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하, 심종석, 황태현 세 명의 아재로 구성된 어쿠스틱 트리오 ‘아이씨 밴드’가 환자복을 입고 봄이 온 파란 들판을 누비면서 신명 나게 “봄 도다리 쑥 국!!”을 합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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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씨 밴드가 오는 30일 부산 북구 다락재에서 여는 행복음악회 포스터 |
여느 K-팝에선 찾아볼 수 없는 근본 없는 막춤과 당대의 유명 걸그룹도 흉내 내지 못할 치명적인 귀여움을 유감없이 선보인다. 이연승 감독이 연출한 ‘봄 도다리 쑥 국’의 뮤직비디오는 마치 ‘고래사냥’이나 ‘바보들의 행진’ 같은 오래된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있듯 독특하고 흥겹지만 아련한 감성이 느껴진다.
남녀노소 취향을 가리지 않고 흥에 못 이겨 결국 ‘떼창’에 참여하고 말 것 같은 이 노래는 마치 왕년의 ‘강병철과 삼태기’에서 느꼈던 구수한 민속 그루브도 느껴진다.
부산 사투리로 아저씨를 부를 때, 황당하거나 짜증 날 때 내뱉는 말, 나들목을 뜻하는 인터체인지(IC)의 준말. 그 밖에도 나는 본다(I SEE) 등등.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는 재미난 팀명을 가진 아이씨밴드는 ‘우리 목욕탕 갈래’ ‘엄마 만원’ 등 생활에 밀착된 가사와 수많은 거리공연으로 지나가던 불특정 다수의 행인을 지지 세력으로 키워왔으며 2020년 5월에 첫 번째 정규앨범 ‘아이씨; 봄’을 발표했다. 결성한 지 10년 만에 탄생한 음반이다.
아이씨 밴드의 노래는 마치 ‘봄 도다리 쑥 국’ 같은 노래다. 사실 ‘봄 도다리 쑥 국’이란 음식을 접해 본 적은 없지만, 들판에 꽃들이 만발하고 창밖에 햇살이 눈이 부셔도 달라진 계절과 상관없이 차가운 겨울 속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이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봄 냄새 가득 담은 뜨끈하고 향기로운 상상 속의 국물이 아마도 ‘봄 도다리 쑥 국’일 것 같다. 코로나19 시국 때문에 역시 길고 긴 겨울을 보냈을 아이씨 밴드는 오는 30일 토요일 오후 7시 30분 다락재(부산광역시 북구 금곡대로 180)에서 99번째 행복음악회를 연다. 무료입장이고 감동 후불제로 진행된다.
행복음악회는 발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공연이다. 모처럼 봄기운을 만끽하고픈 이들이나 아직 봄이 낯설고 어색한 이들은 아이씨 밴드의 ‘봄 도다리 쑥 국’ 같은 노래들로 마음을 녹여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