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8> 한국 소개 영문 그림책 ‘Korea’

푸른 눈의 선교사, 에피 사보담이 기록한 100년 전 한국 복식

  • 김민주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2-07-10 19:24:15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친애하는 로버트, 이 그림들을 보면 이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옷을 입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다정한 인사말로 시작하는 이 그림책에는 100여 년 전 한국인의 다양한 모습과 복식이 담겨 있다. 1900년 3월, 사보담 목사의 부인 에피(Effie) 여사는 이 그림책을 손수 만들어 미국에 사는 시동생 로버트(Robert)에게 보냈다.

에피 사보담의 그림책 ‘Korea’. 부산박물관 제공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인 리차드 사보담은 에피 사보담과 함께 1899년 한국 땅을 밟았다. 사보담 부부는 대구에서 첫 선교활동을 시작하였고 1년 후 부산으로 와 7년 동안 선교활동을 이어갔다. 사보담 부부는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가족에게 한국에서의 생활을 담은 편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또한, 부산 곳곳을 사진으로 찍어 남겼으며 당시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엽서를 수집했다. 덕분에 우리는 외국인의 눈에 비친 개항기 부산의 모습과 부산사람, 그리고 그 속에서 이방인이었던 그들의 생활을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에피 여사는 우리나라 옷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 그녀는 다양한 한복을 수집하였고 실제로 착용했다. 그중 우리 박물관에 기증된 것도 있다. 폭이 넓은 저고리와 길이가 긴 치마는 에피 여사가, 색동저고리·토시·꽃버선 등은 자녀인 알프레드와 마가렛이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한국 복식에 대한 그림책을 만들어 가까운 친척에게 보냈다. 이번에 소개하는 ‘Korea’라는 제목의 그림책에는 한국인의 모습을 정감있게 스케치한 삽화와 간단한 설명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옷을 입은 한국인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저고리와 치마 사이에 맨살을 드러낸 젊은 여자, 저고리만 입고 있는 아기,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양반 남자 등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고 있다.

에피 여사에게 한복은 낯선 한국인과 그녀를 이어준 통로가 되어주었다. 짧은 설명문에는 한국인과 옷에 대한 애정 어린 호기심이 담겨있는데, 다음과 같다. ‘저고리와 치마 사이의 맨살이 춥지 않을까 생각하시죠? 모든 여자는 이렇게 옷을 입어요’. ‘한국의 정숙한 부인은 나이가 들 때까지 얼굴을 가리지 않고서는 외출하지 않아요’. 따뜻하면서도 친절한 그녀의 감성을 읽을 수 있는 문구들이다.

7년간 부산에서의 생활 이후, 사보담 부부는 1907년 안식년으로 귀국하게 되었다. 그들은 한국 선교를 위한 기금 모금과 강연을 하며 부산으로 다시 돌아올 준비를 했다. 그러나 1908년 12월 3일, 가솔린 폭발사고로 리차드 사보담 목사가 사망하면서 그들은 끝내 돌아오지 못하였다.

사보담 부부가 부산을 떠난 지 100년이 지난 2007년의 일이다. 그들의 외손녀인 사라 그린필드 박사가 외조부모님의 유품을 부산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우리는 마침내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부산박물관 부산관 근대실에는 에피 여사의 그림책을 비롯한 사보담 부부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2. 2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3. 3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4. 4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5. 5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8. 8“한국 핵 잠수함·전작권 전환, 美 민주 승리로 제약 커질 듯”
  9. 9부산으로 이주하고, 먼 여행 떠나고…두 여자 그림이 달라졌다
  10. 10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3. 3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4. 4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5. 5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6. 6[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7. 7'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8. 8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9. 9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10. 10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4. 4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5. 5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8. 8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9. 9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10. 10부산 ‘에이지테크’ 해외 노크…日 시니어 시장 진출 길 열어
  1. 1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2. 2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3. 3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7. 7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9. 9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0. 10김해·전주시장 “특례시 기준 낮춰달라”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3. 3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알쏭달쏭 한자어 오독 소동 外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장 마리 해슬리-Gymnopedies(짐노페디)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극락암 벚나무 /홍종원
곰 두 마리 /황인숙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5일 (음 9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4일 (음 9월 2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깊어가는 가을에 밤하늘 별을 읊은 이덕무의 시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