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못된 말 옮길 때 문제점 담아
- 작가의 능청스러운 입담 돋보여
실속 없이 말만 많은 사람에게 ‘입만 동동 뜬다’거나 ‘입만 살았다’는 얘기를 한다. 황선애 작가의 동화 ‘오리 부리 이야기’(비룡소·사진)는 입이 너무 가벼운 나머지 사냥꾼에게 쫓기다 달리는 몸에서 부리가 쑤욱 빠져나갔다는 독특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세상 재미난 얘기를 전할 땐 입만 있으면 된다는 걸 알게 된 ‘오리 부리’는 이후 아예 부리로만 동네방네 다니며 더 신나고 가볍게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한다. 숲속 마을 표지판이 찢어진 채로 발견됐을 때도 족제비 말만 듣고 들쥐를 범인으로 확신한다. 천천히 진실을 확인하는 것보다 빨리 소문을 퍼뜨리고만 싶어했다. 그러나 들쥐는 달랐다. 오리 부리가 곤경에 처하자 “확실하지 않은 거라”며 말을 아낀다. 이때 요리사는 난처해하는 들쥐에게 “정확하지 않은 얘기라면 나한테 전할 필요가 없다”며 안심시킨다. 그리고 덧붙인다. “확실하지 않은 말은 지나가는 바람과 같단다.”
오리 부리 이야기는 잘못된 말을 옮길 때의 문제점을 담은 우화다. 억울한 누명을 쓴 들쥐, 해괴한 소문으로 피해를 입은 요리사, 겁쟁이라고 낙인찍힌 사냥꾼, 마지막으로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무당벌레의 이야기까지 ‘소문’과 ‘진실’에 대한 각각의 이야기가 얽히고 맞물리면서 ‘말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부산 출신인 황선애 작가는 부산아동문학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오리 부리 이야기’는 뛰어난 문장력과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작가의 입담과 재치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올해 비룡소 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