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청풍명월’ 배신당한 주인공의 은신처…전설 깃든 돌무덤 절경

그 장면 여기서 찍었네 부울경 촬영명소 <6> 영화 ‘청풍명월’의 밀양 만어사

  •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  |   입력 : 2022-05-01 19:22:01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금관가야 수로왕 창건 전설 간직
- 삼층석탑·암벽에 새긴 불상 등
- 야사·문화재 가득 유서 깊은 사찰

- 조선 ‘인조반정’ 배경 무협사극서
- 물고기 떼 같은 ‘만어석’ 등 장관
- 최민수 연기 어우러져 큰 인기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의 만어사는 2003년 7월 개봉한 무협영화 ‘청풍명월’을 촬영한 곳이다. 이 영화는 조선시대 인조반정이 일어났던 황폐한 시기에 최고의 검객으로 손꼽히는 지환(최민수)과 규엽(조재현)의 엇갈린 운명을 다룬 무협 사극이다. 규엽의 칼에 맞은 지환이 숨어 지내던 곳이 만어사다. 영화는 만어사 미륵전과 절 앞 너덜겅 돌무덤 지대에서 촬영했다. 주인공인 지환은 이곳에서 반정 주동자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 당시 지환이 지내던 장면을 통해 만어사와 주변의 절경이 스크린을 타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밀양 만어사 돌무덤. 멀리 낙동강이 흘러 돌무덤 더미가 마치 물고기 떼처럼 보인다. 청평명월의 주인공인 지환(최민수)의 고민이 겹치면서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성룡 기자
■수로왕 창건 전설

통도사 말사인 만어사는 금관가야를 건국한 수로왕이 창건했다는 전설이 전해질 정도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사찰은 대웅전 미륵전 삼성각 요사채 객사가 있으며 보물 제466호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암벽에 새긴 아미타불도 눈길을 끈다. 만어사는 삼랑진읍 시가지에서 20㎞가량 떨어진 외곽에 있지만 이러한 역사적 지명도에 빼어난 풍광을 갖춘 데다 삼랑진역이 가깝고,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등 도로망이 잘 갖춰진 접근성 덕분에 영화 촬영지로 선택됐다.

만어사에는 문화재 하나하나마다 다양한 전설과 야사가 전해져 신비로움과 흥미를 준다. 만어사의 미륵전 안에는 높이 5m 정도의 뾰쪽한 자연석이 있다. 이 자연석은 용왕의 아들이 변한 미륵바위라고 전해진다. 이 바위에 빌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지면서 198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여성이 이곳을 찾아 치성을 올렸다고 한다.

미륵전 아래에는 무수한 돌무덤이 깔렸는데 용왕을 따르던 물고기들이 변해서 됐다고 해서 만어석으로 불린다. 만어사라는 사찰 명칭도 여기서 유래했다. 만어석은 두들기면 맑은소리가 난다고 해서 종석이라고도 한다. 이런 전설을 들은 관람객들이 실제 소리가 나는지 알아보려고 작은 돌을 돌덩이에 대 두들기는 바람에 돌이 깨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사찰 마당 끝의 반석과 돌무덤은 자연 벤치가 돼 시원한 바람과 함께 평온한 휴식을 즐기게 해준다. 사찰의 소원돌도 인기다. 돌이 들려야 소원이 이뤄진다고 전해져 관람객이 너도나도 낑낑대며 돌을 드는 모습이 재미있다.

■비례와 균형 3층석탑

보물로 지정된 밀양 만어사 3층석탑.
만어사는 창건 이후 신라시대에는 왕과 왕비가 단골로 불공드리려고 찾았을 정도로 유명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하지만 ‘삼국유사’를 보면 고려 명종 11년(1181)에 창건됐다고 나오며 이때 함께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만어사의 유일한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삼층석탑은 고려 중기 양식의 석탑이다. 단층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렸는데 이런 형태는 고려 시대 석탑에 흔히 나타난다. 신라시대 석탑보다 조형미는 다소 떨어지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비례와 균형을 보여주는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만어사는 아직 학계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가락불교의 종찰로 여겨진다. 사실로 밝혀지면 우리나라 불교 전래 역사를 훨씬 앞당길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주장은 삼국유사의 만어사 유래에 관한 기사에서 알 수 있다. 삼국유사 기록에는 가락국 수로왕 때 옥지라는 연못에 살던 독룡과 이 산에 살던 나찰녀가 서로 좋아하면서 뇌우와 우박을 일으켜 4년 동안 오곡의 결실을 방해했다. 이에 수로왕이 주술로 이를 금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인도의 부처님에게 도움을 청하자 부처님이 여섯 비구와 1만 명의 천인을 데리고 와서 독룡과 나찰녀를 항복시키고 모든 재앙을 물리쳤다. 수로왕은 이에 감복해 만어사라는 절을 지어 은덕을 기렸다고 전한다.

