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75>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제주 말이 들린다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2-06-13 18:50:48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어떻게 이 사람들이 한 화면에 나오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카데미, 칸에서 연기상을 줄줄이 하나씩 타온다고 해도 별로 놀라울 것 없는 이병헌 차승원 고두심 김혜자 이정은 등등 연기장인들이 총출동해, 일찍이 국민 작가 반열에 오른 노희경 작가의 대본 위에서 불꽃 튀는 연기 배틀을 펼친다는 소식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20부작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마침내 종영되었다.

매회 울고 웃게 만들던 극 중 인물들의 사연들만 풀어도 지면이 모자라겠지만, 이 드라마가 내게 특별했던 이유는 네이티브 스피커 고두심은 물론,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그간 방송에선 생소했던 제주 말을 유려하게 구사한다는 것이었다. 옛날 옛적에, 그러니까 라떼는, 드라마 영화의 주인공이 사투리를 쓰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극 중 사투리를 구사하는 인물은 얄밉거나 극악무도한 악당이거나, 양념처럼 코믹한 연기로 분위기를 띄우는 개그 캐릭터, 또는 항상 무언가를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주장하는 사극의 CCTV 역할을 담당하는 마당쇠 돌쇠 정도였다.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지역의 사투리는 이제 더는 낯설지 않지만, 제주도 사투리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었다. 예능 프로그램에선 마치 외국어처럼 들리는 생소함만을 강조해 제주 말은 막연히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생소하고 그만큼 특별한 제주의 말이 점점 친근해지는 걸 느꼈던 것이 ‘우리들의 블루스’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어멍 할망 아방 등 둥글둥글 굴러다닐 것 같은 푸근한 호칭과, 남녀 구분 없이 ‘삼춘’이라 부르는 친근함. ‘ ~했쪄’라는 말 맺음은 연인 간 닭살 돋는 애정행각 중 자주 쓸 법한 애교처럼 귀엽게 느껴졌다. 원래 우리의 말이지만, 새삼 아름다운 제주 말을 재발견할 기회를 준 작가와 배우의 노력에 그저 고맙다. ‘사투리’란 표현은 수도권 외 모든 지역 말을 한꺼번에 뭉뚱그리는 것 같아 ‘제주 말’이라 표현하고 싶다. 아쉽게도 드라마는 끝났지만, 벌써 그리워지기 시작하는 제주 말을 실컷 들으러 제주도행 티켓을 끊고 싶다. ‘우리들의 블루스’ 종영 이후 어쩐지 제주도는 좀 더 친근하고 특별한 섬이 된 것 같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3. 3‘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4. 4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5. 5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6. 6“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7. 7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8. 8“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9. 9부산 1000억 문화펀드 조성…퐁피두·라스칼라는 이달 결론
  10. 10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4. 4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5. 5여야 “軍, 북한에 강력 대응” 촉구
  6. 6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7. 7“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8. 8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9. 9[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10. 10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1. 1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4. 4“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5. 5“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6. 6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7. 7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8. 8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9. 9반도체 호황에…올 국세수입 478조 역대 최대 예측(종합)
  10. 10삼영이엔씨, 회생계획 인가…3자배정 100억 유증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3. 3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4. 4[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5. 5“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7. 7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8. 8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9. 9“비영리법인 설립, 법 기준 세워야”
  10. 10창녕 2세 아들 숨지게 한 父 징역 17년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5. 5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6. 6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7. 7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8. 8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9. 9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10. 10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미리보는 제31회 BIFF
연상호 ‘실낙원’ 홍상수 ‘눈 둘 데가 없네’ 등 한자리에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