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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문화 확장은 선택 아닌 운명…공존의 시스템 만들자

다문화 박사의 ‘진짜’ 다양성 이야기 - 조형숙 지음/산지니/1만6000원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2-03-03 19:43:53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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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민 교육 전문가 조형숙 교수
- 美사례 등 토대로 정책방향 조명
- 문화·인종 등 다양한 담론 ‘눈길’

곧 ‘다문화’와 ‘다양성’이 한국 사회에서 지금보다 훨씬 중요하고 영향력이 큰 키워드로 떠오를 것은 명백하다. 한국 사회가 경제·사회·문화 측면에서 진보하기 위해, 아니 생존하기 위해 ‘다양성 확장’은 선택이나 취향 문제가 아니다. 근본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다문화 환경을 가꾸고 다문화 존중·공존 시스템이 사회 기본 작동 원리가 되도록 다듬지 않는다면, 한국 사회는 반 발짝 전진하기도 힘들 것이다. 아마 후퇴할 것이다.
다양한 인종·문화가 어우러진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홈커밍데이 퍼레이드. 저자 제공
다문화 전문가 조형숙 박사(서원대 교수)가 두 번째 저서 ‘다문화 박사의 진짜 다양성 이야기’를 냈다. 2015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 선정된 첫 책 ‘다문화 톨레랑스’ 후속이다. 저자는 다문화 + 교육 + 언어를 모두 전공한 드문 이력을 쌓았다. 부산대 영어교육과를 나와 10여 년 고교 교사로 일했고, 대학교 입학사정관과 국제교류교육원 전임연구원을 지냈다. 미국 조지아대에서 이민자 언어교육 연구로 2004년 석사학위를, 플로리다대에서 다문화-이중언어교육 연구로 2015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충북다문화교육진흥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충북국제교육원운영위원, 부산다문화가족지원협의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선택지를 앞두고 있다. 첫째는 감소하는 인구로 우리끼리 늙어가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다.…그냥 서서히 잘 늙어가면서 선망국(先亡國)의 아름다운 퇴장을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는 ‘젊은’ 인구를 충원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인구절벽을 막기 위해 우리는 다음 두 갈래 길 중 선택해야 한다. 출산율 정책과 외국인 정책이 그것이다.” (프롤로그 중)

연구 경험과 현장 경험이 모두 많은 데다 미국에서 상당한 기간 살고 공부하며 그 자신이 다문화 정책의 대상이 됐던 저자의 논지는 명징하다. 한국 사회 다문화 시스템과 인식을 개선할 필요성을 다양한 측면에서 말한다.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출산율 정책에 천문학적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할 것인가? 외국인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인가?” (프롤로그 중)

이 책의 장점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언필칭 ‘인종 용광로’ 지위가 굳건한 미국의 최신 연구 사례와 철학·방식을 접할 수 있게 해준다 ▷다문화 교육·문화 다양성·인종 다양성·언어 다양성이라는 네 가지 영역에 대해 논지를 펼쳐 성숙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야 할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저자 자신이 미국 현지에서 오랜 기간 아들과 조카와 함께 다문화를 체험했고 한국에 돌아와 다문화 현장을 지켰기에 현장감이 높다.

특히, 다문화 담론을 교육을 비롯해 문화·인종 ·언어 다양성 네 가지 영역에서 들려주고 주장하는 일은 조형숙 박사의 특장점으로 다가온다. 한국과 부산의 다문화 교육 정책 맹점부터 플로리다에 살 때 아들의 영어교육을 도와준 노마 진 할머니에 대한 기억 그리고 이민자 가정의 언어교육에 이르기까지 전개가 다채롭다.

책의 에필로그 한 대목이다. “나는 미국으로 이주하며 문화충격으로 나의 삶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어린 시절부터 살았던 터전 부산을 떠나 몇 해 전 새로운 직장을 찾아 충청북도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 것도 고통스러웠다.…이주는 삶의 뿌리가 통째로 뽑혀 나가기 때문에 매우 고통스럽다. 국경을 넘어 한국 사회로 들어오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현실은 고통스러운데 또 그럭저럭 살 만하다고. 같이 한 번 살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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