■최민수의 고뇌

무수한 돌무덤이 깔린 너덜겅 뒤로 멀리 아래에는 낙동강이 흐르고 있어 돌무덤 더미가 마치 강 한가운데 물고기 떼가 무리를 지은 것처럼 보여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초겨울 운무가 끼여 낙동강이 희미하게 보일 때면 돌무덤 일대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절경을 연출한다. ‘청풍명월’ 제작팀이 이곳을 주인공의 은신 장소로 선택한 곳도 이처럼 빼어난 풍광을 갖춘 데다 높은 산 정상부에 자리 잡아 은신처로서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유서 깊은 역사까지 갖춘 점을 고려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는 너덜겅과 은둔 중인 주인공의 고뇌에 찬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막역한 친구에게 배신당한 주인공의 결기와 함께 우정과 복수 사이에서 고민하는 주인공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보여준다.

만어사는 해발 670m의 산 중턱에 있어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하지만 차량으로 쉽게 오갈 수 있다. 만어사를 품은 만어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조망이 탁 트여 등산객이 즐겨 찾는다. 풍광에 전설과 야사가 더해져 흥미와 신비로움을 더하는 고찰이다. 주말에 만어사를 찾아 ‘청풍명월’의 영화 속 장면도 되새기면서 2000년 전 가락국 종찰로서 왕과 왕비 등 귀족층은 물론 뭇 백성이 애환과 고충을 털어놓고 소원을 빌던 장면을 회상해 보는 건 어떨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첫 액션부터 장첸 압도한 빌런 “마동석 형과 맞짱 뜨려 몸도 키웠죠”
  2. 2선거 변수에 메가시티가 위태롭다
  3. 3부산 강서구청장 선거 흑색선전 과열 양상이지만 대체로 사실
  4. 4근교산&그너머 <1281> 경북 문경 둔덕산
  5. 5‘손실보상’ 추경안 협상 난항…여 “34조” 야 “50조” 고수
  6. 6강서자이 에코델타 견본주택 27일 오픈
  7. 7가야금 입문 한 달…검지의 통증 얻고야 ‘학교종(동요)’을 완주하다
  8. 8335만→251만 명…부산 '인구절벽' 더 빨라진다
  9. 9흐름 끊는 주루 실책…서튼표 ‘달리는 작전야구’ 헛발질
  10. 10軍 대장 7명 전원 교체…합참의장 김승겸
  1. 1선거 변수에 메가시티가 위태롭다
  2. 2‘손실보상’ 추경안 협상 난항…여 “34조” 야 “50조” 고수
  3. 3軍 대장 7명 전원 교체…합참의장 김승겸
  4. 4‘중선거구제’ 기초의원 투표용지에 기표는 한 번만
  5. 5변성완 “글로벌 메가시티 완성” - 박형준 “지역 미래먹거리 마련”
  6. 6지역 공약엔 관심도 없는 여야 중앙당
  7. 7인스타에 푹 빠진 변성완, 메타버스 세상 연 박형준
  8. 8북한, 바이든 귀국 비행 때 무력시위…정부 “7차 핵실험 임박”
  9. 9변성완, 국책사업 완수할 적임자…박형준, ‘15분 도시’로 체질 개선…김영진, 시민 ‘삶의 질’ 향상 우선
  10. 10尹 세종서 첫 국무회의 '새 정부 지방시대 비전' 논의
  1. 1강서자이 에코델타 견본주택 27일 오픈
  2. 2335만→251만 명…부산 '인구절벽' 더 빨라진다
  3. 3'전월세 신고' 미이행 과태료 부과 1년 더 늦춘다
  4. 4교육부 장관 박순애, 복지부 장관 김승희 내정
  5. 5바다 위 선박서도 ‘코로나 검사’
  6. 6“부전상가시장에서 정부 비축 명태 싸게 사세요”
  7. 7부산TP, 천마마을 공영주차장에 스마트팜 조성
  8. 8김건희 여사, 조만간 권양숙 여사 예방
  9. 9HJ중공업, 26일 국내 최초 다목적 대형방제선 ‘엔담호’ 명명식
  10. 10HJ중공업, 26일 국내 최초 다목적 대형방제선 ‘엔담호’ 명명식
