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2> 과학의 눈으로 바라본 고려 은입사청동발

엑스레이 촬영하니 드러났다, 고려시대 ‘은빛 영광’

  • 이지현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2-05-22 19:59:07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박물관 미술실 한 편에는 세월의 흔적을 머금고 있는 은입사청동발(銀入絲靑銅鉢)이 있다. 은입사청동발은 고려시대 불교 의식 용구로 사용되었던 그릇으로 보인다. 입사는 동, 철 등의 금속에 선이나 홈을 파서 그 홈에 금, 은 등의 다른 금속을 채워 넣는 장식기법이다. 입사기법은 세밀하고 정교한 기술로서 금속 공예를 한 단계 발전시킨 기술이다. 우리나라에 등장한 것은 낙랑시대로 추정되며, 삼국시대에는 지배층의 칼 등에 많이 사용되었다. 고려시대에는 금속공예품에서 입사장식이 많이 나타나는데, 향로와 같은 불교미술품이 주를 이룬다.
은입사청동발(왼쪽)을 X-ray로 촬영한 모습. 부산박물관 제공
유물 명칭은 은입사청동발이지만 은입사가 잘 보이지 않는다. 유물 명칭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이때, 은입사 기법으로 만들어진 청동발이 맞는지 확인을 위한 과학적인 분석조사가 필요하다. X-ray 촬영과 XRF(X-선형광분석) 성분분석조사는 유물의 수수께끼를 과학적으로 풀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이런 과학적 조사는 과거의 아름다웠던 은입사청동발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해준다.

X-ray 촬영 원리는 물질의 종류와 밀도 등에 따라 X-선이 투과되는 정도차를 이용한 조사 방법이다. 투과 정도에 따라 흑백의 음영을 가진 화상이 만들어진다. 유물의 부식 정도, 입사나 문양의 존재, 균열과 수리 부위 등을 알 수 있다. 은입사청동발의 X-ray 사진을 보면 하얀 실선으로 새겨진 무늬가 보인다. 바탕 재질인 청동보다 은의 밀도가 높아 X-선의 투과량이 적어 흰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 주변으로 검은 실선 형태로 빼곡하게 그려진 문양들이 보인다. 이는 긴 시간을 지나오며 끼워져 있던 은입사선이 탈락하고 현재 음각된 선만 남아 검게 보인다.

X-ray 촬영을 통해 청동 녹 때문에 가려졌던 화려한 옛 모습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구연부 안쪽 가장자리에 번개문을 돌리고 그 아래 연꽃문을 장식했다. 바닥의 중앙에는 만자(卍字)를 새기고 이를 중심으로 당초문과 연꽃문을 둘러 새겼다. 바깥면에도 여의두문과 연꽃문을 돌려 화려하게 장식했다. X-ray 촬영에 더해 XRF 장비로 분석하면 은입사의 성분까지 밝힐 수 있다. XRF는 X-선을 조사하여 나온 형광X-선을 측정하고, 이를 통해 원소 성분을 알아보는 장비다. 이 조사 결과 은 성분이 99% 검출되어 은입사임이 확인됐다.

이처럼 과학의 눈은 유물의 아름다웠던 본래 모습을 복원해준다. 지금은 청록색의 녹이 끼어 고풍스러움을 더하고 있지만 천년 전 은백색의 반짝이는 선들로 빼곡하게 장식되었을 화려한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원 국힘서 민주당 다수로…낙동강協 단체장 회동 촉각
  2. 2지방소멸기금 강원·충남 66억씩 최다…부산·경남 34억씩
  3. 3매출 목표 30% 그친 홈플러스, 분리매각 기로
  4. 4시속 110㎞ 스릴, 6m 아기상어 캐릭터, 달맞이 음악실…부산 새 핫플
  5. 5북극항로 연 아크로호 귀항…이젠 상업화 길 연다
  6. 6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7. 7인구감소지역 신규지정 금정구, 정주여건 개선 올인
  8. 8市 개발 ‘부산 단디체’ 무료 배포…130개국서 활용 가능
  9. 9부산북구 자체 감사 가시밭길…의회 “감사를 감사할 것” 벼러
  10. 10“부산 라이프스타일 만족도 최상…아이 키우기에도 매력적”
  1. 1경찰개혁·김지용 중수청장 청문도 공방 예고…부산 해수부 첫 국감
  2. 2[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35.2%…민주 35.5%·국힘 41.3%
  3. 3與·한동훈 점입가경 공방 인신공격까지(종합)
  4. 4정부, 김지용 저격 임은정 감찰 지시(종합)
  5. 5경남도 대변인 “박완수 지사 13시간 조사, 정치공세 대상 되면 안 돼”
  6. 6국힘 “한미 균열…정동영 통일부 장관·이종석 국가정보원장 경질을”(종합)
  7. 7정동영 “한미동맹 이상 없다…北에 저자세 아니라 정자세”
  8. 8北 동해상 탄도미사일 발사…900㎞ 이상 비행
  9. 9국힘, 행안장관의 임은정 감찰 지시 '자중지란' 맹폭
  10. 10여야 쿠팡 공정위 현장조사 불복에 “미국 기업 방패 뒤 숨어 무책임”
  1. 1매출 목표 30% 그친 홈플러스, 분리매각 기로
  2. 2시속 110㎞ 스릴, 6m 아기상어 캐릭터, 달맞이 음악실…부산 새 핫플
  3. 3북극항로 연 아크로호 귀항…이젠 상업화 길 연다
  4. 4집 값 띄우기?… 부산 아파트 매매 계약 해지율 5년 반 동안 6.16%
  5. 5발전설비 점검하고, 길 위 장애물 치우고…부산 기관 로봇들 맹활약
  6. 6“부산 중심으로 체계적 해양AI 개발…협의체 꾸리자”
  7. 7[한 손 뉴스] 국산 비만치료 신약 ‘에페’, 위고비·마운자로에 도전장
  8. 8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한 달 새 66명 늘어
  9. 92030세대 겨냥 ‘저도수 토마토 막걸리’ 뜬다
  10. 10최전방 GOP용 ‘AI 경계병’ 개발한다
  1. 1전원 국힘서 민주당 다수로…낙동강協 단체장 회동 촉각
  2. 2지방소멸기금 강원·충남 66억씩 최다…부산·경남 34억씩
  3. 3인구감소지역 신규지정 금정구, 정주여건 개선 올인
  4. 4市 개발 ‘부산 단디체’ 무료 배포…130개국서 활용 가능
  5. 5부산북구 자체 감사 가시밭길…의회 “감사를 감사할 것” 벼러
  6. 6“부산 라이프스타일 만족도 최상…아이 키우기에도 매력적”
  7. 7“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 제정, 기업 유치 등 사천 경제 활성화”
  8. 8거제 양대 조선소, 지역 인재 더 뽑는다
  9. 9합천·하동·산청·거창, 인구소멸 해법으로 양수발전소 유치전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2일
  1. 1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2. 2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3. 3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4. 4유도 차세대 간판 이현지, 세계선수권 정상 메치다
  5. 5유현조, 여자골프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 정상…시즌 2승
  6. 6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7. 7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8. 8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9. 9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10. 10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지은- little talk-Venice
김지효-우리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2일 (음 9월 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8일 (음 8월 2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2일
주말의 BIFF- 2026년 10월 9~11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