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에 지원사업 등 공식요청 계획
- 자체 역량강화 프로그램도 구상
- ‘서점과의 단체교섭’ 관철 추진도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 영역까지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수도권 출판업계에 대항하기 위해 부산지역 출판사들이 하나로 뭉친다. 연대를 통해 열악한 지역의 출판 현실을 타개하고 상생 방안을 찾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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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출판문화산업협회가 27일 출범식을 갖고 지역 출판 활성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사진은 부산의 한 출판사 모습. 부산출판문화산업협회 제공 |
부산출판문화산업협회(BPCIA)는 27일 부산시의회에서 출범식을 갖고 부산 출판의 정체성과 미래를 논의하는 첫 발을 뗀다고 25일 밝혔다.
20년 넘게 부산 출판계를 지킨 ‘전망’과 대형출판사 ‘산지니’를 포함해 최근 늘어나고 있는 1인 출판사까지 다양한 형태의 출판사 30여 곳이 뜻을 모은다. 초대회장에는 장현정 호밀밭 대표, 사무총장은 최종인 인디페이퍼·레드독퍼블리싱그룹 대표가 선출됐다. 강수걸 산지니 대표, 배은희 빨간집 대표, 김영미 21세기 여성 대표가 이사를 맡는다.
한국 출판과 문화콘텐츠 사업은 기형적으로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비수도권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인구 340만 명과 각종 인프라를 갖춘 ‘제2 도시’ 부산도 수도권 일극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규모가 있는 지역 출판사 두세 곳을 제외하고는 출판업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영세하고, 수년째 책을 내지 못하는 출판사도 더러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에서 출판되는 책 대부분이 작가가 돈을 대는 ‘자비출판’이다. 출판사가 비용이나 마케팅 등을 부담하는 기획출판은 드문 것이 현주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역량 있는 출판인을 양성할 프로그램 등이 부족한 탓에 좋은 기획과 마케팅이 나오기 어렵다. 출판업계가 더 위축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부산시가 2019년 제정한 지역출판진흥조례도 아직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조례에 따르면 시는 출판진흥 5개년 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다음 달에야 연구용역이 나오는 등 지금까지 무신경으로 일관해왔다.
출판문화산업협회는 다양한 정보 교류로 상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시에 업계의 힘이 실린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연대할 방침이다. 출판업계의 어려운 사정이야 오래됐지만 협회는 고사하고 출판사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았을 정도로 그동안 공동대응에 소극적이었다. 이번 협회 출범을 계기로 최근 늘어나는 1인 출판사도 안착할 수 있는 지원사업을 펼치겠다는 생각이다.
지역 출판산업의 미래를 위한 교육 프로프램도 구상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공모사업이나 문화단체 지원 등의 방식으로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에 맞춰 시민을 위한 출판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현직 출판인 대상 역량 강화 사업을 통해 회원사의 발전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아울러 부산 소재 공공기관 직원이 출간하는 책은 지역 출판사에서 낼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등 부산 관련 시리즈 콘텐츠 개발 및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기로 했다. 도서전 관련 사업, 대형 도소매 및 서점 등과의 단체 교섭 등 숙원 사업을 해결하고, 웹툰 영상 게임 등 유관 협회와 협업도 추진한다. 장기적으로는 출판기금 조성, 수도권 중심의 물류 및 창고 시스템 혁신, 아시아 각 지역 출판사와의 연대 등을 도모할 예정이다.
장현정 초대회장은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쳐 여러모로 불안한 시대지만, ‘위기는 새로운 기회’라는 생각으로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서로 손을 잡고 한 걸음씩 단단하게 나아가려 한다”며 “그러다 보면 부산이 한국과 아시아를 선도하고, 나아가 K-컬처의 핵심 도시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가져본다”고 밝혔다.