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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실력으로 ‘할리우드의 이방인’ 꼬리표 뗐죠”

정정훈 ‘오비완 …’ 촬영감독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2-07-17 19:58:18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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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차티드’ 등 흥행으로 주류 부상
- “언어 준비해야” 국내스태프에 조언

영화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나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전 세계 영화계의 관심을 받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연출자가 아닌 촬영 부문에서도 당당히 할리우드의 정상을 향해 달리고 있는 이가 있다. 올해 디즈니플러스의 대표작인 ‘오비완 캐노비’의 촬영을 맡은 정정훈 촬영감독이다.

정정훈 촬영감독이 할리우드 진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정 촬영감독은 한국에서 ‘올드 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등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비롯해 이준익 류승완 박훈정 감독 등의 영화에서 감각적이고 세련된 영상을 보여주며 한국을 대표하는 촬영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 박찬욱 감독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인 ‘스토커’의 촬영을 맡아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정 촬영감독은 최근 가진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할리우드가 처음에는 한국에서 ‘올드 보이’를 촬영한 새로운 이방인이라는 시각으로 봤다”며 진출 초반에 느꼈던 분위기를 떠올렸다. 그는 ‘스토커’ 이후 고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을 맡은 ‘블러바드’를 시작으로 전 세계적인 흥행작 ‘그것’을 비롯해 ‘호텔 아르테미시스’ ‘좀비랜드: 더블 탭’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올해 개봉한 흥행작 ‘언차티드’와 ‘오비완 캐노비’까지 쉼 없이 작업하며 이방인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할리우드의 주류에 합류했다.

특히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오비완 캐노비’에서는 광활한 우주 비주얼, 시그니처 광선검 액션 등의 멋진 볼거리를 카메라에 담아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 촬영감독은 “내부의 모든 사람들이 ‘스타워즈’의 광팬이었다. 그러니 만드는 사람조차 ‘스타워즈는 이래야 된다’는 강한 룰 같은 것이 있더라. 그런데 나처럼 다른 시각에서 보는 사람이 있으면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시각에서 촬영하려고 노력했음을 전했다.

연말까지 다양한 작품의 촬영 일정이 꽉 차 있는 정 촬영감독은 “현재 미국에서 이룬 성취에 대한 만족도를 스스로 말하기는 이르다. 아직은 가야 할 길이 좀 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촬영감독 정정훈은 제한된 작품이 아닌 다른 할리우드 촬영감독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 상태인 것 같다. 앞으로의 목표는 살아남는 것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 촬영감독은 할리우드를 목표로 촬영감독을 꿈꾸는 국내 젊은 스태프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호주나 뉴질랜드 등 영어권 친구들이 한국 스태프보다 특별히 나은 것이 없지만 할리우드에 쉽게 접근한다. 실제 언어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한국의 젊은 세대는 언어적인 면도 준비하면 좋겠다”고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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