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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영화제에만 기댄 부산영화계, 투자·생태계 없인 자생 불능”

이용관 이사장의 쓴소리

  •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  |   입력 : 2022-02-20 19:21:23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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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진위·부산영상정책위 협력 등
- 지역영화 위한 구심점 구축 필요
- 퇴임 후에도 영화계에 도움줄 것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용관 이사장은 영화제를 지킨 마지막 원년 멤버다. BIFF를 떠난 김동호 전 이사장, 고(故) 김지석 전 수석 프로그래머, 전양준 전 집행위원장에 이어 그의 퇴장 예고 선언은 BIFF 1세대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알리는 셈이다. 영화제는 새 인물,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용관 이사장은 “제가 그만둔 뒤에 공백이 생겼을 때 책임져야 하는 부분에 대해 제일 고민이 됐다. 그러나 그것까지 고민하면서 핑계 댈 필요가 없다, 물러날 때는 깨끗하게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맥아더의 말처럼 ‘노병은 죽는 게 아니라 사라지는 것’뿐이다. 백의종군해서 밖에서도 언제든 필요하면 최대한 도울 것이다”고 말했다.

새 이사장 후보군 탐색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다. 이 이사장은 “어떤 분을 모셔와야 할지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된다”면서 “우선 BIFF에 대한 철학,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 BIFF는 단순한 집단이나 공기관도 아니기 때문에 수장의 철학과 의지가 중요하다. 두 번째는 재정적인 부분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이제 물러나는 입장에서 잔소리를 좀 해야 될 것 같다”면서 그동안 영화제의 휘장에 가려 마음껏 내놓지 못한 부산 영화계에 대한 속내도 후련하게 쏟아냈다. 그는 영화제를 떠나는 이유 중 하나로 부산 영화계에 대한 고민을 들었다. 이 이사장은 “지금 부산영화계 전체가 재정적 자립을 못 하고 있다. 부산 영화계에 외부에서 들어오는 투자가 거의 없다. 부산 영화계는 생태계 자체가 없어 스스로 생존이 불가능하다. 영화제는 플랫폼일 뿐인데 모두 영화제를 바라보고 있다. 저는 다른 이야기하고 싶다. 왜 스스로 못하느냐.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해서 고민해가는 어떤 움직임, 계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 얘기 그만하자 싶었다. 답은 내가 물러나는 것이었다.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 해서 나부터 모범을 보이자. 나가서 오히려 그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돕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었다”고 했다.

진정한 영화도시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부산에는 한국 영화를 도와주는 조직(영화진흥위원회)만 있고, 부산 영화를 위한 조직은 없다. 부산영화영상정책위원회가 의사결정권을 갖고 영화진흥위원회와 쌍두마차를 이뤄 긴밀한 협력관계를 만들어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 영진위와 부산영화영상정책위원회 중심으로 일종의 빅텐트를 쳐야 한다. 부산 영화인이 단합해서 영화 문화와 산업이 같이 갈 길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2000년대), BIFF도 영화인이 스스로 만든 거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집행위원장에 선임되고 중앙대에서 동서대 교수로 적을 옮기면서 10년째 부산에서 살고 있지만 아직 제가 서울에 사는 줄 아는 사람이 많다”며 웃었다. 그는 “지금까지 열심히 하는 것만이 답이라 믿고 할 말도 하지 않고 지낼 수밖에 없었다. 이제 물러나 자유인이 되면 저도 잔소리 좀 해야 되겠죠”라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이용관 BIFF 이사장 주요경력

2018년~현재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2007년~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2002년~2006년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1999년~2002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부위원장)

1996년~1999년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2012년~2020년

동서대학교 
임권택영화예술대학 학장

1995년~2012년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교수

1985년~1994년

경성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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