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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72> 세이수미 ‘The Last Thing Left’ 발매기념 공연 후기

세이수미 들으며 광안리를 상상해 봐!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2-05-23 20:08:32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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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저녁. 세이수미의 3번째 정규앨범 ‘The Last Thing Left’ 발매 기념 공연을 보러 부산 서면 상상마당 공연장으로 향했다. 10년 전 결성 때부터 끈질기게 추앙해왔던 팬답게 기념티셔츠와 모자를 현장에서 사서 갈아입고 입장했다. 객석은 이미 가득 차 있었고 세이수미 티셔츠와 모자를 ‘착장한’ 팬이 제법 눈에 띄었다. 코로나 시국 이전, 한국에 머무는 시간보다 유럽 미국 동남아 등 해외투어를 도는 시간이 더 많았기에 세이수미 공연은 사실 ‘내한공연’이라 불러도 무방했다.
세이수미 3번째 정규앨범 기념 공연.
앨범에 참여한 김일두와 김오키의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열띤 환호를 받으며 세이수미 멤버들이 등장했다. 세이수미는 한층 더 편안하고 단단해져 있었다. 2006년, 일흔이 넘은 제임스 브라운의 처음이자 마지막 내한공연을 보러 갔다. 그 현장에 내가 있었다는 것이 평생 자랑거리였다. 이 공연 역시 그럴 것이란 분명한 예감이 들었다. 라이브가 이어지는 동안 10년간 세이수미의 음악과 함께 한 어떤 순간들이, 그 시간과 공간, 함께 있던 사람들의 기억이 마구 떠올라 가슴 먹먹하고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다. 오랜 추앙의 대가를 곱절로 되돌려 받는 기분이었다. 역시 팬심은 오래오래 유지하는 것이 확실히 이득이다.

해외 뮤지션의 음악을 들을 땐, 그 음악이 탄생한 곳의 풍경을 상상하곤 했다. 얼터너티브 록을 들을 땐 시애틀, 브릿 팝은 런던이나 맨체스터 거리, 탱고는 아르헨티나 골목, 보사노바는 브라질 해변을 상상한다. 온라인 대중음악 매거진 ‘Paste’는 세이수미의 전작에 대해 “2018년 최고의 순수한 인디 팝 레코드가 브룩클린이나 글래스고, 멜버른에서 나온 게 아니라 부산에서 나왔다”고 평했다. 전설적인 인디록 밴드 요 라 탱고의 멤버 제임스 맥뉴(James McNew)는 “그들의 음악은 재미있고 신나지만, 사랑과 상실로 가득 차 있는 부드러움도 있다. 그게 바로 그들이다. 지체하지 말고 오늘 부산으로 여행을 떠나보자”고 세이수미 신보 리뷰를 마무리 지었다. 어쩌면 해외의 많은 팬은 세이수미 음악을 들으며 가본 적 없는 부산의 바다를, 특히 세이수미의 뮤직비디오에 자주 나오는 광안리 바닷가를 상상할 것이다. 신기하고 뿌듯한 일이다. 하필 거기가 내 고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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