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원개발그룹 장복만 회장 평전
- 50년 지기 백승진 대표가 펴내
- 무차입 경영 소신·교육 철학 등
- 장 회장의 모든 것 꼼꼼히 기록
“비록 가난했지만, 꿈을 품고 도전하는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잘 먹지도 못해 남달리 왜소했던 그 소년은 쌀을 팔아 책을 사 읽을 정도로 ‘배움’에 목말랐지요.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가장 신나고 행복했던 소년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배우고 익혔고 훗날 기업을 세워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중략) 아홉 살 무렵 어머니를 여읜 슬픔, 지독한 가난과 배고픔으로 인한 고통 등 시련을 겪었지만, 그 고난과 시련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자양분이었지요.”(335,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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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복만(왼쪽) 동원개발 회장이 간 이식 수술을 받고 2011년 3월 퇴원한 뒤 경기도 동탄 2신도시 동원로얄듀크 1차 신축 현장을 찾아 공정을 확인하고 있다. |
‘그 소년’은 올해 팔순인 동원개발그룹 장복만 회장이다. 도시락 쌀 형편이 안돼 학교 소풍과 운동회를 가장 싫어했던 소년은 이제 4개 중·고교, 대학교를 거느린 동원교육문화재단의 이사장이 됐다. 그가 창업한 ㈜동원개발은 부산 울산 경남 1위, 시공능력 평가 1조5200억 원에 이르는 전국 26위 주택건설사가 됐다. 동원개발이 지은 주택은 8만1000가구. 부산 해운대구 좌동 신시가지만 한 도시를 3개나 지은 셈이다.
장 회장과 나이가 같은 50년 지기 백승진 월간부산 대표 겸 발행인이 장복만 회장의 평전 ‘열심히 뛰어 최고가 되라’를 펴냈다. ‘빨간 날을 10년만 반납하면 너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부제가 붙은 평전에는 동원개발그룹 창업과 성공신화, 사회공헌, 교육사업 헌신 등을 다룬 방대한 내용이 담겼다. 688페이지에 달한다. 이 평전은 백 대표가 50년간 장 회장을 곁에서 지켜보며 꼼꼼히 기록한 것을 모아 펴낸 것이다. 자화자찬 위주의, 통상적인 자서전과는 ‘격’이 다르다.
백 대표는 동원개발 성공신화에 무차입 경영이 있음을 주목한다. 동원개발은 아파트를 지을 때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남의 돈(은행 대출금)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게 장 회장의 소신이다. 장 회장은 또 ‘동업의 달인’으로 불린다. 이에 관해 장 회장이 직접 밝힌 내용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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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복만 회장 구두 속 구멍 난 양말. |
“저의 경영 노하우 가운데 ‘51% 대 49%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다른 사람과 동업을 많이 했는데, 일은 51%를 하는 반면 그 일의 권리는 49%만 취한다는 지론입니다. 보통 동업이라고 하면 일과 이익을 절반씩 취하는 걸로 생각하는데 저는 ‘동업자보다 2% 일을 더하고 권리와 주장은 동업자에게 2% 더 준다’는 원칙을 지켰지요. (중략) 동업자는 적게 일하고 많이 가져가니 기분이 나쁠 이유가 없는 반면 저는 동업자보다 덜 이익을 챙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때문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336, 337쪽)
몸에 밴 그의 근검절약도 익히 알려졌다. 평전에 이런 내용이 있다. “東園(동원·장복만 회장의 아호)은 양복이 찢어지거나 닳아서 헤어지면 밑에 헝겊을 대어 누벼서 입는다. (중략) 한번은 회장실 수행기사가 東園의 구두를 들고 나가기에 어디 구두 닦는가 했더니 “아니에요. 회장님 구두 밑창이 뚫어져서 창갈이하러 갑니다”고 기사가 대답했다.”(136쪽)
장 회장에게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 평전에서 그는 말한다. “진정한 부자는 자신이 가진 것을 잘 나누는 데 익숙한 사람일 것입니다. 부자들이 남보다 더 노력하고 더 연구하며 더 도전한 덕분에 부자가 된 부분도 있겠지만, 자신이 잘나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게 더 많아서 성공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자는 사회로부터 받은 은혜를 다시 사회에 환원할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환원을 교육사업에서 찾았습니다.”(341쪽)
이런 장 회장에 대해 저자는 “성공한 기업인이기 앞서 교육전문가를 능가하는 선각자”로 표현했다. 통영 동원고를 과학중점학교로, 양산대를 동원과학기술대학교로 개명해 과학 및 기술 분야 전문교육기관으로, 울산고를 에너지과학중점학교로 특화한 데는 장 회장의 교육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