지 않은 영도’ 책자.
똑똑똑 예술가는 영도에 사는 다양한 분야 예술가들이 사회적 고립 상황에 놓였거나 그런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 어르신 주민을 찾아가 꾸준히 비교적 오랜 기간 예술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어 고립 상황 또는 고립 우려를 완화하는 방식이다.

연구보고회에서 배포한 ‘누구도 외롭지 않은 영도’ 책자를 보면 기타쟁이 김보승(영도구 동삼3동), 바이올린쟁이 김유화(영선2동·청학1동), 도예쟁이 성창현(신선동), 그림쟁이 안희정(남항동), 그림쟁이 윤정애(청학2동), 도예쟁이 윤지현(봉래2동), 그림쟁이 조보금(동삼1동), 글쟁이 황경민(영선2동)이 참여해 진행했다.

똑똑똑 예술가에 참여한 안희정 윤정애 작가의 사례 발표가 뒤를 이었다. 이 사례발표는 비록 영도 모델 개발의 전체 현황은 아니고 일부만을 보여준 것이지만, 사회적 고립 완화를 위해 문화예술을 활용하는 통합적 방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짐작할 수 있게 했다. 1라운드는 예술가가 동별 간호직 공무원과 함께 주민 자택을 찾아가 관계를 형성하고 기존 돌봄 방식을 보완하는 형태였다. 2라운드는 주민이 집을 나와 예술가의 작업실을 오가거나 다른 주민과 만나 친밀한 관계를 만드는 방식을 포함했다. 그 일을 1년 동안 했다.

안희정 작가는 “꾸준히 미술을 매개로 여러 어르신을 만나면서 이분들의 삶과 현재 상태를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관계를 발전시킨 과정이 각별했다. 어르신들의 요청을 받아 해운대의 가수 임영웅 팬카페 등에도 다녀왔다. 이분들이 주도해 만든 그림책 ‘오늘이 봄날이다’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윤정애 작가는 동참해준 어르신께 고마움을 전하는 편지를 낭독하고, 어르신들이 밝은 표정으로 ‘보약 같은 친구’를 함께 부르는 동영상을 보여줬다. 윤 작가는 “미술·공예를 매개로 좋은 관계가 형성되면서 어르신들을 작업실에 초대하고 제 어머니가 하시는 식당에 초대해 밥도 함께 먹었다. 타인의 사회적 고립감을 완화하는 일에 참여한 보람뿐만 아니라 그분들을 통해 제 내면이 벅차오르는 체험을 했다”고 ‘뜻밖의 효과’를 고백했다.

■영도구 주민의 관심·참여

이어 펼쳐진 라운드 토론에 초청된 최찬훈 영도구의원은 “문화예술을 사회적 돌봄과 융합한다는 사업 취지를 듣고 귀가 번쩍 열렸다. 지금 영도에서 꼭 필요한 접근이다. 구의원으로서 영도구청과 주민 그리고 영도문화도시센터를 이어 이 사업이 잘 진행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정 부산건강도시지원단 팀장은 “영도를 도시나 관광지라는 관점에서 보면 건물을 짓거나 효과가 금방 드러나는 일을 많이 할 것이고, 마을과 주민을 중심을 놓고 보면 이렇듯 사람과 관계에 집중하는 사업을 더 많이 펼칠 것이다”고 높이 평가했다.

공화순 영도문화도시 추진위원과 정수린 동삼1동 통장은 “문화예술로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음을 체감했다”고 참여 소감을 말했다. 영도구장애인복지관 박상수 사회복지사는 “똑똑똑 예술가에 참여한 작가분들 사례발표에 코끝이 찡했다. 하지만 이 사업이 좋은 성과를 거두려면 절대 잊지 말고 세심하게 챙겨야 할 내용이 많을 것이다. 특히 참여하는 전문가의 마인드와 지속성이 정말 중요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고윤정 센터장은 “똑똑똑 예술가에는 영도에 거주하는 예술가를 주로 참여하도록 해 주민과 꾸준히 소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도구 전체의 다양한 주민을 포괄하는 새로운 형태의 돌봄 체계를 마련하는 일을 현재 진행하고 있으며 똑똑똑 예술가 등 프로그램은 그 일부다. 그간 주민 19명이 이런 일에 필요하면 활용하라면서 자신들이 소유한 공간을 제공한 성과도 있었다. ‘영도 모델’이 효과를 내면서 지속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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