  1. 1부산 강서구청장 선거 흑색선전 과열 양상이지만 대체로 사실
  2. 2부산외고 찾은 90세 영국 한국전 참전용사 “평화 수호자 돼 달라”
  3. 3하윤수 ‘공보물 학력’ 선거법 위반
  4. 4오피스텔 빌려 3년간 성매매... 창원서 업주 2명 송치
  5. 5나이 많다고 월급 줄여? 대법 "임금피크제 무효"
  6. 6"오미크론 이전 수준" 코로나 신규확진 17주 만에 목요일 최저
  7. 726일 부울경 구름 뒤 맑음…초여름 날씨 지속
  8. 8'성매매 알선' 빅뱅 전 멤버 승리 1년 6개월 확정
  9. 9낙동강 직유입 지방하천 28개 대대적 청소 나선다
  10. 10'150년 서당' 산청 학이재서 문화축제 열린다
  1. 1흐름 끊는 주루 실책…서튼표 ‘달리는 작전야구’ 헛발질
  2. 2몬스터 vs 이도류…한일야구 자존심 첫 빅매치
  3. 3코로나 이겨낸 임성재 한 달만에 PGA 복귀
  4. 4‘2군행 처방’ 먹혔나…달라진 고승민
  5. 5토트넘 7월 한국 온다…수원서 세비야와 격돌
  6. 6여자 축구 간판 지소연 수원FC위민 입단
  7. 7“손흥민은 월드클래스” 파워랭킹 1위·베스트11 석권
  8. 8김효주·최혜진 LPGA ‘매치 퀸’ 도전
  9. 9[이준영 기자의 전지적 롯데 시점] 철벽 불펜 균열…마무리 교통정리 필요해
  10. 10EPL 득점왕 손흥민 보유국…“부럽다” “질투난다” 아시아가 들썩
우리은행
국립 인간극장
벼루 - 유길훈 벼루장
최원준의 음식 사람
경남 옛 쇠전 소고기국밥 (하)
문화 다이어리 [전체보기]
바리톤 최성규 독창회 外
제171회 알바트로스 시낭송콘서트 外
문화현장 톡톡 [전체보기]
예술로 승화시킨 동물의 세계…라이온킹, 이유있는 1억 관객몰이
부조니 콩쿠르 우승자의 위엄…박력과 섬세함이 공존한 베토벤 소나타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어린이를 위한 ‘진짜’ 놀이터
청력 잃고 겪게 된 차별의 벽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고양이 공부 /손무경
신공후인 /주강식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소년심판’ 판사로 열연 호평
‘지옥’ 연상호 감독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어부바’ 배우 정준호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김지훈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칸이 주목한 한국의 두 작품
신작 애니 풍성…어린이날, 극장 나들이 어때요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위대한 계약’ 공간과 일상 속 인간과 생태계의 상호작용
‘역할들’ 조연도 단역도 모두가 배우다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5월 26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5월 25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세이수미 ‘The Last Thing Left’ 발매기념 공연 후기
장세경 감독 김일두 주연 영화 ‘마도로스 여인’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2년 5월 26일(음력 4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2년 5월 25일(음력 4월 2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언양 집청정에 올라 시 읊은 김용한
서긍의 ‘고려도경’ 읽다 생각난 청파 조병곤 어른
  • 부산해양콘퍼런스
  • 부산야구사 아카이브 공모전
  • 낙동강 일러스트 공모전
  • 제21회 국제신문 전국사진공모전
  • 바다식목일기념 대국민 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