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김수로’ 촬영지로 건립
- 옥중화·징비록·어사와 조이 등
- 시대극 단골 배경으로 입소문
- 12년간 드라마·영화 65편 촬영
- 콰이강의 다리 등 볼거리 많아
- 창원시, 선착장 새 선박 건조
- 인근 해안탐방로 등 조성키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라고 하면 흔히 목가적인 분위기를 떠올린다. 풍차나 파도 치는 바닷가, 노을이 지는 언덕….
경남 창원시 구산면 해양드라마세트장이 딱 그런 곳이다. 세트장으로 지어진 선착장 앞바다는 연녹색의 에메랄드빛이다. 유럽의 지중해 연안에 있을 법한 신비한 색상이다. 세트장은 가야시대를 무대로 지어졌다. 시가 2010년 모 방송국에서 방영한 드라마 ‘김수로’의 세트장으로 지은 뒤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간 무려 6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돼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느 지자체들이 한때 앞다퉈 건립했던 드라마세트장이 흉물화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상당히 성공적인 시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세트장 사용이 유료다.
연간 20만~30만 명의 탐방객이 찾고 있고, 주변에 카페나 식당이 생겨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는 창원시 브랜드의 상승효과로 이어진다. 시는 세트장 보수작업을 벌이는 한편 지역 경제효과까지 높이는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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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시대를 무대로 한 경남 창원시 구산면 해양드라마세트장. 멋진 전망과 함께 세트장을 감싸고 있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길을 끈다. 창원시 제공 |
■12년 간 65편 촬영
이 곳은 2010년 드라마 ‘김수로’(2010년 5~9월·32부작) 세트장으로 건립되면서 문을 열었다. 42억 원을 들여 4만3000㎡ 부지에 김해관 선착장 가야관 등 22동이 들어섰다.
김수로 역에 지성, 정견비 역에 배종옥, 신귀간 역에 유오성, 허황옥 역에 서지혜 등 초호화 배역진이 출연했다. 가야를 주무대로 한 첫 작품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다. 금관가야 시조인 김수로의 성장 드라마인데 역사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순장풍습이 재연되기도 했다.
이후 이뤄진 촬영작은 시대극이 대세를 이뤘다. 이듬해인 2011년 드라마 ‘근초고왕’(60부작) ‘무사 백동수’(32부작) 등 7편 촬영에 이어 2013년에는 드라마 5편, 영화 1편 등 총 9편을 찍었다. 이어 ‘조선총잡이’ ‘하녀들’ ‘징비록’ ‘옥중화’ ‘푸른바다의 전설’ ‘검객’을 촬영했다. 2018년에는 공전의 히트작인 ‘미스터션샤인’이 선착장 등의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틀에 걸쳐 촬영됐는데 바다에서 무기를 가져오는 장면과 애신과 유진이 나누는 낭만적 대화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이 작품은 신미양요(1871년) 미군장교인 유진초이(이병헌 분)와 독립운동을 했던 조선의 여인인 고애신(김태리 분)의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지난해는 ‘꽃지면 달 생각하고’ ‘어사와 조이’ 등이, 지난 1월에는 영화 ‘탄생’이 촬영됐다.
■시 브랜드 가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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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드라마세트장의 명물인 1.7㎞ 파도소리길. 남효숙 관광해설사, 창원시 제공 |
세트장이 유명세를 타면서 자연스럽게 창원을 찾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진주에 사는 강경재(80) 씨는 “지난해 평소 즐겨 보던 드라마 촬영지를 아들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는데 더없이 좋았다”며 “바다 경치도 너무 좋고 주변에서 미더덕비빔밥까지 맛보면서 큰 추억으로 남았다”고 털어놨다.
창원시에 따르면 영화와 드라마 세트장 방문자가 급증하는 것이 수치로도 확인된다. 2011년 26만 명, 2012년 34만6000명, 2019년 15만8000명에 이어 코로나19 시국인 2020년에는 21만 명, 지난해에도 21만1000명이 찾아와 변하지 않는 인기를 자랑했다. 요즘 토·일요일에는 하루 2000여 명이 찾고 있다.
창원시 남효숙 문화관광해설사는 “세트장과 주변에 파도소리길(1.7㎞)이 생겨 인기가 많아졌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전국에서 관광버스가 드나 들었는데 그런 날이 왔으면 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주변에는 저도 ‘콰이강의 다리’도 있어 젊은층이 많이 찾고 있다.
■대대적인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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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층이 많이 찾는 저도 콰이강의 다리. 남효숙 관광해설사, 창원시 제공 |
시는 지은 지 오래돼 38억 원을 들여 낡은 저잣거리, 수상가옥 등에 대한 리모델링작업을 벌이고 주변 명주마을에 해안 탐방로를 조성키로 했다. 그동안 선착장 일대가 주 촬영 대상으로 활용돼왔다는 점에 주목해 새 선박을 건조해 설치키로 했다. 포토존과 경관조명도 설치해 밤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정감 넘치는 야간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킨다는 복안이다.
허성무 시장은 “국내 대표적인 드라마 촬영지 중 하나인 해양드라마세트장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 관광보증수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외 시정연구원도 세트장 활성화 방안 연구를 이달부터 착수해 이곳이 국내를 대표하는 세트장으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시정연구원 정오현 사회문화연구실장은 “지역 세트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세트장이 포스트 코로나19시대에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오고 지역 경제도 견인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