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찰에 담긴 역사·이야기 담아
- 풍부한 불교 미술 자료도 소개

통도사는 신라 시대인 646년(선덕여왕 15) 자장율사가 창건한 뒤로 그 자리에서 그 이름 그대로, 신라-통일신라-고려-조선-일제강점기-한국전쟁을 온몸으로 거치면서 지금까지, 단 한 번 명맥 끊긴 일 없이, 불교 사찰의 사명을 다해온 문화유산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통도사 1377년 역사는 우리 바로 곁에서 일어난 기적이다. 한국인에게만 그런 것도 아니다. 통도사를 비롯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은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세계인도 그 가치를 높이 사며 아낀다.

하늘에서 찍은 한국 불교 근본 도량 통도사 정경. 담앤북스 제공

‘한 권으로 읽는 통도사’는 통도사를 간결하게 한 권에 담은 아름다운 책이다. 통도사 영축문화연구원은 지난 2020년 방대한 통도사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신편 통도사지’(전 2권)를 펴내 학계·교계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신편 통도사지’ 2권을 다시 다듬고 가꾸고 간추려 펴낸 책이 ‘한 권으로 읽는 통도사’다.

부산 경남에 사는 성인 가운데 어릴 때 집안 나들이나 소풍을 통도사로 갔던 분이 아주 많을 것이다. 통도사 경내 구룡지 앞에서 “실 끝에 돌을 매달아 실 한 꾸러미를 다 풀어 넣어도 바닥에 닿지 않을 만큼 깊은데 거기 용이 산다”는 설명을 듣고 몸서리를 쳤거나 “이 건물이 금강계단(金剛戒壇)”이란 안내를 받고는 “근데 대체 계단(階段)은 어디 있는 거지?” 하고 궁금해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통도사까지 걸어서 들어가게 해주는 무풍한송로(舞風寒松路)의 정취나 성보박물관·연잎차 등의 매력이 엄청나다.

‘한 권으로 읽는 통도사’는 통도사를 훨씬 더 다양한 각도에서 깊고 간명하게 들여다보게 해준다. 목차를 살펴보자. ‘대국통 자장율사, 통도사를 창건하다’ ‘통도사의 전각’ ‘상징과 비유’ ‘영축총림’ ‘위대한 고승’ ‘영축산 이야기’로 구성됐다. 이 책 흐름을 따라가면 통도사가 왜 한국 불보종찰·불지종가인지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통도사 대웅전에는 왜 불상이 없을까? 부처님 정골 진신사리를 모신 사찰이어서 그렇다. 금강계단에서 ‘계단’은 스님들이 계(戒)를 받는 의식(수계 의식)을 행하는 장소를 뜻하며 ‘금강’은 금강석(다이아몬드)을 의미한다. 금강석처럼 굳고 빛나는 불심과 계율정신을 상징한다. 통도사에는 국가지정문화재 27건, 도지정 문화재 62건이 있다. 금강계단·대웅전이 함께 국보로 지정됐고, 보물은 26건 있다. 부처님의 밥그릇(발우)을 모셔놓은 듯한 석조봉발탑(보물 제471호), 전각과 불상 해설, 통도사에 풍부하게 남은 불교 미술 자료 안내도 정말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