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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으로 다시 펼칠 학익진…한산대첩 촬영지 날아오를까

그 장면 여기서 찍었네 부울경 촬영명소 <10> 영화 ‘한산:용의 출현’과 통영 세병관

  •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  |   입력 : 2022-07-10 19:08:27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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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 깃든 통제영 건물 세병관
- 이순신 역 박해일 활쏘기 장면 등
- 임란 당시 모습 생생… 월말 개봉
- 전작 ‘명량’의 인기에 흥행 예상
- 지역 한산대첩 축제 등 특수 기대

1592년 8월 14일(음력 7월 8일), 통영 한산도 앞바다로 적선을 유인한 이순신 장군은 거북선을 앞세운 학익진을 펼쳐 왜선 주력 부대를 대파했다. 조선으로서는 국가의 존망이, 일본에는 전쟁의 승패가 걸린 물러설 수 없는 한판 해전에서 대승을 거둔 것이다. 세계 4대 해전사에 빛나는 한산대첩이다.
세병관 건물의 위용은 남해바다를 호령하고도 남지만, 그 속에는 더 이상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평화 지향의 정신이 깔려 있다. 통영시 제공
이 한산대첩을 주제로 다룬 영화 ‘한산:용의 출현’이 이달 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해상전까지 패배하면 조선의 운명이 끝날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이 한산도 앞바다에서 펼친 과감한 전투인 한산대첩을 스크린에 담은 전쟁 액션 대작이다. 2014년 1761만 명 관객을 동원하면서 대한민국 역대 박스 오피스 신기록을 세운 ‘명량’ 후속작이다.

■삼도수군통제영의 중심 세병관

한산대첩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고유제도 세병관에서 출발한다. 통영시 제공
‘한산:용의 출현’은 배우 박해일이 이순신 장군을 맡았다.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지난해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이달 말로 연기됐다. 영화의 육상부 촬영은 통영 세병관(국보 제305호)에서 진행됐다. 세병관은 조선시대 당시 삼도수군통제영(지금의 해군사령부)의 중심 건물이다. 통제영은 통영 도심인 강구안에서 걸어서 10여 분 거리이다. 영화에서는 세병관에서 활쏘기 연습을 하는 이순신 장군을 보고, 이억기 장군이 “몸도 성치 않으신 분이 활을 쏘십니까”며 말을 건네는 장면 등이 촬영됐다. 이순신 장군은 앞선 사천해전에서 왜군으로부터 부상을 당했고, 회복하는 중 활 연습에 나선 상황에서 등장하는 장면이다.

세병관은 선조 38년(1605년) 1월에 기공해 그해 7월 14일에 준공한 통제영의 객사다. 조선시대 객사는 절대왕권을 상징하는 건물로 읍성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위치했다. 이곳에서 통제사와 장군들은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절을 하는 의식을 했다. 정면 9칸, 측면 5칸의 단층으로 된 웅장한 건물이다. 모든 칸에는 창호와 벽체를 만들지 않고 통칸으로 개방했다. 우리나라의 현존 목조건물 가운데 서울 경복궁의 경회루, 전남 여수의 진남관과 더불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그만큼 역사성과 학술·예술적 가치가 충분하다. 세병관 현판은 가로 652㎝ 세로 243㎝ 규모로 광화문 현판보다 크고 웅장하다.

■평화 정신이 깔린 세병관

세병관 건물의 위용은 남해를 호령하고도 남지만, 그 속에는 더 이상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평화 지향의 정신이 깔렸다. 세병이란 이름은 ‘만하세병(挽河洗兵)’에서 따온 말이다. 당나라 시인 두보의 글 ‘안득장사만천하(安得壯士挽天河) 정세갑병장불용(淨洗甲兵長不用)’이란 글귀를 인용했다. ‘어찌하면 힘센 장사를 얻어서 하늘에 있는 은하수를 끌어와 피 묻은 갑옷과 병기를 씻어 다시는 쓰이지 않도록 할까’. 전쟁으로 피폐해진 산천초목과 민중의 삶을 염려하는 통제사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세병관을 중심으로 한 통제영은 조선시대 경상·전라·충청 3도 수군을 지휘하던 총사령부로 고종 32년(1895년) 폐영될 때까지 300여 년간 존속했다. 최초의 통제영은 임진왜란 당시 초대 통제사로 제수된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 진영이었다. 그러다가 선조 37년(1604년) 이경준 6대 통제사가 현재의 장소로 통제영을 옮기면서 조선시대 대표적인 군사도시 통영의 역사가 열린다. 당시 통영성에는 4대 문이 있었고 그 중심에 통제영이 설치됐다. 이곳에 세병관 운주당 12공방 등 주요 관아 건물 30여 동이 들어서 위풍을 자랑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세병관만 남긴 채 모든 관아와 대부분의 성곽이 헐렸다. 정부는 1995년부터 통제영 복원공사에 나섰고, 2013년 공사를 완료하면서 통제영의 위용이 되살아났다. 또 통제영에서 강구안 문화마당을 잇는 250m 구간에 통제영 거리도 조성했다.

■한산대첩축제 특수 기대

영화의 배경이 된 한산대첩은 진주대첩 행주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불린다. 이 승전을 기리는 통영한산대첩축제는 올해로 61회째를 맞았다. 이 축제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한 축제 중 국내 최대 규모이자 여름 대표 축제다. 한산대첩이 일어난 음력 7월 8일을 전후해 고유제와 군점, 한산대첩 재현 등이 이어지는데, 올해는 8월 5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축제의 출발점은 세병관에서 개최되는 고유제다.

축제는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린다. 1962년 시작된 이 축제는 계엄령이 발동된 1979년과 코로나 사태를 겪은 2020년과 지난해 등 단 세 번만 열리지 않았다. 한산대첩문화재단은 올해 축제보다 앞서 개봉하는 영화 ‘한산:용의 출현’이 한산대첩의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영화 개봉 효과를 한산대첩축제로 이어가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지역관광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실제 ‘명량’이 상영됐던 2014년 이순신 열풍이 다시 불면서 통영한산대첩축제는 전체 방문객이 60만 명에 육박했다. 삼도수군통제영과 거북선 등 관련 유적지는 영화 개봉 이전보다 4배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특수를 누렸다. 영화 ‘한산:용의 출현’이 이순신 장군의 학익진과 한산대첩을 어떻게 묘사했을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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